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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Dec 03. 2015

#이세에 별이 #5 - 한 번쯤

울어버릴까봐



한 번쯤 전화해주지
한 번쯤 문자해주지
한 번쯤은 내 친구에게 안부를 묻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한 번쯤은 나를 생각해주지.

한 번쯤 술에 취해 전화가 올까싶어
퀭 한 눈으로 새벽까지 있다가 겨우 잠이 드는 밤.
매일 꿈이 없는 짧은 잠을 잔다.

별 빛조차 잠잠한 가장 어두운 새벽 시간에
내가 기다리는건 단 한 가지.
술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다음날 기억이 안 난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도
나는 기쁘게 받아줄 수 있을텐데.

한 번쯤
아무도 몰래 전화해보고 싶지만
용기가 나지 않아.
청승맞게 엉엉 울어버릴까봐.
이젠 술 마시는 것도 겁이나
너에게 연락해버릴까봐.

한 번쯤
전화기를 박살내버릴까 생각했지
실수로 네게 연락하는 일 없도록.
하지만 전화기가 없다면,
한 번쯤 네게서 오는 연락도 못 받을테니
나는 또 그러질 못하지.

내 마음 아직 다 전하지 못했는데
궁금한 것이 여전히 많이 남았는데
무엇 때문일까?
머리로는 아는데
마음은 하루에도 수 백번 떠올린다.
'한 번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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