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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Dec 03. 2015

#이세에 별이 #4 - 병신



이렇게 아픈걸 보니
많이 좋아하긴 했었나봐
누가 그랬거든.
사랑하는만큼 아프다고.
나는 가슴이 뻥 뚫려 공허한 느낌으로 시간을 보낸다.

사랑은 쉽지만 이별은 어렵지
하지만 우리의 사랑과 이별은 모두 찰나.
너와 함께했던 시간들 중에서
쓸모없이 보낸 시간이 많은 것 같아 후회된다.
이럴줄 알았다면 좀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할걸.
이럴줄 알았다면... 이럴줄...


"뭐해?"
"밥 먹었어?"
"자니?"
"춥지 않아?"


짧은 문자메시지를 수십번 적었다가 지워본다.
전송 버튼을 누르기가 이리도 힘들줄이야
하루에도 수 십, 수 백통씩 하던 문자인데.
내 생각이 생각처럼 되지않아 괴롭다.

머리를 쥐어 뜯으며 애써 노력해봐도
볼펜 하나, 연필 한 자루, 접시, 그릇, 컵, 심지어 향기까지
모든게 너의 흔적인데,
내가 어떻게 널 지울 수가 있겠니?

전송 버튼 하나 못누르는 내가 병신같다.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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