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cc - I'm Not In Love

음악, 상념

by 남킹

https://youtu.be/STugQ0X1NoI

비행기는 천천히 움직이며 활주로 출발선으로 들어섰다. 어느새 비는 그치고, 설핏 밝은 햇빛이 보이는가 싶더니 짙은 안개가 몰려왔다. 변덕스럽기 짝이 없는 독일 날씨는 떠나는 날까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삽시간에 세상이 회색으로 덧칠해졌다. 바람과 거친 빗방울이 거세게 창을 두드린 공항 대기실에서의 불안한 기분을 생각하면, 지금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 몽환답기까지 하였다.


점멸등이 길쭉하게 세로로 반짝이며 흐린 시야에 잠시 들어왔다 이내 사라졌다. 공항 터미널 빌딩은 어른거리는 흔적으로만 남아 서서히 뒤로 물러났다. 이윽고 지독한 굉음이 시작되었다. 기체는 빨라지고 동시에 흔들렸다. 그리고 나의 어깨도 등받이에 찰싹 달라붙었다. 몸은 기울어지고 긴장감이 솟구쳤다. 이제 적응할 때도 되었건만, 언제나 비행은 두려움으로 시작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구름 위에 올라섰다. 그곳은 평온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조금 전의 혼란스러움을 생각하면 계면쩍기까지 하였다.


나는 내 삶의 에필로그를 고향 섬에서 그려내기로 무수히 작정했다. 비릿한 바람결에 언덕을 하나만 넘어도 짙푸른 바다가 눈부시게 펼쳐진 곳. 그 바다에 점같이 박혀있는 크고 작은 배들. 바람과 갈매기. 굳이 설렐 것 없이 늘 눈만 들면, 내 앞에 놓인 투명한 하늘. 그 하늘이 맞닿은 같은 색의 바다.


나는 수평선 위아래로 엷게 펼쳐진 구름을 본다. 그리고 바닷냄새. 그 냄새는 세월이 가면 갈수록 잊히기는커녕, 더욱 두텁고 딱딱하게 내 그리움의 생채기에 더하였다.


그리고 바다가 온전히 푸름과 붉음으로만 대비되는 동터오는 여명. 그 새벽의 스산한 바람이 손바닥만 한 창을 토닥토닥 두드리면, 나는 잠결에, 어른거리는 꿈 자락을 뒤로한 채, 불어 터진 오줌보를 부여잡고, 비실거리며 꿀렁거리는 비닐 장판에 놓인 요강을 찾았다.


그때쯤이면, 아버지는 이미 집을 비웠고, 어머니는 부엌에서 나무 타는 냄새로, 또 하루를 시작하였다. 타닥타닥 타는 소리. 그르렁 가마솥 뚜껑 여닫는 소리. 모락모락 피어오른 구수한 밥 냄새. 나는 누운 채, 가려운 엉덩이를 손으로 긁적이며 입맛을 다신다.


학교가 파하면 마을 안길을 걸어 남루한 옷의 친구들과 포구에 닿아, 바닷바람에 꾸덕꾸덕 말라가는 생선 비린내에 취하고, 일렁이는 물결에, 흔들거리는 돛단배에 어지러움을 더해도, 검은 돌 들춰내어 황급히 달아나는 엄지손톱만 한 게나 보말을 잡아 빈 도시락에 한가득 채우고선, 애당초 슬픔이란 존재 하지도 않는 듯이 까불고 장난치며 보내면, 어느새 바람은 세지고, 따갑기만 하던 햇살도 비실대면, 그제야 생각난 듯 서로의 집으로 흩어졌다.


나의 유년 시절이 오롯이 아로새겨져 있는 곳으로, 긴 우회 끝에 결국, 나는 돌아가고 있다. 팽팽했던 청년은 이제 목덜미에 주름살이 깊게 팬 중년으로 변했다. 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는 볼록 나왔다. 눈은 흐리고 굵은 돋보기안경이 걸쳐졌다. 이마에는 따가운 햇볕이 그려놓은 세월의 흔적이 선명하다. 청년의 얼굴은 사진에만 존재한다.


그리고 변한 건 내 고향도 마찬가지다. 나의 동네는 더는 내 기억을 확인시켜 줄 만큼 변하지 않은 곳이 남아 있지 않았다. 사실 느꺼운 기분에 앞서 이질감이 맴돌았다. 나는 고향 땅을 밟지 않고도 구글 맵을 통하여 내 유년 시절의 마을을 이미 샅샅이 뒤졌다.


내가 살던 집은 회색과 갈색으로 치장한 세련된 호텔로 바뀌었다. 사실 이곳이 내 집터라는 것을, 위성 사진과 주변 사진을 수십 번 확인한 끝에 겨우 알아챘다. 내 집을 둘러 병풍처럼 늘어선 솔숲은 절반은 깎여 잔디가 되었고, 나머지는 호텔을 수식하는 조명을 치렁치렁 단 모습으로 장식되었다.


호텔 입구 테라스에 목재 원형 테이블과 의자 그리고 파라솔이 일렬로 쭉 늘어선 광경이나, 단아한 색을 입힌 발코니의 사진은, 내가 수십 년간 떠돌던 이국땅의 풍경과 똑 닮아 있었다. 주변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도대체 바다와 산을 제외하고 바뀌지 않은 모습을 찾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그런데도 돌아가고 싶었다. 낯선 곳에 낯선 얼굴의 내가, 맞닥뜨릴 기대와 우려를 뛰어넘는, 알 수 없는 끌림이 있었다. 아니 어쩌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 마음 한쪽을 회한의 그리움으로 항상 무겁게 눌러주던, 처음으로 마음이 가던 여인. 바다를 배경으로 그녀는 활짝 웃고 있었다.


Lyrics


I'm not in love

So don't forget it

It's just a silly phase I'm going through

And just because

I call you up

Don't get me wrong,

Don't think you've got it made

I'm not in love, no no,

It's because.

I like to see you

But then again

That doesn't mean you mean that much to me

So if I call you

Don't make a fuss

Don't tell your friends about "the two of us"

I'm not in love, no no,

It's because.

Be quiet, Big boys don't cry

Big boys don't cry

Big boys don't cry

Big boys don't cry

Big boys don't cry

Big boys don't cry

I keep your picture

Upon the wall

It hides a nasty stain that's lying there

So don't you ask me

To give it back

I know you know it doesn't mean that much to me

I'm not in love, no no,

It's because.

Ooh, you'll wait a long time for me

Ooh, you'll wait a long time

Ooh, you'll wait a long time for me

Ooh, you'll wait a long time

I'm not in love

So don't forget it

It's just a silly phase I'm going through

And just because I call you up

Don't get me wrong,

Don't think you've got it made

I'm not in love

I'm not in love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Lara Fabian - Je suis Mala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