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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무 Apr 06. 2016

한나무의 중국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시아나 OZ336

북경 수도 국제 공항
그러니까 말이죠. 그 계약서는 이쪽에서 먼저 보낼거고요 받으시면 수정사항 있는지 확인해주시면 됩니다."



내선 탑승수속 정거장에서 한 중년의 회사원이 타며 다급하게 통화를 한다. 북경수도국제공항 제 3 터미널, 17:30분에 출발하는 베이징발 서울 인천국제공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동으로 향하는 모노레일 안에는 여기저기 한국사람들의 대화소리가 들렸다.  


금요일 오후 17시 30분 항공편.


북경에서 2시간 거리의 인천공항에 도착하면 한국시각 금요일 저녁 20시 30분이다.

한국과 중국은 1시간의 시차가 있다. 출장왔다가 돌아가기에 13시 비행기를 타기에는 금요일 오전이 다 날아가는 것 같고, 그렇다고 저녁항공편이 몰려있는 19시 이후 시간은 인천에 착륙해 서울까지 가면 늦은밤이 되기 때문에 괜시리 불금마저 내것이 아닌 듯한 느낌이라 출장을 왔다가 귀국하는 출장자들에게 오전미팅 한두개 하고 돌아갈 수 있는 오후 17시 30분편은 그야말로 황금편이다.

그동안 탔던 한국행 비행기에 중국인 요우커(여행객)들이 대부분이었다면 OZ336에는 거의 대부분이 직장인이나 사업가들로 대체로 40~50대의 남성들이었던 그날의 비행은 매우 인상깊었다.


국제무역센터 앞 CCTV 빌딩, 마천루의 대표적인 스카이라인



나는 중국 베이징에서 직장생활을 한지 8년차에 접어든 직장인이다. 베이징은 대학교때 한 번 여행을 와본 것 외에는 경험도 지인도 없는 낯선 곳이었고, 처음에 올때는 누구나 그렇듯 내가 이렇게 오래 있으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단지 한 1년 정도 해외에서 일해보는 좋은 경험을 하고 돌아오자 정도의 가볍고 경쾌한 마음으로 밟은 이곳은 여덟번의 봄을 맞으며 해가 다르게 변해가는 모습에 아직도 적응중인 것만 같다.


그 금요일 오후 17시 30분, 북경발 인천행 비행기에서 내가 본 것은 한국과 중국간의 비즈니스가 과거에 비해 얼마나 활발해졌는지, 혹은 얼마나 절실해졌는지, 그러나 여전히 나이많은 임원급과 시니어급 위주라는 하나의 단면을 목격하며, 한국회사의 중국법인에서 7년간 일하다 로컬 중국회사로 이직한지 1년이 채 안된 지금 내가 회사와 조직에서 느끼는 것들이 조금씩 투영되기 시작했다.


앞으로 이 공간을 통해 ‘한나무의 중국 이야기’ 라는 주제의 글들을 연재해나갈 계획이다. 여기에는 중국으로 해외취업을 하게 된 계기와 이곳에서 일하며 느낀 것들, 한국기업문화와 중국기업문화의 차이, 그리고 중국 비즈니스 문화나 트렌드와 같은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며 중국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과 소통하고 싶다.

중국은 가깝지만 매우 낯선 나라인 것은 분명하다. 같은 아시아권이라고 편하게 접근했다가 매우 다른 면모를 보며 당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조금 더 마음을 열고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면 분명 이들과 더불어 일하며 서로가 서로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있다고 믿는다. 같이 그 길을 찾아가고 싶다.
베이징 핫 플레이스 산리툰, 이제는 매우 세련된 중국젊은이들의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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