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한테는 큰 결함이 하나있다. 바로 완벽주의성향이다. 물론 좋은 점도 있겠지만 나한테는 큰 결함처럼 느껴진다. 왜냐하면 실행력이 많이 떨어지는 걸 자주 느끼기 때문이다.
나는 무엇인가를 시작할 때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는 과정은 매우 높은 집중력과 촘촘한 일정을 요구한다. 그래서 내 목표는 시작부터 어긋나는 경우가 흔하다. 한 번 어긋나게 되면 계획은 되돌릴 수 있어도, 내 마음과 의지는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시작하지 않으면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거야. 그러니 계획을 하루 늦추고 내일은 진짜 해보자' 이런 다짐을 자주하곤한다.
오늘도 똑같았다. 일어나서 이불을 개고 아침을 먹은 다음 씻고 북카페에 가는게 내 목표였다. 계획대로 됐으면 좋았으려만 씻는게 무지 귀찮더라... 그래서 내 계획의 시작은 점점 늦춰져만 갔고, 그에 따라 내 의지는 점점 꺾여져갔다. 그렇게 계획은 미뤄진 채 하루가 다 지나갈뻔 했지만 다행히도 저녁 9시에 정신을 차려 스터디 카페로 향했다.
2시간 이용권을 끊고 '구글 엔지니어는 이렇게 일한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마침 책에서도 완벽주의성향에 대해서 다루더라. 그 글을 보는 순간 오늘의 글 주제는 '완벽주의'로 정해졌다. 개발자란 내 직업적인 특성 때문인지, 어릴 적 영향일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완벽주의성향이 깊게 배여있다. 개발자란 직업은 결정 하나하나에 매우 신중해야한다. 지금의 안일한 결정이 나중에 수십 배의 시간과 비용을 가져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직업적인 특성에 기인한 성향은 아닌 것 같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난 늘 부자가 되고싶었다. 그래서 부자들의 습성을 따라하려곤 했는데, 부자들은 '시간을 10분 단위로 쪼개서 쓴다더라', '시간을 절대 낭비하지 않는다더라' 등 시간에 대해서 엄격하다는 인식이 내게 있었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고, 그러다보니 내 계획은 너무 높고 촘촘한 일정을 요구했던게 아닌가싶다. 그리곤 계획을 이루지 못한 날에는 부자에서 멀어졌다는 생각에 엄청난 자책감을 갖곤했다.
오늘 글쓰기를 계기로 좀 더 의식하고 점점 고쳐가야겠다. (오늘 글을보니 그래서, 그리고 같은 접속사가 많은데 이것도 나중에 고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