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상념
Gian Marco Castro - A Moment Before Happiness
어느 정도 갔을까? 갑자기 기계음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잠시지만 꿈으로 착각했다. 하지만 곧이어 두 번 더 엔진 소리 같은 게 울렸다. 날은 밝았다.
후방 모니터를 주시했다. 몇 대의 드론이 보였다. 입에서 욕지거리가 터졌다. 긴장이 가슴을 옥죄기 시작하였다. 나는 액셀러레이터를 있는 힘껏 꾹 밟았다. 거친 도로를 쿵쾅거리며 차가 심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기계는 어느새 낡은 트럭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들은 천천히 내려앉으며 트럭 구석구석에 달라붙었다.
나는 핸들을 심하게 몇 번 이리저리 흔들어댔다. 몇몇 드론이 튕겨 나갔다. 하지만 대부분은 찰싹 달라붙은 채, 차에 구멍을 뚫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구멍이 군데군데 생겼다. 곧이어 센서가 달린 촉수를, 꿈틀거리며 그 속으로 집어넣기 시작했다.
짐칸에서 심한 소리가 들렸다. 드론이 거칠게 잡동사니를 뒤적거리는 듯 보였다. 이윽고 검은 드론이 차창밖에 바싹 달라붙었다. 뭔가 냄새를 맡은 것처럼 천천히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다른 드론은 기괴한 소리를 내며 문을 거칠게 열어젖히고 있었다. 등 뒤에서 불현듯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용접기에서 나는 불꽃을 튀기며 뒷면에 큰 구멍을 내고 있었다. 일부 드론은 윈치를 이용하여 두터운 문을 뜯어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트럭을 산산조각 낼 참이었다.
그사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차의 속도를 올리며 이리저리 흔들어대는 것뿐이었다. 절망과 좌절, 공포가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천장에 쐐기처럼 박혀있던 나사들이 후두두 떨어져 나갔다. 탁한 바람이 거칠게 몰려들었다. 폴리프로필렌을 녹여서 만든 저장 용기가 삐죽이 삐져나온 게 보였다.
그러더니 카펜타닐이 눈보라처럼 내리기 시작했다. 나는 급히 배낭을 뒤져 방독면을 착용했다. 그리고 노출된 모든 피부를 닥치는 대로 감싸기 시작했다.
“젠장 천장에다가 숨겼구먼….”
4세대 카펜타닐의 독성은 그야말로 지독하다. 모든 유기물을 태워버린다. 드론이 삽시간에 천장에 몰려들기 시작했다. 그들은 밋밋한 차 지붕을 다 뜯어내고는 마약을 실어 나르기 시작했다.
나는 서둘러 서랍에서 총을 꺼내었다. 마지막 수단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이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오한이 들더니 이내 고통이 사라졌다. 환희와 행복감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들이 보였다. 푸른 초원과 눈부신 하늘. 파도 소리 요란한 바다. 아들이 결코 보지 못한 투명한 푸르름이 끝도 없이 나타났다.
나는 먼지처럼 가벼워졌다. 페가수스처럼 풀풀 날기 시작했다.
내 앞에 고추를 넣은 파파야 샐러드와 파넹 소스를 얹은 쇠고기 요리가 갑자기 펼쳐졌다. 책에서만 보았던 그 맛 나는 음식들…. 나는 연미복을 입고, 붉은 드레스의 아내를 사랑스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정갈하고 환한 천국이었다.
언제나 해맑은 당신의 미소에 키스했다. 모든 것은 정오의 햇살처럼 밝고 반듯했다. 싱그러움이 여름의 정원을 덮었고, 의기충천한 산들바람이 살아 있음을 축복해 주었다.
내가 보내는, 당신을 향한 사랑의 메아리가 언젠가는 행복으로 돌아오리라고 굳게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