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베르겐으로
차창으로 보는 풍경은 밖에 나가 바람을 맞으며 보는 풍경과 미세하게 다르다. 냄새를 맡지 못하고 바람을 맞지 못해서일지는 몰라도 그저 시각적 감각만으로도 차이가 나는 것 같다.
노르웨이는 하이킹 코스가 유명하다는데 체력상 하이킹이 불가능한 나를 위해 기차와 배로 한 바퀴 도는 일정을 짠 남편한테 미안했다. 사진 속에서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는 아들한테도 미안하고.
눈과 풍경사이에 유리 한 장이 가로막았을 뿐인데 손을 맞잡아 체온을 나누지 않고 장갑을 낀 채 악수를 하는 것처럼 갑갑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친구를 만나도 나와 그들 사이에 맑지만 단단한 유리가 끼어있는 것 같았다. 서로를 보고 있지만 서로가 느끼는 공기의 온도는 다른, 서로의 말을 듣고 있지만 서로가 느끼는 바람의 결은 다른...
노르웨이여행에서 하이킹을 제외하니 페리-기차-산악열차 -페리 -기차의 연속이었다. 그런 스케줄 덕분인지 기차에서 내려올 때면 공기와 바람을 서로 맞바꾸며 마주하는 풍경이 너무 귀하게 느껴졌다. 마음껏 숨을 들이마시고 바람을 맞았다.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순간조차 귀했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