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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조회수 50만을 손해 본 결정적인 실수

이걸 깜빡했더니 숏폼 제작하느라 쓴 12시간을 손해 봤다

by 은나목

*해당 글은 어디까지나 개인 경험을 토대로 적은 글입니다. 필자는 IT업계 사람도, SNS 플랫폼에서 일하는 인간도 아니니 걸러들으세요. 그런데 영상 끝에서 대사 전부 안 이어지게 끊어버리는 게 숏폼 성적은 훨씬 잘나옵니다.


*저는 이 글을 쓴 후 정확히 일주일 후 실험 삼아 다른 길이의 영상을 릴스에 올렸고 아래의 사례와 일치하지 않는 결과값을 얻었습니다. 아래는 어디까지나 걸러들으세요. 이 글은 훗날 이 시리즈 『먹고 살려고 인플루언서하려고요』완결지을 때 다시 쓸 글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이 글에서 쓴 지식대로 숏폼 길이를 조절합니다.



여기,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그래프가 있다. 내게 릴스 조회수 40만을 가져다준 영상의 연작으로 만든 숏폼 시청률 그래프다. 보다시피 해당 영상이 끝나기 전 20초대의 시청 지속률이 45%다. 구독자 100명도 안 되는 계정에게는 굉장히 높은 성과다. 하지만 영상이 끝나는 21초에서 이 영상의 시청 지속률은 0%로 변한다.


인스타그램 릴스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이 영상의 조회수가 3만이고, 도달한 계정이 19,629라는 게 그렇다. 그래프에 따르면 끝까지 본 사람이 0%인데 19,629명 중 조회수가 3만 명이 되도록 이 영상을 돌려본 사람이 있다. 물론, 나도 알고 있다.


인스타그램 조회수는 노출수+실제 시청된 횟수라는 거. 그런데 공유가 102회나 된 영상의 끝부분 시청률이 0%라고? 100번 양보해서 0.n%라고 떠서 0%라고 떴다고 받아들여도 마음이 마음같지 않다.


인스타그램 릴스 인사이트


심지어 위에서 보다시피 이 영상은 반응 수도 괜찮은 편이다. 그런데도 21초에서 이 영상을 끝까지 본 사람은 0명이다. 릴스 알고리즘이 그렇게 정했다. 이 점은 틱톡도 다르지 않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제미나이에 따르면 이 모든 건 내가 해당 숏폼을 만들 때 영상 길이를 조절하지 않은 탓이란다. 과거, 나는 숏폼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소리 배치라고 했다.



이때 우리는 반드시 영상 길이를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영상 만드는데 쓰인 사진 수를 30으로 나눈 후 결단해야 한다. 초 수를 더 줄일 건지, 늘릴 건지.


이게 무슨 뜻인지 알려면, 일반적으로 우리가 올리는 숏폼 1초를 구성하기 위해 30개의 사진이 연달아 이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 사실을 플랫폼도 알기에 우리가 영상을 올리면 알고리즘이 영상 길이를 30으로 나눈다는 것도.


따라서 20.21초로 구성되었던 해당 영상은 알고리즘에 의해 21초짜리 영상으로 구별됐다. 소수점이 반올림됐기 때문이다. 해당 영상은 전체 621장의 사진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를 30으로 나누면 20.7이니까 내게 이 점에 대해 설명해준 제미나이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심지어 이를 토대로 내가 올린 다른 영상을 분석해 보니 결과는 더 확실해졌다.


모수가 너무 작아, 신뢰할 순 없으나 소수점 첫째자리가 5를 안 넘는 영상의 결과가 더 좋아 보인다. 참고로 결과값이 20.4가 나와도 안심할 수 없다. 모 플랫폼이 소수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을 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눈 값이 n.466666666 초라면 이 영상은 (n+1)초가 된다.


아무튼, 20초짜리 영상인데 21초짜리 영상과 상대 평가당하다니. 대기업 석박사들이 만든 알고리즘이 알아서 고려했겠거니 여겨도 그래프 보면서 기분 나쁜 건 어쩔 수 없다. 반응이 좋으면 좋은 대로, 나쁘면 나쁜 대로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거다.


(참고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는 20.4초라고 떠도 전체 영상은 21초라고 뜬다. 하지만 그래프는 20초까지만 뜬다. 그리고 경험상 이런 영상이 성적이 좋다)


다시 말하지만, 해당 영상의 반응은 초반부터 괜찮았다. 특히 공유가 활발해서 숏폼 만들 맛이 났다. 그런데 아직도 조회수 10만을 못 넘었고, 영상 보는 사람은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덧붙여 이 점이 아니더라도, 숏폼을 끝낼 때는 마지막에 최대한 짧게 끊어버리는 게 좋다. 이왕이면 말이 끝까지 이어지기 전에. 그래야만 내 영상을 본 이탈자를 단, 1명이라도 줄일 수 있다. 물론, 그러면서도 영상 첫 시작과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숏폼을 구성하는 게 높은 조회수로 가는 비결이다.



