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언제부터인가 통계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무질서해 보이는 사회 현상과 자연현상에서 규칙성을 찾아내려는 시도가 계속되었고 이것이 통계학의 시작이었다. 통계학은 개인보다는 집단에 기준을 둔 학문인데 집단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 바로 평균이다. 기존의 평균이란 집단을 설명하는 용도였지만 어느 순간 새로운 용도가 추가되었다! 그것은 바로 '기준'이다.
평균의 또 다른 탄생은 평소에 우리가 잘 모르는 '케틀레'와 '프랜시스 골턴'이란 사람들 손에서 이루어졌다. 케틀레가 '평균적 인간'이란 개념을 만들었고 프랜시스 골턴이 '계층 개념'을 만들었다.
'평균적 인간'이란 말 그대로 집단에서 평균의 수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집단에 속한 사람들은 평균 수치와의 차이 '오류'를 가지고 있다. '계층 개념'에서 평균의 수치를 가진 사람이 집단을 대표하는 것은 맞으나 평균 수치와의 차이는 '오류'가 아니고 '우열의 관계'를 나타낸다. 이런 주장이 합쳐져 평균을 중심으로 한 계층구조가 형성되었다...
그런데 평균이 어떻게 주요 개념이 된 거야?
평균이 전 세계적인 주류 조직 원칙으로 올라서게 된 데에는 '프레더릭 윈슬러 테일러'의 '표준화'가 큰 역할을 했다. 1890년대 경에는 공장이 무지무지 많았다. 테일러는 공장의 생산 능력을 높이는 데에 몰두했고 찾아낸 방법이 '표준화'였다.
'표준화'란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 때 단 하나의 과정을 정해놓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삽으로 석탄을 한 번 퍼 넣을 때는 21파운드, 1시간 동안 삽을 퍼야 하는 횟수는 120회. 이런 식으로 기준이 되는 하나의 절차를 만드는 것이다. 테일러는 이 공정 방식이 최대의 능률을 이끌어낸다고 믿었다.
주변 공장에서도 표준화를 사용하게 되고 널리 퍼지게 되면서 지금 회사의 방식이 되었다. 생각해보라. 요즘 회사에서도 표준의 방식이 있지 않은가? 그 표준이 여기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다.(TMI. 테일러의 표준화에서 제일 싫어하는 사람은 '자신만의 방식대로 일하는 사람'이다.)
이제는 평균에 속지 마! 사실 평균은 없어!
1940년대 말, 미국 공군은 심각한 난관에 봉착했다. 공군 조종사들이 전투기 조종에 애를 먹고 쩔쩔맸기 때문이다. 그 당시 전투기의 비행 속도가 빨리지고 비행 방식이 복잡해지며 추락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초기에 이를 단순 사고로 치부하며 추락 보고서에는 '조종사 개인과실'로 기록하였다. 하지만 이 판단이 잘못됐다는 걸 알게 되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처음에는 매우 타당해 보였다. 왜냐면 기체 자체에는 아무런 결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복적으로 검사해도 오작동은 없었다.
수차례 조사에도 해답을 얻지 못한 엔지니어들은 조종석의 설계로 초점을 옮겼다. '조종석은 이전 조종사들을 기준으로 설계된 것이므로 지금에는 안 맞을 수 있으니 다시 설계하자!' 이렇게 조종석 시트 규격부터 가속 페달과 기어의 배치 거리,... 등등 모든 것들을 지금 조종사들의 평균 신체 치수를 기준으로 재설계하였다.
하지만, 추락 사고는 여전했다. 그제야 엔지니어들은 실제 조종사들과 평균 수치를 대조하기 시작하였다.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었다. 각 평균값과의 차이가 30% 이내인 사람을 '평균 조종사'로 지정하고 실제 조종사들과 비교했을 때 이에 해당하는 사람은 단 1명도 없었다.
신체 치수 10개 항목 가운데 임의로 3개 항목만을 골라서 비교했을 때조차 이에 속하는 조종사 비율은 채 3.5%가 되지 않았다. 애초에 '평균적인 조종사'같은 것은 없었던 것이다.
우리한테 평균과의 비교는 매우 흔한 일 중 하나였다. 시험을 봐도 평균 점수와 비교하며 나를 판단하고 평범한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장점과 단점을 만들어냈다. 우리 성향 또한 마찬가지다.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조용하면 내향적, 활발하면 외향적인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실험에서처럼 평균적인 사람은 사실 존재하지 않는다. 기준은 오롯이 본인에게만 있다. 우리 모두의 삶은 매우 특별하다. 개인이 상황에 따라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은 다르고 능력 또한 다르다. 남들보다 배우는 속도가 늦다고 해서 또 남들보다 말을 잘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 없다.
우리는 이제 평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이제 더 이상 평균에 속아 비교하며 자책하는 일은 그만하자! 존재하지 않는 남을 쫓지 말고 나만의 삶을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