40년 되었습니다. 베트남 퇴역 군인들도, 전쟁 얘기는 피하려고 했죠. 승리와 자유를 얘기하지만 그건 잘못된 겁니다. 누가 이기고 졌냐는 중요한 게 아니거든요. 전쟁에서는 이긴 사람도 진 사람도 없어요. 파괴만 있을 뿐이죠. 싸워보지 않은 사람들만이 이기고 진 것에 대해 말하기를 좋아하죠.
_ 바오닌 Bảo Ninh, 1952-, 베트남, 소설가
나 또한 자네들 자리에 있던 적이 있고 지금 자네들 기분이 어떤지 정확히 알고 있네. 자네들 가슴속에 언젠가 여기서 배운 것들을 바깥에서 써먹을 수 있으리란 희망 내지는 소망이 두근거리고 있는 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야. 집어치우게! 자네들은 전쟁의 끔찍한 면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네. 전쟁을 두 번 겪어보니 확실히 알겠더군. 난 잿더미가 된 도시와 집들을 보았네. 죽어버린 얼굴로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는 수천의 시체도 보았지. 똑똑히 말해두는데, 전쟁은 지옥이야!
_ 윌리엄 테쿰세 셔먼 William Tecumseh Sherman, 1820-1891, 미국, 군인(미합중국 육군총사령관 1869-1883), 1879년 미시간 사관학교 연설에서.
함부로 말하면 안 되지만... 무슨 느낌인지 1% 정도는 알 것 같기도 하다. 감정엔 수인 한도라는 것이 있다. 사람이 심적 타격을 너무 극심하고 두텁게 받고 이와 맞서 싸우다 보면 종국에는 그저 '텅 빈다'. 어쩌면 전쟁에 유관된 모든 이들은 적과 싸우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과 싸우는 것일지도 모른다.
감정이 마비되어 내가 지금 뭘 느끼긴 하는 건지도 모르겠고 그저 '지쳤다'는 말 밖에는 나오지 않는 상태. 전쟁의 시비와 독재자의 죽음, 자국의 앞날.. 뭐가 낫고 뭐가 아닌지.. 그런 거나 생각하고 있는 건 사치일 것이다. 생명 자체가 풍전등화이거나 언제 풍전등화가 될 지 모르는 삶의 현실이다. 너무 큰 트라우마가 닥치면 뇌가 스스로 감정을 차단한다고 한다. 정신 붕괴의 문턱이라는 의미이다.
전쟁은 전쟁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인간사의 가장 큰 비극적 아이러니 중 하나는 다른 누구 아닌 그 자신이 평화를 명분으로 전쟁이라는 자기파괴적 선택을 한다는 점이다. 질서 있는 전쟁이란 없다. 전쟁은 본질적으로 집단적 살상과 파괴일 뿐이다. 정의로운 전쟁도 없다. 그런 개념은 그냥 전쟁을 일으키는 측의 정당화 논리일 뿐이다. 전쟁을 할 수밖에 없다 해도 전쟁이 인류적 죄라는 진실은 변하지 않는다. 전장의 군인들은 정신 붕괴가 되지 않기 위해선 당연히 그런 생각을 하면 안 되고 할 수도 없겠지만, 전쟁의 총지휘자들은 죄의식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도널드 트럼프는 '사람이 좀 죽겠지.'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이다. 그 말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사만은 주말 무렵 BBC 페르시아의 소루시 팍자드 기자에게 메시지를 보내 이스파한 상황이 "정말로 끔찍하다"고 전했다. 한 공격 현장 주변 거리에는 시신 일부가 흩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사만은 "가장 끔찍한 악몽 속에서도 우리가 이렇게 전쟁에 시달리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란 내부의 목소리를 수집해 온 BBC 동료 곤체 하비비아자드는 전쟁이 계속되면서 일부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하메네이가 사망한 뒤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테헤란에 사는 20대 한 여성은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공격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기뻤다"고 말했다. 그러나 엿새 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다. 그저 지쳤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