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부
세르게이 흘라디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급히 총을 치우고 플래시를 이용하여 올리거를 쳐다봤다. 형이 맞았다. 그는 형을 부둥켜안고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왜 형이 여기 있는 거야?
너 세르게이 맞아?
그래, 맞아. 내가 세르게이야. 형.
두 형제는 격렬하게 끌어안았다. 하지만 재회의 감격은 소대장의 방해로 금방 끝이 났다.
세르게이 상사! 어떻게 된 거야? 누군데 끌어안고 있는 거야?
아, 네. 제 친형 올리거입니다.
형이라고?
네.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제 고향에 왔습니다. 시시포스 말입니다.
음, 자네가 시시포스 출신이었구먼…. 근데 아르템이 왜 여기 나타난 거지? 그리고 그자는 어디 있는 거야?
아르템을 찾으러 왔다면 헛수고하셨습니다. 그자는 이미 1시간 전에 나갔습니다.
올리거는 눈물을 닦으며 천천히 답했다.
당신은 왜 반군 지도자를 만난 거요?
소대장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올리거를 내려다봤다.
그가 느닷없이 찾아왔어요. 저는 전혀 모르는 사람입니다. 오늘 처음 봤습니다.
그가 왜 당신을 찾아왔나요?
돈 때문입니다. 제게 돈을 빌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돈을 빌려줬나요?
아뇨. 제게는 돈이 거의 없습니다. 이 집도 최근에 샀고 자산 대부분은 재투자로….
그런데 왜 그는 당신이 돈이 있다고 생각했나요?
시시포스에서 가장 유명한 형제였습니다.
세르게이가 대신 답변했다. 소대장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는 올리거에게 말했다.
일단 옷을 갈아입으시오. 동생 체면이 있으니 수갑은 채우지 않겠소. 하지만 조사는 받아야 합니다. 저희와 같이 가셔야겠습니다.
하지만 소대장님. 우리 형 올리거가 한 말이 모두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저희 형은 그동안 러시아 쪽 사람들과 사업을 했습니다. 반군의 적대 인물입니다.
세르게이 상사님, 무슨 말인지는 알겠습니다. 하지만 일단 반군 지도자를 만난 것은 사실이니까 심문을 안 할 수는 없습니다. 별일 없으면 몇 시간 내로 풀려날 것입니다. 그러니 형을 모시고 1층으로 내려오세요.
소대장은 안심하라는 듯이 고개를 몇 번 끄덕이고는 발길을 돌리면서 말했다.
아, 그리고 본의 아니게 경호원 몇 분을 사살해서 미안합니다. 부상한 분들은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하겠습니다.
그리고 소대장은 주위를 한번 휘둘러보았다.
아름다운 집인데…. 미안합니다…. 많이 부서졌습니다….
소대장이 나가자마자 올리거는 잽싸게 책상 서랍을 열고는 아르템에게서 받은 서류를 세르게이에게 주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세르게이, 이거 너가 꼭 간직하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마라. 만약 정부군에게 넘어가면 우리 목숨뿐만 아니라 시시포스 시가 위태로워진다. 알겠지!
이게 뭔데?
시시포스 지하에 대량 파괴 무기가 보관되어 있어.
그럼, 아르템이 여기 온 것은 이것 때문이야?
그는 이 무기를 팔아 군사 자금으로 쓰려고 해. 내게 이것을 팔아 달라고 부탁한 거야. 만약 정부군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이 땅은 쑥대밭이 될 거야. 시시포스 시 전체가 폐허가 될 거라고…. 알겠지. 무슨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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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흘라디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의 형 올리거가 이곳으로 끌려 온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당국은 형을 놓아줄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문제는 형이나 그를 심문하는 담당관을 만날 수조차도 없다는 거였다. 철저하게 일급 보안으로 가려졌다. 그는 자신이 초라한 위치에 있다는 사실이 견딜 수 없을 만큼 괴로웠다.
만약 니콜라이 형이나 올리거 형이 나의 입장이라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해결하였을 텐데….
