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

by 남나르


<착각>


그런 줄 알았다

화가 뭔지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다

큰일에도 의연한 사람인 줄 알았다

내 하루는 항상 똑같고 지루할 줄 알았다

내 인생은 늘 건조하고 단조로울 줄 알았다


너를 만나니 아니었다

분노조절장애가 생긴 건 아닌가 걱정이 됐다

사소한 것에도 호들갑을 떨게 됐다

내 하루는 스펙터클해졌고 행복했다

내 인생은 리드미컬해졌고 굴곡도 생겼다


덕분에 깨달았다

화낼 만큼 관심을 쏟는 게 없어서였다

놀라거나 유난 떨 만큼 기쁜 일이 없어서였다

그냥저냥 흘러 지나가는 하루였다

깊이 생각해 볼 만한 순간이 없던 인생이었다


내 착각이었다

나는 화를 낼 줄도 알았고

기쁜 일에는 흥분할 줄도 알았다

행복한 하루와 인생은

그저 발견하지 못했던 것뿐이었다



- 글 : 남나르 (글나르 @namnar_geul)

- 2021.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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