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방법을 쓰시면 부작용이 반드시 따라옵니다.
먼저 나는 SNS 전문가가 아님을 밝힌다. 돈 받고 유튜브나 숏폼에 대해 강의하는 강사도 아니라는 걸 알린다.
나는 이 시리즈를 쓰는 내내 누누이 외쳐왔듯이 당신과 똑같은 평범한 소시민이다. 그것도 무명의 웹소설 작가.
범인으로서 나는 SNS에서 숏폼으로 인플루언서 되기가 얼마나 힘든지 나날이 몸으로 겪고 있다. 새로 시작한 계정으로 숏폼 25개도 안 만들었는데 그렇다.
현재 내 SNS 팔로워는 다음과 같다.
틱톡 206명
유튜브 116명
인스타그램 98명
똑같은 숏폼을 올려도 인스타그램 팔로워 100명을 못 만들었다는 사실이 소름 끼친다. 더 무서운 점은 인스타그램에 올린 릴스 중 하나가 53만 조회수를 기록했는데도 팔로워가 100명이 안 됐다는 사실이다. 참고로 조회수로 따지면, 릴스 조회수가 틱톡과 쇼츠보다 더 잘 나온다. 하지만 난 여전히 인스타그램 팔로워 100명을 못 채웠다.
따라서 이 글의 목차는 다음과 같다.
1. 숏폼 기준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키우는 난이도
2. 돈 안 들이고 영상 하나로 유튜브 구독자 19명에서 100명으로 만든 방법
1) 틱톡 키우기 난이도: ★/5
중국에서 개발된 앱이라는 배경과 사용자 정보 누출이라는 리스크 때문에 많은 한국인. 특히 장년층은 틱톡에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이해한다. 하지만 지금은 2025년이고 누구나 집에 전에 쓰던 휴대폰. 공기계 하나쯤은 있지 않던가. 숏폼을 발행할 거면 그거라도 써서 틱톡을 써야 한다.
왜? 경험상 틱톡 알고리즘이 제일 정확해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보다 먼저 팔로워 100명을 만들어준다. 초보자일수록 영상 피드백받기 좋다는 뜻이다. 틱톡 유저의 반응은 즉각적이다.
덧붙여 틱톡에서 영상 끝 시청 지속률이 35% 이하면 반드시 영상을 수정하길 바란다. 틱톡에서 그 %가 나왔다면 다른 데서는 더 심각할 테니까. 경험담이다.
유튜브에 유튜브 스튜디오가 있듯이, 틱톡에도 틱톡 스튜디오가 있다. 그리고 틱톡 스튜디오와 게시물 분석에는 ‘크리에이티브 어시스턴트’라는 게 있다. 내가 따로 계산해서 분석하지 않아도 ai가 내 영상을 분석해서 개선점과 성적을 알려준다.
심지어 틱톡에서는 지금 한국 사람들이 많이 검색하지만, 콘텐츠가 부족한 주제에 대해서 알려주기도 한다(틱톡 측에서 배포한 개별 앱이 따로 있다). 참고로 이와 비슷한 기능은 유튜브에도 존재한다. 내 채널 정보를 바탕으로 다음 동영상을 위한 아이디어를 추천해 주는 게 바로 그것이다.
틱톡은 내가 오랫동안 영상을 올리지 않아도 유튜브와 인스타그램과 달리 영상 노출을 아예 0으로 만들지 않는다. 심지어 내가 일주일에 영상을 1개만 올리든 10일 동안 영상을 1개도 올리지 않든 성적이 좋은 영상은 적게나마 계속 노출해준다. 틱톡 영상의 노출이 줄어드는 건 최근 올린 영상이 연달아 성적이 안 좋았을 때뿐이다.
물론, 장기간 영상을 업로드하지 않으면 다음 영상 조회수가 줄어드니 일주일에 최소 2개는 틱톡을 올리길 바란다.
참고로 나는 당신이 반박할 말을 이미 알고 있다. 틱톡은 어린애들이나 쓰는 거라서 팔로워가 잘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전하겠지.
다음은 내 틱톡 팔로워의 인사이트다. 10대가 없다고는 말 못 한다. 하지만 그보다는 20대, 30대 유저 비율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청년층에 비하면 다소 적은 비율이기는 하나 틱톡을 사용하는 중년, 장년층도 늘어나고 있다.
2. 인스타그램 키우기 난이도: ★★★★★/ 5
나 같은 내향인. 그것도 DM창 열어 놓고 싶지 않은 인간에게 최악의 플랫폼이다.
혹시 릴스 보다가 정보 원하면 댓글에 ‘정보’라고 쓰라는 영상을 본 적 있는가? 댓글 수를 늘리고, 댓글 단 유저와 DM하기 위해서다. 릴스에 댓글 수가 많으면 해당 릴스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DM을 하면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이 해당 유저와 크리에이터의 사이가 좋다고 판단해서 해당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DM 한 유저에게 더 잘 보여준다.
