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_막혀 있다는 것의 의미

by Namu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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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체증은 늘 불편한 것으로 취급됩니다.

움직이지 않는 차들, 신호를 몇 번이나 보내야 하는 교차로,

계속 늘어지는 도착 시간.

누군가는 이를 시간의 낭비라고 부르고,

누군가는 하루의 피로를 더하는 구간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교통체증은 ‘멈춤’이 아니라

너무 많은 움직임이 한 곳에 겹쳐진 상태에 가깝습니다.

각자의 목적지, 각자의 하루,

각자의 사정이 한 방향으로 몰려

잠시 속도를 잃었을 뿐입니다.


차 안에서는 이상하게도

하루가 다시 떠오릅니다.

이미 지나온 일들,

아직 끝나지 않은 감정들,

집에 도착하면 해야 할 일들까지

모든 생각이 신호등처럼 차례를 기다립니다.

움직이지 않는 도로 위에서

사람들은 오히려 가장 바쁘게 생각합니다.


사진을 찍으며 저는

교통체증을 ‘답답한 장면’으로 기록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서로 다른 삶들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을 지나고 있다는

조용한 증거처럼 담고 싶었습니다.

빨간 브레이크등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오늘을 붙잡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도 인간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교통체증은

우리가 너무 각자 열심히 살고 있다는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잠시 멈추라는,

속도를 낮추고 주변을 보라는

도시의 방식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멈춰 있는 이 시간에도

삶은 분명히 흐르고 있으니까요.


막혀 있는 길 위에서

우리는 모두 같은 속도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군가 앞서 있지도,

누군가 뒤처져 있지도 않은 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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