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이나물을 한번 맛본 사람은 누구도 그 맛을 잊을 수 없다. 깊고 적당한 마늘의 풍미와 옹골찬 기운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며 입맛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오감이 예민하다 보니 감각으로 전해지는 사물의 느낌과 다름을 세심하게 잘 구별하는 편이다. 명이나물은 그 어떤 풀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첫인상부터 매우 강렬하였다. 더구나 ‘곰의 마늘’이라는 것을 안 이상, 이 묘하고 신박한 풀에 대한 호기심은 지구 전체를 뒤지고 인류의 상식까지를 뒤엎는 사유로까지 나를 데리고 갔다. 명이나물이란 말은 울릉도 산마늘을 지칭하는 용어이기에 본 글에서는 산마늘로 하고자 하며, 본글의 추론 내용들은 순전히! 필자의 ‘발칙한 상상에 근거한 이야기’ 일뿐임을 말해두고자 한다.
유럽의 산마늘 학명인 ‘Allium ursinum’을 검색해보았다. 학명 이름은 라틴어인데 저 말의 라틴어 뜻 자체가 ‘곰의 마늘’이다. 즉 적어도 산마늘이 ‘곰의 마늘’로 불리게 된 것이 지금과 같은 영어나 불어가 생겨나기 이전인 라틴어를 쓰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감을 뜻한다. 유럽의 켈트족과 독일인들에게 알려진 매우 오래된 ‘약용 식물’이며 이들의 고대 유적지인 신석기시대 거주지에서 산마늘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예로부터 유럽에서는 산마늘이 ‘백마술’과 관련된 ‘마법의 식물’로 여겨졌다는 것이다. 보통 마법은 ‘백마술’과 ‘흑마술’이 있다고 전해진다. 백마술은 말 그대로 ‘모두를 이롭게 하는 마법’이고 흑마술은 그와 반대되는 마법이다. 판타지 이야기에 나오는 ‘선한 영웅과 악당의 대립’은 그것을 차용한 것이다. 이러한 전설까지 내려오는 것을 보면 켈트 신화 안에서 산마늘은 ‘선’의 상징으로 무수히 언급되었을 것이다. (유럽 명이나물 ‘Allium ursinum’ 위키백과 번역 : http://bitly.kr/bxstwwaWl)
얼마 전 나왔던 < 메리와 마법의 꽃 >이라는 애니메이션이 생각났다. 주인공인 메리가 강력한 마법을 갖게 해주는 신비한 꽃을 발견하는데 그것이 아마도 산마늘 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꽃 모양을 독초인 은방울꽃 모양으로 한 것은 ‘마법의 힘 같은 건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위한 의도성이라 생각된다)
주의해서 보아야 할 것은 서식지가 ‘유라시아’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래도록 잊고 살았던 단어 유라시아다. 그렇다. 아시아와 유럽은 한 대륙으로 이어져있다. 그것이 무엇이었든 어떤 것이 발원지에서 전파될 때 그 경로는 언제나 실크로드처럼 ‘직접 전달’이나 ‘직접 소통’의 방식으로 이루어졌었다. 고대의 토기 전파 경로와 같은 문명 전파는 언제나 아시아 내에서만 유럽 내에서만 이루어졌던 것이 아닌 ‘유라시아 대륙 전체’로 확장하여 이루어졌었다. 고대인들이 지구의 모든 곳으로 무수히 집단 이동을 하였었고 새로운 주거지에 정착하게 된 흔적과 역사는 지구의 모든 곳에 남아 있다. 고대 동아시아인들이 알류산 열도를 건너 아메리카로 넘어간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선조임이 밝혀진 것처럼 말이다.
이것은 나의 의견이 아니라 실제 고대의 역사가 그러했다. < 신의 지문 >의 저자 그레이엄 핸콕 또한 이것을 분명히 언급하였었다. "고대 지구는 단일 문명권이었다" 지구의 모든 곳에서 발견되는 고대 문명의 형태들과 문자들이 대부분 일치한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 말은 ‘단겐’과 ‘단군’은 실제로, 같은 뜻을 지닌 같은 어원에서 출발한 하나의 동일한 말을 뜻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세계에 남아 있는 언어들이 원래부터 서로 다른 다양한 언어들이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유사한 뿌리에서 파생된 ‘형제들’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등은 ‘인도-유럽어’라 하여 그 어휘들이 대부분 일치하고 고대 라틴어나 고대 그리스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고 고대 인도어로 알려진 산스크리트어와 닿아 있다. 그랬기에 영국의 문헌학자 ‘윌리엄 존스’는 유럽어와 산스크리트어의 뿌리가 같음을 발견했고 1904년 ‘옥스퍼드-산스크리트어 사전'이 편찬되기에 이른다. 산스크리트라는 말은 ‘완성된 언어’라는 뜻이다.