세르게이는, 그레고리가 호텔에서 투신한 여자 사건에 연루되었을 때 올리거가 보여준 헌신과 열정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올리거는 동생이 맞닥뜨린 거대한 힘에 맞서기 위해 시시포스의 거의 모든 관계자를 설득하고 다녔다. 설득이 안 되면 돈으로 매수하고 그것도 여의찮으면 협박까지 하였다. 그미로바 가문이 니콜라이를 제거하고 시시포스에 마약을 유통하려고 하였을 때도, 올리거는 레오를 찾아가 니콜라이를 감옥에 보내는 대신 그의 목숨만은 지킬 수 있도록 타협하였다. 이리나가 빅토르의 아이를 밴 채, 그레고리와 동거를 시작하였을 때도 올리거는 그레고리가 이리나와 빅토르의 관계를 절대 눈치채지 못하도록 모든 것을 숨겼다. 자칫 이 일로 인해 형제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그는 원치 않았다. 올리거에게 형제애는 세상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귀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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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는 보름 만에 올리거를 만났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던 두 형제는 부쩍 야위어있었다. 면회 시간은 단 30분. 세르게이는 형을 볼 면목이 서지 않았다.
형, 미안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형 집에서 소대장을 좀 더 설득하는 거였는데.
나는 괜찮아. 세르게이. 너무 걱정하지 마. 뚜렷한 혐의도 없는데 곧 풀려나겠지. 아무튼 내가 준 것만 잘 보관하고 있어.
알았어. 형. 그런데 왜 이렇게 붙잡아 두는 거지? 형에게 뭘 더 캐낼 게 있다고.
저들이 나를 설득하려고 해. 나를 미끼로 쓰려는 거지. 내가 아르템을 다시 만나기를 원하는 거야.
그래서? 그렇게 한다면 풀어준대?
나는 계속 버티고 있어. 나는 그를 전혀 모르고 아르템에게 연락할 방법조차 모른다고.
그럼? 계속 갇혀 지내야 되는 거야?
그건 모르겠어. 그건 너가 한번 알아봐봐. 상급 정보기관으로 이감된다는 소리를 얼핏 듣기는 들었어.
알았어. 형. 내가 최선을 다해 알아볼게. 아무튼 미안해.
괜찮아. 세르게이. 너는 내 동생이잖아.
올리거는 싱긋이 미소 지으며 세르게이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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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는 형의 이감 날짜를 알아냈다. 그는 형과 같은 방법을 썼다. 관계자들을 매수했다. 그리고 이감 장소도 밝혔다. 그곳은 정부군의 핵심 브레인 시설이 있는 곳으로 지도상에도 표시되지 않은 오지의 숲이었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그곳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곳에서 5년간 정보부장 보조병으로 근무했다. 말이 보조지 거의 운전병이었다.
세르게이가 수집한 정보에 의하면 정부군 관계자들은 올리거 형을 놔줄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어떡하든지 간에 형을 반군에 엮어 반군 주요 인물들을 검거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세르게이에게는 더 이상의 선택지가 없었다. 형을 구출하여 시시포스로 돌아가는 것뿐이었다.
그는 지도를 펼쳐놓고 형을 태운 수송 트럭이 어떤 도로를 이용하여 이감 장소까지 가게 될지를 연구했다. 그는 그 수송차를 미행할 생각이다. 차량이 비교적 많은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로에서는 비교적 손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 문제는 숲으로 들어서면서부터였다. 그곳은 여러 개의 구불구불한 숲속 도로가 분화되고 다시 합쳐지는 모양새로, 이동하는 차량을 거의 볼 수 없는 한적한 곳이었다. 이런 곳에 수송차를 미행했다가는 곧바로 들킬 게 뻔했다. 그러므로 숲으로 들어서고 나서 주변 차량이 단둘뿐일 때 잽싸게 실행에 옮겨야만 했다. 그는 줄곧 머릿속으로 그날의 이동 경로와 구출 방법, 도주 경로를 그려 나갔다.
