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만큼이나 얄궂은 인연이 시작되는 순간,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요? 남킹 작가의 소설, '고상한 금자씨'는 59분 44초 늦은 등장과 함께 불쾌지수를 한껏 끌어올린 안금자 씨와, 그녀를 기다리다 지쳐 날카로운 독설가가 된 노병태 씨의 예측불허 소개팅을 그린 블랙 코미디입니다.
스타벅스 창가에 앉아 시간을 초 단위로 계산하며 분노를 삼키던 노병태 씨. 그의 앞에 나타난 안금자 씨는 사과 한마디에도 '뻔뻔함'을 감추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등장, 시작부터 심상치 않은 기류를 예고합니다. 심리학 지식을 동원한 듯한 병태 씨의 날카로운 분석과, '문일지십'을 읊으며 받아치는 금자 씨의 고상한 언어유희는 숨 막히는 설전으로 이어집니다.
늦은 이유를 묻는 병태 씨에게 금자 씨는 '지하철에서 시작된 기묘한 하루'를 고백하며, 마치 한 편의 막장 드라마 같은 에피소드를 풀어놓습니다. 도촬범으로 몰린 중년 남성, 택시 안에서 벌어진 방귀 사건까지, 그녀의 하루는 끊임없이 꼬여만 갑니다.
'고상한 금자씨'는 속물적인 욕망과 허세,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이 뒤섞인 현실을 날카롭게 풍자합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과장된 표현과 속사포처럼 쏟아지는 대사들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씁쓸한 현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닙니다.
과연 금자 씨의 늦은 이유에는 어떤 진실이 숨겨져 있을까요? 그리고 이 삐딱하게 시작된 만남은 어디로 흘러갈까요? '고상한 금자씨'는 예측 불허의 전개와 촌철살인 같은 대사들로 독자들에게 신선한 재미와 함께, 관계와 소통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지금 바로 '고상한 금자씨'를 만나, 유쾌한 웃음과 함께 씁쓸한 현실을 마주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