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오래 바라본 사랑의 심리
1장. 보이지 않는 사랑
다가가지도,
떠나지도 못한 채
오래 서 있던 거리가 있었다.
그곳은
사랑이 시작된 자리도,
끝난 자리도 아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시간만 지나간 곳.
나는 그 사랑을
살아내지 않았다.
오래 바라보았다.
가까이 갈 수도,
돌아설 수도 없는 거리에
오래 서 있었다.
그 거리는
용기나
두려움 때문이 아니라
그 거리만이
사랑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돌아보면
그 사랑은
그 사람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그 시절의 나,
그때의 감각,
멈춰 있던 시간에
머물러 있었다.
살다 보면
보이지 않게
살아야 하는
순간이 있다.
드러낼 공간도,
말할 시간도
허락되지 않았던 시절.
나는 그 거리에서
울지도,
부르지도,
기다리지도 않았다.
다만 그 자리에
서 있던 나를
오래 바라보았다.
그래서 지금
나는 그 사랑을
다시 부르지 않는다.
그 사랑은
이미 나를 지나
풍경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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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된
아주 오래된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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