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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산책 Oct 16. 2023

프랑스 BTS 파티에, 작가로 초대된 이야기

<BTS 오디세이> 태국판 출간소식


2년여만에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쓰고, 별 거 아닌 글이지만 참 마음이 따뜻했답니다. 여전히 저를 기억해주시고 기다려주신 독자분들이 계시다는 것, 따스한 바람 한 조각 스친 듯 마음이 몽글몽글 거렸어요.

앞으로 그게 무엇이든 다시, 저의 이 공간에서 끄적끄적 꺼내보려 합니다. 내 안에서 나오고 싶었던 것들, 나와야 하는 것들이 여전히 많이 있음을 아니까요. 시간이 흘러감처럼 내 맘도 따라 이런저런 모양으로 흘러흘러 왔으니, 그 수많은 모양들 하나의 목소리로 담아 건넬 수 있다면, 하면서요.     


그 전에 그간 있었던 작은 소식들 전해드려요. 얼마 전 태국에서 제 책 <BTS 오디세이>가 출간되었답니다. 태국 아미들이 작가에게 많이 고마워하고 있다고 해요. 번역을 하신 분도 번역을 하며 매우 행복했다고 하고요. 아미인 출판사 편집자도 제 책을 통해 정신적으로 큰 위로를 받았고 BTS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인스타 DM을 주셨어요. 참 감사한 일이죠. 책 표지에 보라색 고래가 날아오르고 있어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지금 태국에서 책이 날아오고 있다고 해요. 제게 보내주려고요.


나무 산책 작가 인스타
https://www.instagram.com/bts_odyssey


태국판 <BTS 오디세이> 표지
태국 출판사 인스타 프로모션 게시물들


더 재밌는 얘기 들려드릴게요. 지난 6월 프랑스 BTS 팬클럽이 준비하고 Paris에서 열린 BTS 10주년 생일파티에 작가로 초대받아 다녀왔답니다. 한국에서도 한 적 없는 '작가와의 문답'을 무대에 올라 프랑스 독자들 앞에서 간단히 하기도 했고, 사인회도 마련해주어 했어요. 프랑스 팬들이 한국어로 된 제 책을 사가기도 했고요. 책 소개와 책 속 글들 5개를 프랑스어로 통번역한 자료를 가져갔지요. 사인은 한국어로 해주었어요. "릴루에게, 아름다운 오늘 반가워요, 보라해요" 모두들 너무나 좋아했답니다!


1. 당신은 이 책을 왜 썼습니까?  "제가 저 자신을 완전히 잃었을 때, 융을 통해 나 자신을 일으키고 있었고 그때 우연히 BTS를 보았습니다. 그들의 메시지. 그들이 융과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은 순간 저는 전율했어요. 그리고 전 세계의 수많은 팬들이 저와 같은 어둠의 터널을 지나 BTS를 통해 스스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BTS의 그 아름다운 사랑을 세상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2. 무엇이 당신으로 하여금 그것을 하고싶게 했습니까?  "내가 융과 BTS를 통해 나를 일으킨 것처럼, 다른 이들도 그들 자신의 고유한 목소리를 따라 스스로를 일으키기를 바랬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불행했고, 그것을 시작함으로 진짜 나를 만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있는 그대로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랬습니다."

태국판 <BTS 오디세이> 책속 이미지, 인스타, 북마크


3. 이 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까?  "내게 오는 모든 고통은,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해 내게 오는 거라는 것, 그러니 두려움없이 나아가라는 것. 우리의 존재 가치는 외부의 인정이나 이해가 필요없다는 것, 그것은 오직 내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할 때만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그때 나의 현실과 나의 삶이 아름답게 변용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처럼요."