그는 야시장에 갔다. 그곳에서 가짜 차량번호판과 도색 장비, 수갑을 구매했다. 그리고 친분이 있는 수의사에게 부탁하여 마취제도 샀다. 아울러 그는 실탄도 넉넉하게 준비하고 형을 위한 방탄조끼도 확보했다.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그는 그날이 될 때까지 그의 의지를 다지기만 하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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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앞서가던 수송차가 숲으로 들어섰다. 이를 지켜보던 세르게이의 마음은 걱정으로 뒤틀렸다. 그는 차창의 문을 열었다. 마음 한구석에 감춰져 있던 두려움과 불확실성이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휘몰아쳐서, 세르게이의 내면은 격동에 휩싸였다. 세르게이는 이 고통과 맞서야 했다. 숲의 어둠 속에 형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모습은 자신과 어린 시절, 서로를 지키고 더불어 웃던 시간을 회상케 했다. 그때의 순수한 기억들은 그의 의지에 힘을 실어주었다.
세르게이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형을 위해서라면, 죽을 수도 있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과 준비가 그를 이끌어줄 것이라 믿었다. 수송차는 더욱 깊은 숲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세르게이는 백미러를 지켜봤다. 그는 뒤따라오는 차량이 없다는 것을 확신하고 액셀러레이터를 꾹 밟았다.
세르게이의 차가 수송차를 급하게 앞질렀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차의 핸들을 우측으로 살짝 돌리며 브레이크를 밟았다. 차가 비명을 지르며 미끄러지다 덜컥거리며 멈췄다. 뒤따라오던 수송차는 클랙슨을 크게 울리며 급정거를 했다. 세르게이는 잽싸게 차에서 내려 수송차 운전대에 뛰어올랐다. 그리고 총구를 운전사에게 겨눴다.
꼼짝하지 마! 허튼수작하면 네 대가리를 날릴 거야! 알겠지!
운전사와 조수석에 탄 병사 두 명은 놀란 얼굴로 두 손을 번쩍 들었다. 세르게이는 천천히 차 문을 열고 운전사를 차에서 내리게 했다.
제발 쏘지 마시오!
운전사는 거의 울상이 되어 세르게이에게 매달렸다.
지금부터 잘 들어! 모든 휴대폰과 무기를 내 앞으로 던져라! 그리고 조수석에 있는 너는 내려서 뒷문을 열어라! 허튼짓하지 마! 내 말대로만 하면 돼! 그럼 죽이지 않을 거니까!
병사들은 무기와 휴대폰을 모두 내려놓고 발로 툭 하고 그것들을 찼다. 세르게이는 운전사의 얼굴에 총구를 들이댄 채 천천히 뒷문으로 갔다.
천천히 문을 열어라!
병사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문을 열었다. 세르게이는 혹시 모를 총격에 대비하여 문에 바싹 붙은 상태로 안을 들여다봤다. 형이 흐릿하게 보였다.
너는 들어가서 저 수감자의 수갑을 풀어라! 어서!
병사가 들어가더니 이윽고 형이 초췌한 모습으로 나왔다. 세르게이는 형을 보자마자 집게손가락을 펴서 입에 대었다. 올리거는 동생의 뜻을 금방 알아차리고 짐짓 모르는 사람처럼 멀뚱멀뚱 섰다. 세르게이는 병사와 운전자에게 수갑을 던졌다.
수갑을 차라! 그리고 차 안으로 모두 들어가라!
그들이 수갑을 차고 모두 차에 들어가자 세르게이는 준비한 최면제를 차에 밀어 넣고는 뒷문을 잠갔다. 그리고 형에게 외쳤다.
형! 서둘러야 해! 가자!
올리거가 차에 올라타자 세르게이는 가짜 차량번호판을 떼고 진짜 번호판으로 바꾸었다. 그리고 서둘러 차에 오른 뒤 빠른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숲속을 곧 벗어났다. 차는 얼마 뒤 고속도로에 접어들었다. 그때 한 무더기의 경찰차와 군용 차량이 반대 방향으로 지나가는 것을 세르게이는 목격했다. 올리거가 세르게이를 보면서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거냐? 세르게이.
집으로요. 형. 시시포스로 갑니다. 이젠 두 번 다시 시시포스를 떠나지 않을 겁니다. 형.
올리거가 싱긋이 웃으며 세르게이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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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흘라디는 입을 딱 벌렸다. 레오가 집에 숨겨 둔 돈과 금괴가 어마어마한 양이었다.
