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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산책 Mar 05. 2020

방탄소년단,
'신명'을 만나야 자기를 실현한다


 세상이 멈춘 듯 답답하기만 하고 아픈 이때, 우리에게 봄소식 같은 존재는 참 귀하다.
웃을 일이 없어도 보고 있으면 웃게 만들어 주는 존재. 매일같이 기분 좋은 소식을 물어 오는 제비처럼 경쾌함을 전해오는 소년들. 바로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의 새 앨범이 빌보드 200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신곡 < ON >이 빌보드 100 차트에서 4위에 올랐다는 소식 그리고 세계 5대 음악 시장 모두에서 앨범 판매 1위라는 놀라운 기록까지 보유하게 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자주 들려오는 그들의 낭보가 이젠 당연함으로 받아들여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들이 이룬 것은 '개인의 극복'을 뛰어넘어 '집단 치유'라는 현상을 가져온 차원이 다른 성취이며, 세계를 향해 끝없이 확장하고 있는 영향력이라는 점에서 그 어떤 성취와도 다르다.
실제로 미국의 포브스지는 빌보드 소식이 있은 후 이런 기사를 내보냈다. "BTS는 '인기 K팝 그룹'이 아니다. 그냥 한마디로 엄청난 스타이자 수십 년간 유례가 없던 세계적 현상이다" 
 
 현상. 우리는 다른 K팝 그룹이나 스타들에게 이 말을 쓰지 않는다. 오직 BTS 앞에만 붙어있는 수식어이다. 
 

 비틀즈 이후로 최고의 아니 그 이상의 '놀라운 충성도를 지닌' '폭발적인 감성을 보여주는' 팬덤. BTS를 볼 수만 있다면 며칠씩 길 위에서 노숙을 해도 상관이 없고, 몇 달씩 돈을 모아 콘서트를 가고, 심지어 그들의 '얼굴'이 되기 위해 스스로 헌혈을 하고 기부를 하고 앞장서서 선행을 하는 팬들의 모습. 


그들의 맑은 걸음만큼 맑게 피어나는 마음들, 그것이 BTS 현상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향해 '광적인 기쁨'을 표현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 그러나 'BTS 아미'가 놀라운 점은 그들 스스로가 '선한 의지'를 행사하고 '선한 영향력'을 꾸준히 더 크게 삶 속에서 실천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스스로 깨어있는 의식들'의 명민한 움직임과도 같다. 그처럼 
 
 부단히 스스로를 깨고 나오려는 어떤 의지. 매우 강렬한 어떤 마음의 동기.
 
 표면적으로 우리는 그것이 'BTS라는 존재가 주는 커다란 위로'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라'는 삶에 대한 긍정의 메시지로부터 온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는 이 강력한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BTS 현상에는 '종교적 색채'가 흐르고 있다는 것에 우린 주목해야 한다. 
 
 '종교적' 이 부분에 방탄소년단의 다름이 있다. 그들에게는 어떤 '정신적인 변용'을 이끌어내는 큰 힘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여기서 'BTS현상이 파생시킨 엄청난 힘'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목격할 수 있다. 저 맹랑한 소녀들이 청춘들이, 그러한 메시지를 학교에서 책에서 시민단체의 구호에서 배웠다면 그토록 온 마음을 다해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었을까? 아니다. 즉 그들 팬덤의 '자발적인 선한 의지'는 죽어있는 지식에서 체득한 것이 아닌 '살아있는 존재'에게 감화를 받은 것이기에 그토록 마음을 울리고 나아가 스스로를 바꾼 힘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그들 자체로 우리 안의 '신명'을 깨우는 BTS


 'BTS 라는 존재'에게 우리는 어떤 힘을 살아 숨 쉬는 목소리로 전해받는다. 그들과 만나는 순간 어떤 활력, 역동적인 것, 기운이 들어찬 에너지를 건네받는 것이다. 그 생동하는 강한 힘을 느끼는 것, 여기에 '종교적'에 대한 단서가 있으며 BTS 팬들이 여타 팬덤과 선명하게 구별되는 지점이 있다. 

 바로 BTS를 깊이 사랑하게 된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들이 매우 힘들었을 때 BTS가 자신들을 일으켜준 힘이 되었다고 말한다. 자살을 하고 싶었다가 우연히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다거나, 심지어 자폐아들이 그들의 음악을 듣고 상태가 매우 호전된 사례들은 수도 없이 많다. 이 글을 쓰는 필자 또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을 때 같은 경험을 하였었다.   

 '죽고 싶었던 나를 살렸다' '나를 구원했다' 어떤 가수를 좋아한다 하여 이러한 말들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그것은 단순한 위로의 차원을 넘어 개개인의 내면에 어떤 '강력한 변화가 일어났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보통 종교적인 현상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BTS를 만난 세계의 수많은 팬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즉 

 

 그들 팬들은 BTS와 접속함으로 어떤 섬광을 만났고, 그것이 내면에 바람을 일으켜 스스로 빛이 되는 '신적 체험'을 한 것이다. '신명 현상'이다. 

순수하고 맑은 존재를 만난다는 것, 신명을 경험하는 것

   

 그것은 '사랑에 빠진 순간'과 같다. 우리는 사랑을 할 때 어떤 강렬한 감정을 느끼고 그 순간을 유일무이한 섬광이 스친 순간으로 기억한다. 그 섬광은 바로 '원형'이라는 순수한 에너지로부터 온 것이기에 우리는 그 순간 '신의 존재를 느끼고' 그렇기에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BTS가 강력한 사랑 에너지로 기능하는 것은, 그들 팬들이 '스스로의 구원'이라는 '신적 체험'을 함으로써 맞닥뜨리게 된 '자기 변용'의 결과이다.


 '진정한 치료란 신의 존재를 느끼는 것'이라고 융은 말하였다. 순수한 존재를 통해 우리는 '사랑'이라 불리는 힘인 '원형'을 만나고, 그 '신명'의 순간이 자기 변용을 끌어내어 병든 마음을 치료하는 것이다. 신명 자체가 강력한 원형적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융이 말한 '자기실현'이란 균형을 잃어 아픈 나를 회복하는 것, '신명을 만나 나 자신이 되는 것'이다.
 
 '신이 나야' 즐겁다. '신명이 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 신명이 우리를 움직이는 근원적인 힘이고 그 힘으로 우리는 창조성을 복원하여 나를 본래의 자리로 돌아가게 한다. 
자신의 커다란 그림자까지를 모두 끌어안은 소년들. 그 자기 수용의 마음이 신명을 만나 소년들은 '나 자신'이 되었고 '자기를 실현' 하였다.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 역시 그 신명 따라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고,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되고 있는 중이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우리도 소년들처럼, 은은한 미소로 삶을 신명나게 영접하는 나를 만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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