4. 당신 책에서 읽어주고 싶은 문장을 한국말로 읽어주실 수 있나요?  "내가 저 아이들을 보며 위로를 받는 것은, 사람들이 들꽃을 보며 위로를 받는 것과 같아."(팬클럽 회장 크리스텔이 옆에서, 같은 문장을 내가 준비한 프랑스어 문장으로 다시 읽어줍니다. 크리스텔은 이 문장을 제일 좋아한대요)


"머나먼 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왔다. 단지 나 자신이 되기 위하여. 그것을 위해 나는, 누군가의 인정을 받아야만 하거나 누군가의 이해를 받을 필요가 없었다. 누군가의 만족을 위해 애쓸 필요도, 무언가가 되어야 하거나 무엇이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필요도 없었다. 내가 할 일은 그저, 있는 그대로의 나를 표현하고 내 모습 그대로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내가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사는 것이며, 이 세상과 모든 이들과 진정으로 만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파리 BTS 10주년 행사 + 내 책 태국출판사 프로모션


눈을 반짝이면 듣고 있던 프랑스 팬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를 쳐주더군요. 그리고 내게 사인을 받으며 이렇게 말했답니다. "작가님 말씀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이 작업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아이와 나이가 같은 중학생 친구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말하더군요. "이책을 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 친구는 다음날 제게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 이런 말을 했어요. "작가님은 제가 삶에 눈을 뜨게 해주셨어요" "저는 학교에서 앞에 나가 친구들에게 작가님의 문장들을 읽어주었어요. 모두가 좋아했답니다." 이것은 꿈인가? 싶었답니다.

맨 뒤에서 물개 박수를 쳐주시던 프랑스 할머니는 제가 고마움을 전하자, 저를 껴안으며 우셨어요. "니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이제는 괜찮은거지? 나도 너무 힘들었어. BTS 만나 정말 괜찮아졌어. 니가 행복하길 바래" 제가 손을 대기만 하면 울던 사람들을 보며, 그날 행사를 주최했던 운영진들이 너무 놀라워했답니다.

프랑스 BTS 10주년 작가 사인회 모습 + 태국판 내 책


"너 그거 알아? 니가 사람들 다 울렸어. 너는 오늘의 빛이었어. 오늘 와줘서 너무 고마워" 고마운건 나인데 모두가 저에게 그 말을 해주었어요. 회장 크리스텔은 저를 한참동안 으스러지게 껴안아 주었답니다. "빛나는 너를 모실 수 있는 영광을 우리에게 줘서 너무 고마워. 오늘 넌 우리의 빛이었어." 하늘에서 한없는 은총이 내리는 기분. 한없는 감사함 속에 있던 날이었답니다. 그런 참으로 고마운 시간이 있었어요.


이날 저를 초대해주었던 팬클럽 회장 크리스텔은 대학생이 된 K-pop팬 딸과 올 여름 깜짝 한국 여행을 오기도 했답니다. 가족들 일로 정신없던 와중에도 이 곳까지 와준 친구들을 위해 한정식도 대접하고 가로수길 소품샵도 데려가고, 명동에서 제일 맛있는 갈비집도 데려가고 흑임자 아이스크림도 사주었어요. 너무 즐거워하던 모습에 마음이 따뜻했답니다. 그리고 정말 놀랬어요. 명동거리의 반이, 매우 다양한 연령층의 유럽 여행객들로 채워진 것을 보면서요. 세상이 완전히 바뀌었음을 실감했네요.
  

태국판 <BTS 오디세이> 책속, 고래가 은하수 중심으로 점프해 들어가는 이미지, 나를 가장 잘 표현한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성큼 느껴집니다. 이 가을이 가면 곧 또 겨울이 오겠지요. 좋은 소식, 안좋은 소식, 그 많은 소식 앞에서도 무수한 변화 앞에서도 조금 더 의연하게 내 앞에 다가온 것들을 바라보는 날들. 그러한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차분한 시간들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러하기를 바랍니다.


인스타 하시는 독자님들 작가님들, 우리 인친 해요.
@bts_odyssey
https://www.instagram.com/bts_odys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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