이거 아무래도 트럭이 더 필요할 거 같은데요?
니콜라이는 코믹한 표정으로 아르템을 쳐다봤다. 아르템도 함박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러게요. 트럭이 짜부라지지 않도록 잘 실어야겠습니다.
아르템도 니콜라이를 바라보며 맞장구를 쳤다. 그때 정보 장교가 아르템에게 다가왔다.
사령관님! 러시아 용병이 시시포스에 상륙했다는 보고입니다.
규모는?
30척의 함정과 5,000의 병력으로 추정됩니다. 문제는 수만 대의 공격용 드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르템의 표정이 삽시간에 굳어졌다. 아르템은 니콜라이를 돌아보며 말했다.
저들의 본 모습이 드디어 드러났군요. 시시포스는 우리가 꼭 지켜야 합니다. 갑시다! 작전실로.
저는 곧바로 시시포스로 가겠습니다. 사령관님.
니콜라이는 결연한 표정으로 아르템을 바라봤다.
그냥 맨몸으로 가겠다는 겁니까? 지금 시시포스에 가면 개죽음 당하기 십상입니다. 저희와 같이 가시죠.
아닙니다. 사령관님. 이미 제 동생 올리거와 세르게이가 1년 전부터 방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시시포스는 반드시 저희 형제들이 지킬 겁니다. 그러니 허락해주십시오.
세르게이까지?
네, 막내가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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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거는 지하에 있는 고가의 군사 장비를 제삼 세계에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민병대를 모집했다. 민병대는 모집 3개월 만에 천 명이 넘었다. 거기에 해외 용병들을 적극적으로 모집했다. 그는 자신의 저택을 지휘소 및 중앙 통제실로 개조하여 작전 계획, 지휘, 통제를 수행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리고 작전 참모를 모집해 작전 개시, 투입, 이동, 평가 등을 시행했다.
니콜라이 형 집은 위기 대응센터와 통신센터로 꾸몄다. 이곳은 세르게이가 주축이 되어 실시간 정보 수집, 분석, 평가 및 응급 대응 계획 수립, 자원 조정 등을 수행할 수 있게 다양한 정보 소스를 모니터링하고 해석하여 상황 인식과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지하에는 사이버 작전실을 두어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문인력과 시스템을 구축했다.
민병대는 우선, 시시포스 주요 도로에 경비원을 배치하고 CCTV 카메라와 모션 감지 시스템 등을 설치하여 침입 시도를 탐지하고 예방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교전이 예상되는 도심에 경계벽과 참호를 팠다. 이외에도 방벽, 울타리, 장애물 등을 설치하여 적의 일차 침입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인근에는 신속 대응 부대를 배치했다.
시시포스 주민들을 위해 지하 무기 저장고 일부를 비우고 그곳에 비상 대피 시설을 구축했다. 그 외에도 공공건물, 지하실, 지하 터널, 대형 복도 등에 대피소를 마련하고 식량과 무기를 배치했다. 또한 적의 침입 시도에 대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무선 통신망, 응급 통신 시스템, 방송 시설 등을 마련했다. 그리고 위기 상황에 대하여 주민들과 시설 관리자들에게 교육하고 응급 의료 훈련을 각 병원에 요청했다.