또 다른 언어의 축으로 한국어가 포함된 ‘우랄-알타이어’가 있다. 그 언어들은 ‘투르크계’ 인종이라는 동북 아시아 지역으로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아시아 대륙 자체가 유럽과 연결되어 있는데, 고대인들은 그 모든 대륙을 이동하였었는데 하물며 언어라고 서로 고립된 채 ‘명확한 구별’이 있었을까? 현재의 유럽어를 하필 인도와만 같은 계열이라고 묶어 놓은 것도 사실 합리적이지 않다고 본다. 인도는 유럽에게 히말라야라는 세계 최고의 험준한 산맥 너머에 있는 나라이다. 초원만 내달리면 당도할 수 있는 시베리아 너머의 아시아와 인도 중에 어느 지역이 더 유럽에게 용이한 접근지였을까? 그런 것들을 추론해 보는 것은 망상이 아니라 오히려 합리적인 사유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현재의 모든 유럽 언어들은 어쩌면 궁극적으로 저 유라시아 동쪽 대륙의 언어들과도 연결되어 있고, 산스크리트어 또한 한국어를 포함한 동북아 언어들과도 연결되어 있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실제로 산스크리트어는 고대 마야나 잉카인들의 문자나 해저 고대문명에서 출토되는 문자들과 형태가 비슷하다. 어쩌면 인도 대륙에 고립되어 있던 언어가 아닌 전 지구에서 고르게 사용되었던 ‘고대 지구 단일 문명의 언어’에 가까웠다는 것이 더 설득력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산스크리트어는 모든 언어권에서 그 형태와 음운이 남아 있으며 고대 불경의 한자 음차와도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언어를 현재처럼 구별하는 기준 자체가 그렇게 신빙성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 글에서 산마늘 자생지가 옛 켈트인들의 거주지와 일치한다는 말을 했다. 프랑스 전역과 스위스, 독일 남부 그리고 아일랜드와 영국. 프랑스 원주민인 갈리아인들은 아마도 그들과 같은 혈통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프랑스 전역에서 출토되는 고대 유물들이 아일랜드나 영국에서 출토되는 고대 유물들과 같은 형태이기 때문이다. 원발음으로는 셀틱(Celtic)이라 부르는 켈트인들과 한 뿌리였을지 모를 갈리아인들. 프랑스 땅은 원래 갈리아인들의 땅이었고 불과 몇백년 전까지도 세계지도에서 프랑스는 ‘Gallia(갈리아)'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현재 프랑스라는 이름은 벨기에 쪽에 있던 당시 ‘Frank 왕국’이 남하하여 생겨난 이름이다.
여기서 ‘갈리아’라는 이름에 대한 재미난 상상을 할 수 있다. Gallia. 이 말은 갈리아어(고대 게일어)이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어와 매우 흡사하다. 바로 Garlic. ‘마늘’이다. 어쩌면 갈리아인들은 ‘산마늘을 먹고살던 사람들’이었지 않았을까? 그래서 이런 이름이 붙여지게 된 건 아닐까? 갈리아인(골족)을 뜻하는 ‘Gaule골’은 ‘Gaum곰’과 음도 비슷하다. 그렇다면 갈리아인들의 조상이 적어도 ‘곰’과 연관이 있고 그렇기에 그들이 먹는 마늘은 ‘곰의 마늘’이 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곰의 마늘과 단겐과 단군신화 그리고 갈리아. 그 연결고리는 언젠가는 풀릴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이미 많은 언어학자들과 신화학자들은 그 진실을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밖으로 말하지 않았을 뿐.
* 본글과 이어지는 1편 이야기
https://brunch.co.kr/@namoosanchek/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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