2025년 11월 7일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추가 기술합니다.

금일 저는 실험삼아 결정적인 실수와 함께 릴스를 업로드했습니다. 해당 영상 길이는 21.24초짜리. 즉, 위 계산식에 따르면 이 영상의 x축 그래프는 22초가 떠야 합니다. 하지만 이 그래프의 끝은 21초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얻은 결과들과 반대 사례죠. 저는 이제 영상 길이를 토대로 릴스 알고리즘을 추측해 보는 일을 그만두고자 합니다.


혼란을 일으켜드려 죄송합니다.



아무튼, 그 증거로릴스와 유튜브, 틱톡 그래프를 첨부한다. 릴스와 유튜브는 끝에서 말이 짧게 끝나지 않은 버전 그리고 n.14초 보다 긴 버전을 올렸고, 틱톡은 일부러 끝 대사를 짧게 끊었으며 n.14초 내외로 영상을 구성했다(그러나 유튜브는 릴스, 틱톡에 올렸던 동일한 영상과 제목이 다르다).

순서대로 유튜브, 릴스, 틱톡의 조회수다.


초 수정 전 유튜브 조회수


초 수정 전, 제목 수정 후 릴스 조회수


초, 제목 수정 후 틱톡 조회수


업로드된 플랫폼은 다르지만, 보다시피 동일한 영상이어도 사소한 디테일을 신경 쓰느냐 마느냐에 따라 조회수가 다르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애써 만든 숏폼 성적이 안 좋았다면, 그건 당신이 숏폼을 못 만들어서가 아니라 이 글을 보고나서야 알게 된 한 끝을 몰라서였을 거다.


물론, 여전히 '나는 이런 거 신경 안 쓰고 콘텐츠로 승부볼 거야!'라는 생각을 가진 독자도 있기 마련이다. 피차없이 숏폼 제작하는 입장에서 말리고 싶다. 진심이다.


숏폼을 올리는 건 복권을 긁는 일과 다를 바 없다. 확률상 즉석 복권 100장을 긁으면 게중에는 반드시 당첨된 복권이 있다. 그러나 애초에 당첨 등수가 정해진 복권과 달리, 숏폼은 내 힘으로 1등에 당첨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당신이 애써 만든 콘텐츠. 차가운 길바닥에 버리지 말자.




전 글을 본 독자는 알겠지만, 사실 오늘은 휴재하려고 했다. 그런데 브런치에 기록적인 첫 구독자가 생겨서 휴재를 취소했다. SNS를 키우면서 구독자 1명, 1명을 숫자가 아니라 사람으로 대하는 걸 배운 인간이라 도무지 쉴 수가 없었다. 그러므로 이 자리를 빌어 필자의 브런치를 구독해 주신 분. 그리고 앞으로 구독해 주실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다음 주에 연재될 내용은 더 재미있을 거다. 이렇게 잘난 듯이 떠들어대던 내가, SNS 키울 때 가장 어렵다는 구독자 100명을 코앞에 두고 흔들리는 이야기이므로.


세상에. 유튜브에서 바로 전 영상을 올렸을 때만 해도 쇼츠 4만 조회수를 뽑았던 내가, 다음 영상에서 갑자기 1,600을 뽑을 줄 누가 알았겠나. 심지어 이 형편 없는 조회수는 유튜브 뿐만 아니라 틱톡과 인스타그램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전에도 말했지만, 평범한 사람이 SNS를 키우는 건 정말, 너무, 엄청 힘들다. 나뿐만 아니라 당신도 그럴 것을 이제 나는 안다.



『먹고살려고 인플루언서 하려고요』 시리즈를 1화부터 읽은 독자는 알겠지만, 나는 성공 포르노를 연재할 생각이 없다. 그런데도 내 브런치 북 소개에 당당히 ‘성공이 보장된 성공기를 읽으실 분’이라고 쓴 건 인디언식 기우제를 지낼 예정이기 때문이다.


내 목표는 각 채널 구독자 1만 명을 달성해, 이틀에 전체 조회수 10만을 뽑는 거다. 그 정도면 내가 쓴 웹소설을 충분히 홍보할 수 있다. 큰 목표지만, 근성과 끈기로 못할 일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또한, 이 때문에 『먹고살려고 인플루언서 하려고요』가 한 층 더 재미있어질 거라 믿는다. 아무렴, SNS 키울 때 가장 어렵다는 구독자 100명 모으는 일인데 술술 풀리면 재미가 없겠지.


난 언제나 나에게 벌어진 일을 가감 없이, 있는 그대로 연재할 거다. 그리고 늘 그랬듯이 내 경험담을 발판 삼아 독자인 당신은 덜 고생하길 바란다.


SNS 키우려고 구글에 수기 검색했더니 전자책 사고, 강의 들으라는 내용만 잔뜩 찾아낸 나라서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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