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seph Joseph

음악, 산문

by 남킹

Hot Club du Nax - Joseph Joseph


여자는 집에서 아주 멀리 떠나왔다고 했다. 남자를 만나 아이를 낳았고, 그가 무일푼에 무능력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생존과 가족 부양을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고 하였다. 매춘도 포함해서.


칠흑같이 어두운 방이었다. 스위치를 켜자, 별안간 쏟아지는 불빛 때문에 눈이 따가웠다. 겨우 사물이 잡혔을 때, 가장 눈에 띈 거는 그녀의 가족사진이었다. 대가족이었다.


“할머니예요. 저를 키우신 분이죠.”


나의 시선을 쫓던 그녀는 작은 액자를 가리키며 말했다. 액자 속 여인은 이가 빠져버린 입속으로 입술이 온통 다 말려 들어간 채 편안하게 웃고 있었다. 나는 불빛이 벽에 반사되어 피로를 느끼며 액자를 살포시 들었다가 이내 내려놓았다.


굵은 빗방울이 살짝 젖혀진 창을 헤집고 들어왔다. 붉은 제라늄꽃이 바람에 건들거렸다. 밤이 유리창을 지배했다.


나는 줄곧 혼자였고 내 삶의 대부분을 지탱하는 주제였다. 그건 그녀를 만난 후에도 계속되었다. 나는 올가를 좋아하지만, 같이 살지는 않았다. 우린 일주일 혹은 두 주일에 한 번 정도 만났다. 장소는 늘 호텔이었다. 내가 모든 경비를 지출했다. 심지어 생활비까지 주곤 하였다. 나는 그다지 부자는 아니었다. 그래서 그녀에게 주는 돈은 따로 모았다.


그렇게 두 달을 보냈다. 하지만 곧 이별이 찾아왔다.


“아들이 사라졌어요.”


그녀는 줄곧 밑으로 향하던 시선을 위로 천천히 들어 올렸다. 우수와 불안과 의지가 서린 눈빛이었다.


“그래서 차를 빌렸어요.”


1월의 비가 내리던 그 날. 그녀는 우크라이나로 떠났다.


어떤 때는 그렇다. 지나치게 많은 것들이 보여서 눈을 감아 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지나치게 많은 것들이 머릿속을 흔들어 아예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나는 그저 그냥 그녀를 생각한다. 나의 뇌에 닿아 맺어진 기억을 떠올릴 때, 그 그리움이 나를 탐하게 될 때를 그저 속삭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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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니은 매화 (8).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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