한 마디로 해당 방법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잘 키우기 위해 돌아다니는 팁 중 하나다.
그나마 릴스가 나와서 다행이지, 릴스 안 나왔으면 난 인스타그램 키우기 진작 포기했을 거다. 실제로 릴스 보다 게시물과 맞팔 품앗이에 집중했던 시절의 난 지쳐서 인스타툰 계정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이 팔로워와의 관계 기반으로 돌아가는 SNS라는 걸.
덧붙여 릴스가 나왔어도 인스타그램 키우기가 힘든 게, 인스타그램 유저는 틱톡 유저보다 반응을 잘 안 해주는데(유튜브 보다는 잘해줌) 언팔에 망설임이 없다. 틱톡 유저는 내가 영상을 늦게 올려도 기다려주지만, 인스타그램은 내가 영상을 10일씩 안 올리면 언팔을 우르르 하신다.
또한, 팔로우도 유튜브만큼 안 해준다. 하지만 이 점은 내가 인스타그램에서 선호하는 캐릭터가 아니라서 그런 걸 수도 있다. 내가 아이돌처럼 예쁜 것도 아니고, 꿀팁을 알려주는 것도 아니며 돈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예쁜 집이나 명품을 줄줄이 늘어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웹소설 작가. 프리랜서에게 공감하는 사람이 몇이나 된다고. 게다가 나는 요즘 개나 소나 다 한다는 ai를 이용해 캐릭터 영상 만드는 사람이다.
내가 인기 없는 거?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괜찮다. 어차피 영상 잘 만들면 조회수 잘 나오는 거 아니까. 하지만 릴스 조회수 50만이 넘은 영상에서 팔로우를 100명도 안 해주는 건 좀 충격적이다.
3. 유튜브 키우기 난이도: ★★★/5
만약 내가 구독자 19명에서 단번에 구독자 100명으로 만드는 방법을 몰랐더라면 유튜브 키우기 난이도를 인스타그램과 똑같은 별 다섯 개 주었을 거다. 그만큼 본인만의 콘텐츠로 숏폼 계정을 키우는 일은 보통 고생이 아니다. 특히 본인 콘텐츠에 어울리는 최적의 해시태그를 발견하지 못하면 더 그렇다. 참고로 해시태그 관련 부분은 틱톡, 인스타그램도 동일하다. 똑같은 영상이라도 해시태그 차이에 따라 조회수가 다르다. 덧붙여 플랫폼마다 최적의 해시태그가 따로 있으니 개별로 테스트해 보길 바란다.
참고로 이 글은 유튜브의 숏폼인 쇼츠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며, 쇼츠 구독자는 롱폼을 클릭하는 경우가 몇 없다는 걸 미리 밝힌다.
내 실력 이상으로 숏폼 조회수를 뽑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유료 결제하는 거다. 업자에게 팔로워와 조회수를 사라는 소리가 아니다.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모두 유료 결제를 하면 결제하는 만큼 조회수를 높여준다. 아무리 영상을 못 만들었어도 실제 유저에게 돈 낸 만큼 내 영상을 보여주는 거다. 특히 계정 초반에 결제하면 알고리즘의 방향을 보다 빨리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건 숏폼을 만들어 볼 만큼 만들어 본 사람들에게나 권장할 일이다.
모든 인플루언서는 시한부다. 숏폼 조회수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숏폼을 만드는 실력이다. SNS는 떠나는 유저와 새로 들어온 유저의 마이너스와 플러스를 필연적으로 동반하고, 알고리즘은 이 두 부류의 유저 성향에 따라 내 계정을 매 순간 평가한다. 그리고 떠난 유저는 웬만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따라서 두 번째가 내가 한 방법이다. 돈 안 들이고, 유튜브 구독자 19명에서 100명으로 만든 방법. 패러디다. 우리는 창작자인 동시에 콘텐츠 소비자이기 때문에 채널을 만들기 전후 자주 보는 숏폼 채널이 있다. 혹은 유튜브에 접속했을 때 메인페이지에서 유튜브 알고리즘이 내게 보여주려는 쇼츠가 반드시 있다.
그런 쇼츠 중에 조회수가 최소 100만이 넘는 영상을 찾아라. 해당 채널의 구독자 수가 적은데 조회수 100만, 200만이 나오면 더 좋다. 쇼츠에는 해당 영상의 사운드를 빌려 내 영상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 있다.
다음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더빙 채널, <깃털 유머>님의 영상이다. 모비일 기준으로 설명하겠다.
1. 붉은색으로 표시한 부분을 클릭.
2. 붉은 색으로 표시한 부분에 따라 영상의 음원을 저장한 뒤 다음 영상 만들 때 이용하면 된다.
주의사항 아무리 패러디 영상의 음원을 사용하더라도 내 영상 또한 잘 만들어야 조회수가 잘 나온다. 그리고 영상을 패러디할 거면 해당 영상의 제목도 패러디하길 바란다. 그래야 조회수가 높다.
