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0대부터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어 이젠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역시 난 비주류 인생인 게 분명하다. 주말에 카톡이 수 시간이나 먹통이었다는 사실을 다음 날 뉴스를 보고 알았으니... 스마트폰 중독자 주제에 약간의 해탈마저 느꼈다. 마치 흡연자가 하루 금연했다고 자신을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하는 것과 비슷하다.
#2
확실히 뭔가 이상하다 느낀 건 카톡보단 티스토리였다. 내가 티스토리를 하는 건 아니다. 뭔가 구글에 검색하면 상위 노출로 뜨는 것이 티스토리 블로그인데, 모든 티스토리 블로그가 죄다 다운되어 있었다. 그걸 보며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티스토리는 카카오 소속이다. 그 옛날 다음이 티스토리를 인수하고 카카오가 다음을 인수하면서 자연스럽게 카카오 소속이 되었다. 다음은 다음 블로그라는 블로그 서비스를 하고 있어서 카카오는 애매하게 영역이 겹치는 서비스를 두 개 가지고 있는 셈이었다. 그래서였는지 몰라도 최근 카카오는 다음 블로그 서비스를 중단했다.
난 그 뉴스가 꽤 충격적이었는데, 내가 좋아하던 블로그 중에 다음 블로그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 방대한 역사가 어떤 손짓 하나에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물론 유명 블로거는 울며 겨자 먹기로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하겠지만, 기존 내용이 그대로 다 옮겨질지는 미지수이다. 또한, 소소한 재미를 주던 많은 블로그는 이제 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 뜻하지 않게 허무함을 느낀다.
브런치도 그리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랬는데, 주말에 카카오가 그 모양 그 꼴이었다. 백업은 해놨겠지만, 티스토리도 날아가고 브런치도 날아가고 전부 다 허망하게 날아가 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다.
#3
브런치북을 하나 만들고 공모전에 응모한 게 지난 금요일. 출판사가 생각보다 일찍 심사에 들어간다는 걸 깨달아서 지난 공모전보단 좀 일찍 제출해보았다. 결과에 영향은 없겠지만.
주말에 새로운 브런치 매거진 만들어야지 했는데, 아이디어는 있으나 이상하게 의욕이 나질 않았다. 주말에 근무도 있었고 친구 결혼식도 다녀오고 나름 할 일은 있었으나, 글도 못 쓸 정도로 바빴던 건 또 아닌데 말이다.
'오늘부터 하루에 한 편만 쓰면 브런치북을 만들 수 있고 공모전에 응모할 수 있다'라고 브런치가 광고한 게 D-10일이었을 것이다. '그건 좀 무리수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했으나, 아무렴 어때. 그러나 그 얘기는 즉, 지난 주말부터는 '하루에 두 편'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주말에 브런치도 폭★발
정말 어이가 없고 허망한 일이다. 공모전 마감일인 10/23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브런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큰 혼란이 발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4 추가
카카오 브런치 서비스 복구가 늦어지면서 공모전 마감이 10/30로 연장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