올리거는 또한, 공격용 드론을 식별하고 탐지하기 위한 전문 시스템을 구축하여, 레이더, 적외선 감지, 무선 주파수 분석 등을 사용하여 드론의 존재를 감지하고 식별할 수 있게 하였다. 전파 교란 장비나 드론의 GPS 신호를 방해하는 장치 등도 곳곳에 설치했다. 그리고 주요 군사시설에는 강화유리, 철강 망, 네트 등으로 드론의 침입을 방지하거나 저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드론을 탐지하고 추적하기 위한 CCTV 카메라, 열 감지 카메라, 움직임 감지 센서 등을 설치하여 드론의 침입을 빠르게 감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하였다. 아울러 드론의 통신, GPS, 제어 시스템 등을 방해하여 드론을 착륙시키거나 조종을 제한하는 방법도 추가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르게이는 군사 훈련에 힘을 쏟았다. 그는 특수 부대 출신답게 고도로 전문화된 전투 기술과 전술을 익히는 훈련을 시행했다. 이는 근접전, 사격, 폭발물 사용, 저격 등 다양한 전투 기술과 기습 작전 훈련, 게릴라 훈련과 특수 장비와 기술을 사용하는 데 필요한 훈련, 드론 조종, 특수 차량 운용 등에 대한 훈련, 정보 수집 및 인텔리전스 활동을 위한 훈련, 정찰, 감시, 정보 분석, 통신 기밀 유지 등에 대한 훈련을 포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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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는 시시포스 외곽에 마침내 도착하였다. 하지만 시로 진입하는 도로가 모두 차단되어 있었다. 고요한 달빛이 흐리게 밤을 밝혔다. 그는 차에서 내려 바닷가 쪽으로 뻗은 시의 중심부를 바라봤다. 시내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마치 파괴의 연주가 고요한 밤하늘에 울려 퍼지는 듯했다. 그는 길게 한숨을 쉬며 걷기 시작했다. 좁고 비탈진 언덕길을 따라 시내 중심가로 내려갔다.
발의 통증이 느껴질 때쯤 그는 항구로 이어진 길로 접어들었다. 군데군데 폭격의 흔적이 나타났다. 번잡하던 거리는 이제 파괴의 흔적으로 점점 지워져 가고 있었다. 그는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파괴된 건물들 사이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린 바람은 그의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상처 입은 도시를 애도하듯 구슬프게 울었다. 어둠 속에서 니콜라이의 마음은 고통과 절망으로 채워졌다. 침략의 손길이 자신의 도시를 집어삼켰다. 니콜라이는 무력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의 마음속에는 그리운 이 땅의 기억과 사랑한 이들의 모습이 번뜩이며 흩어져갔다.
안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내 아들딸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내 동생들은 다들 무사한가?
니콜라이가 막 시내로 접어드는 코너를 돌려고 하는데 일련의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뒤이어 폭격 소리도 들렸다. 그는 황급히 몸을 무너진 빌딩 잔해 옆으로 숨겼다. 그리고 찬찬히 얼굴을 들어 올려 사방을 주시했다. 민간인으로 보이는 몇몇이 몸에 탄약을 잔뜩 두르고는 황급히 물러났다. 그 사이 건너편 어둠 속에서 총구의 불꽃이 번쩍였다. 시가전을 벌이는 게 틀림없었다. 니콜라이는 지금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여야 할지 감이 서지 않았다.
도대체 누가 적이고 누가 아군인 거야?
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로 어정쩡하게 몸을 숨기고만 있었다. 하지만 총격은 더욱 거세지고 가까워지고 있었다.
젠장, 이거 낭패구먼. 고향 땅을 밟자마자 죽게 생겼네.
니콜라이는 난감함으로 고개를 숙인 채 온몸의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그에게 급하게 다가왔다. 그리고 속삭였다.
여기서 뭐 하는 게요? 빨리 피하지 않고?
니콜라이가 고개를 돌려 보니 낯이 많이 익은 녀석이었다. 하지만 그가 먼저 니콜라이를 알아봤다.
아니, 이거 니콜라이 형님이 아닙니까?
어 그 그래. 자네는?
네, 저는 이반입니다. 세르게이 친구 이반입니다. 형님. 반갑습니다.
그래, 반갑다. 이반. 내 동생 세르게이는 잘 있는가?
잘 있다마다요. 잠시만요. 조금 전에 내 뒤에 있었는데….
이반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세르게이를 찾기 시작했다. 그사이 총격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세르게이가 여기 있단 말인가?
네, 아 저기 있습니다. 세르게이! 세르게이!
이반은 큰소리로 외쳤다. 세르게이가 마침내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이반이 자신에게 오라고 손짓했다. 하지만 세르게이는 잔뜩 인상을 쓰며 외쳤다.
이반! 이 바보야! 사격에 집중해! 적이 바로 코앞이야!
니콜라이는 고개를 들고 세르게이를 바라봤다. 그리고 울컥하고 가슴이 찡하게 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