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적신 물이
텅 빈 거리를 푸른 물무늬로 띄웁니다.
미세해진 바람은
당신의 순일한 마음
연하게 내 살갗에 와서
내 속의 핏기 없는 쇠잔한 그리움을
아늑한 노랑으로 물들이고
차갑게 굳어진 기억 사이 미세한 빗살로
가팔라지는 해거름이 서럽게 넘어오면
그러므로 하루만큼 더 멀어진 당신으로
나는 미욱하게도 보라색 설움에
바늘잎 나무숲에서 아슴푸레 떨어지는
막연한 눈물 속으로 웅크리거나
허우적거리는 비틀걸음으로
옹색한 문장을 읊조립니다.
하지만 내게, 다른 색은 없습니다.
더 깊어진 당신의 채도만 유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