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베르겐 마을

피오르 근처 마을

by 구름따라

노르웨이 피오르 한 지류 끝자락에 풍경화처럼 들어선 마을을 배를 타고 지나가며 본다. 마치 그림동화 속 한 페이지 같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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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마을을 보고 있으면 나른한 햇살 속 거리 풍경이 그려진다. 아침 산책길에 운동복 차림의 중년여성이 이웃 아주머니를 만나서 활짝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그 여성이 저녁 장 보러 가는 길에 동네에서 뛰어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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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분노, 억압이 증발해 버린 곳. 미래에 대한 불안은 침투할 수 없는 곳, 크리스마스 스노볼을 감싸는 투명 유리가 저 마을을 보호해주고 있을 것 같다는 헛된 기대를 해본다.

실제로도 그럴까? 저들의 일상생활이 궁금해진다. 실제는 지붕 색처럼 알록달록 다양한 감정을 품고 때로는 억누르며 때로는 발산하며 살아가겠지. 그래도 저들은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폭포수에 어두운 감정을 잘 씻어 흘려보낼 것만 같은 것은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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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내 머릿속에는 이런 절경 속에 살면서도 이 풍경을 보며 덤덤해지는 순간이 올까, 하는 생각이 교차했다. 저 푸른 물결을 보며 푸른 우울을 느끼고 저 깎아내리는 절벽을 보며 참담함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까, 하는 생각. 어디에나 그 순간을 즐기지 못하는 사람은 있으니까.

여행을 꽤 했지만 마을의 모습을 보고 그들의 삶이 이렇게 궁금해진 적은 드문 것 같다.


노르웨이는 내게 다시 여행가고 싶은 나라가 아니라 가서 살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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