아무튼 나는 패러디를 통해 구독자 100명이 됐다. 패러디 영상을 보고 구독한 사람은 당연히 있었고, 내 채널 페이지에 직접 들어 와 내가 지금까지 올린 영상을 시청한 뒤 구독한 사람도 왕왕 있었기 때문이다.
이 경험을 기반으로 나는 알게 됐다. 잘 만든 영상의 기준이, 유튜브 세계에서 몹시 높다는 걸.
유튜브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시청 지속률만큼이나 중요한 게 시청자 참여도다. 그리고 내 구독자를 단번에 상승시켜 준 패러디 영상의 시청자 참여도는 70%다.
평소 내 시청자 참여도가 47~ 60% 사이인 걸 돌이켜 보니 알고리즘이 왜 내 영상은 안 밀어주는지 알겠더라. 내 영상 시청 지속률이 75~ 100%가 넘어도 유튜브 알고리즘 입장에서 나는 영상을 못 만드는 사람이었던 거다.
한편, 남의 영상을 패러디하면 이득만큼이나 충격적인 부작용이 존재한다. 바로 패러디한 영상의 성적이 잘 나오면 잘 나올수록 내 채널의 알고리즘이 바뀐다는 거다.
그렇다면 채널의 알고리즘이 바뀌면 어떻게 되느냐.
위에서 47~ 60% 사이였다고 밝혔던 시청자 참여도가 9~ 30%로 내려간다. 당연히 조회수에 안 좋다. 그리고 시청자 참여도가 이따위로 나오는 기간 안에는 새로운 구독자도 없다. 경험상 이 시절 새로 생긴 새 구독자는 모두 패러디 영상을 통해 생긴 구독자였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인기 영상의 패러디를 추천한다. 박살 난 시청자 참여도는 잘 만든 영상 4개 내외를 올리면 복구되기 때문이다. 간단한 산수다. 구독자 19명 시절에 내가 잘 만든 영상 4개를 올렸다고 구독자 100명이 될 수는 없었을 거다.
알고리즘이 복구된 기준은 시청자 참여도와 새 구독자 증가다. 패러디 후 4번째 영상 만에 겨우 복구한 나의 영상 성적은 다음과 같다.
패러디 영상 조회수가 4만이었던 걸 생각하면 갈 길이 멀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난 또 실수했다.
현재 내가 쓴 웹소설 [날 싫어하는 남의 편]이 네이버 시리즈에 프리패스라는, 일정 시간 무료로 볼 수 있는 이벤트에 들어갔는데 홍보를 너무 노골적으로 하는 바람에 홍보 영상을 재미없게 만들었던 거다.
이 점은 틱톡, 인스타그램, 유튜브 모두에 적용되어서 지금 내 계정 조회수가 박살 나고 있다. 브런치북 소재가 마르지 않는다.
그래도 이 일로 내 치명적인 실수를 하나 알게 되어서 다행이다. 소재 관련 해시태그를 돌려 막기 하되, 내 계정명과 작가명도 해시태그에 넣었어야 했는데 그걸 넣지 않았다는 치명적인 실수 말이다.
당신은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란다.
그럼 이왕 조회수 박살 난 거 당분간 이 순간을 즐기면서 해시태그나 쌓아가야겠다.
참고로 언젠가 혹은 지금 당신이 숏폼을 만들고 있다면 당신도 이미 알거나 아시게 될 거다. 숏폼을 만드는 일이 카지노에 앉아 슬롯머신 돌리는 일과 비슷하다는 걸. 조회수에 일희일비한 꼴에 나 자신이 한없이 멍청해진 기분이고, 밑도 끝도 없이 수렁에서 헤매는 기분이다. 지금.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숏폼을 만들어야 한다. 살아남아야하니까.
요새 내 틱톡 피드는 해외 로맨스 판타지 작가들과 독자들의 북톡으로 가득 차 있다. 언젠가 내 책도 해외에 번역/출간되어서 그네들의 북톡 소재가 되길 바라본다. 그리고 국내 작가님들 중에서 숏폼을 시작하는 작가님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럼 다음 주에는 직접 사용해 본 숏폼 소재와 함께 찾아오겠다.
덧붙여 아무리 개인 경험을 가감 없이 서술했어도, 남에게는 내가 한 멍청한 짓 하지 말라고 [먹고살려고 인플루언서 하려고요]를 쓰고 있음에도 이런 나를 아니꼽게 볼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니까 [날 싫어하는 남의 편]을 읽으러 오셔라.
해당 소설은 네이버 시리즈 로맨스판타지 신작 소설 랭킹 32위> 20위> 13위> 19위> 17위> 12위로 위를 향해 차근차근 등반 중이다.
프리패스 이벤트 끝날 날이 얼마 안 남았다. 내가 어떤 글을 팔기 위해 이 노력을 하는지는 알고 싫어하셔야지.
아니면 [먹고살려고 인플루언서 하려고요] 1화를 읽어주시면 좋다. 내가 당신의 러닝메이트를 꿈꾼다는 걸 알게 되실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