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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나무 Mar 30. 2018

나의 아저씨 4회

성실한 무기징역수와 너무 일찍 커버린 상처받은 아이

나의 아저씨 3회를 보는게 너무 힘이 들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우울하고 어둡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16회 중에서 1,2회까지 보고 더 볼지 말지 결정하는데 나는 1회에서 이미 이 드라마 봐야겠다고 결정을 했는데 3회를 보고 그 결정이 망설여졌다.


너무 일찍 커버린 스물한살의 이지안과 성실한 무기징역수로,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삶을 꾸역꾸역 살고있는 마흔다섯살의 박동훈.


그들은 삶의 어느 순간 원치않게 엮여버린다.


삶과 죽음의 경계를 대하는 태도가 소름끼치도록 냉정하게 침착한 사람들.

울지 않는 사람들.

감정을 내보이지도 크게 동요하지도 않고 마치 미래가 없는 수감생활을 하는 죄수처럼 삶이라는 감옥에 갇힌 사람들.

그러나 그것은 나와 우리도 느끼고 사는 어쩌면 굉장히 평범한 감정인 것을 드라마는 전하고 있다.


4회에서 박동훈의 형 박상훈이 도시락을 먹다 나와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으려 어쩔 수 없이 몸을 굽혀 주저앉았을 때 그대로 주저앉아 고개를 숙이는 연출에서 마음이 쿵 하더라.

삼형제 어머니 고두심의 연기도, 입은 웃는데 눈은 울고있는 50도 안돼 실직하고 사업까지 망해 신용불량자가 된 중년을 연기하는 배우의 얼굴도 다 좋다.

무엇보다

위태로운데 그동안 무탈하게 버텨온 마흔 다섯살의 박동훈을 나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보고있으면 나도 덩달아 마음이 쓸쓸해지는,

과연 이 드라마는 우리가 살고있는 지금 이 사회를 어떻게 비추는 것일까,

무거운 마음으로 묵묵히 따라가보려고 한다.


분명히

또 오해영의 박해영 작가님이

이렇게 전혀 다른 이야기륻 들고나왔다면

뭔가 하려는 말이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사실은 또 오해영도 좋았던 이유가

지독하게 현실이고

지독하게 나 같아서

그리고 집요하게 마음의 바닥을 후벼파는 구석이 있어서였으니까.


#사진없는드라마리뷰

#그냥아무거나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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