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아픈 사람 둘이 누워 있는 밤

아프고 흔들릴 때 잠시 멈춰서는 법

by namoo

아프고 흔들릴 때 잠시 멈춰서는 법

"콜록콜록 콜록콜록"

"캬악---"

"콜록콜록"


남편이 감기에 걸렸다. 목이 칼칼한 지 계속 기침을 하고 가래가 생겨 불편한 지 목을 가다듬기 위해 카악 카악소리를 낸다. 밤에는 유난히 기침이 더 심해져서 자다가도 기침을 하고 큼큼 목을 가다듬는다. 잠을 제대로 못 자고 계속 뒤척이는 남편을 나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최근에 새로운 한의원을 소개받았다. 한의원도 주전공이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이전에 갔던 한의원은 근육 위주로 관리를 해주고 아픈 곳에 침을 놓는 곳이었다면, 이번에 가게 된 한의원에서는 상담을 길게 하고 생활습관에 대해 케어해 주고 약을 지어준다.


한의사가 처방해 준 것 중에 가장 강조한 것은 잠이다. 메니에르 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무조건" 잠을 잘 자야 한다고 했다. 많이 자고 푹 자야 한다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나는 원래 규칙적으로 자는 편이다. 대략 11시 전후로 자고 아침 6시 전후로 일어난다.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점심 식사 후에 가능하면 잠시라도 산책을 하거나 저녁 식사 후에도 시간이 허락되면 3-4km를 걷는다. 주기적으로 필라테스도 한다. 이러한 규칙적인 운동 습관이 잠을 이루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느낀다.


저녁이 되면 환한 LED를 소등하고 아로마 향초 등을 켜놓는데 왠지 몸도 곧 자야 한다는 것을 아는지 릴랙스 되는 기분이다. 언젠가부터 자기 전에 마그네슘을 먹고 캐모마일 차 한 잔 마시는데 그러면 왠지 더 자고 싶은 기분이 든다. 최근에 아로마 필로우 스프레이를 선물로 받아서 베개에 칙칙 뿌리면, 눕자마자 기분 좋게 스르르 잠에 빠져든다.


그런데 최근 이명과 어지럼증으로 인해 수면의 질이 현저히 떨어졌다. 뇌가 심히 각성되어 있는 것 같고 평소대로 잠 잘 준비를 해도 몸이 반응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잠이 중요하다고 하니 갑자기 잠자는 것이 매우 중요한 숙제가 되어버린 것 같은 부담감이 생겼다.


사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다음 날이면 정신은 몽롱하고 머리는 띵한 상태로 어지러움증이 더 심해진다. 게다가 귀울림과 먹먹함이 심해지고 이명 소리가 커져서 사실상 매우 정신없는 상태가 된다. 그래서 잘 자야 한다는 것에 매우 동의되고 꼭 잘고 싶어졌다.


'그래, 이제 더 잘 자야 한다. 아프니까 더 잘 자야지. 푹 자야 한다. 많이 자야 한다...'


"콜록콜록"


내 생각을 들었다는 듯이 남편이 계속 기침을 하면서 뒤척인다. 스스스 잠이 들려고 하다가도 콜록 소리를 들으면 다시 번뜩 정신이 들고 잠이 스르르 들려고 하면 큼큼 가래 다듬는 소리에 다시 정신이 번쩍 든다. 몇 차례 반복되면 어느새 잠이 멀리 달아나 있다. 그렇게 같이 뒤척이다 깨면 잠을 제대로 못 이룬 상태로 맞이할 하루가 어떨지 불안하고 걱정이 몰려왔다.


"콜록콜록"


'그래, 아프겠지.. 당사자는 얼마나 괴롭겠어. 잠도 못 자고 목도 아프고 기침도 하고. 힘.들.겠.지.

그런데 기침이란 게 원래 못 참는 것인가? 좀 참을 수 있지 않나?

아니야, 기침 참기는 힘들지.

그렇다고 저렇게 큰 소리로 기침해야 하나? 기침 소리가 이렇게까지 클 일인가?

아니야, 작게 하는데 밤이라 크게 들리는 것이겠지.

기침 소리가 왜 이렇게 당당해? 너무 이기적인 것 아니야?'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는 순간 풉... 하며 웃음이 나왔다. 기침한다고 이기적이라고 하는 것은 좀 너무 했다 싶은 미안함과 두 환자가 누워있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나온 실소였다. 어찌 보면 내가 더 이기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가 참 어렵구나. 내 몸이 아프면 세상에서 나만 가장 아픈 사람인 것 같고 모두가 나를 위해주어야 할 것 같고 내가 먼저 인 것 같은 이 이기적인 마음...


그래, 기침은 참기 힘들지.

다시 잠을 청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