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열심히해? '생산성'도 없으면서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신통치 않은 이유

by 남시언

왜 저 사람은 탱자탱자 놀면서 일하는 것 같은데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인기가 있을까? 왜 나는 저 사람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밤새도록 최선을 다하는데 저 사람보다 인기가 없고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없을까? 이것은 생산성 문제다. 생산성이 높으면 말하는 것처럼 탱자탱자 놀면서도 원하는걸 얻을 수 있는 반면, 생산성이 낮으면 더 오래 일하는게 당연한 원칙이다.


생산성은 품질과 양으로 뽑는다. 1개를 만들어도 엄청난 퀄리티의 결과물을 뽑던가, 아니면 똑같은 시간을 일할 때 평범한 퀄리티로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양(퀀티티)을 뽑아야한다. 생산성이 낮은 사람이 다른 사람과 똑같이 일하면서 똑같은 인기를 끌고싶어하는건 욕심이고, 현실적으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OECD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생산성이 떨어진다. 한국 사람들이 게으르고 무식해서라기보다는 생산성이라는 개념이 업무에 깊숙하게 침투해있지 않아서 문화적으로 이질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생산성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오로지 일하는 시간이나 일의 강도만을 이야기한다.


앱스토어에는 수많은 생산성 앱이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만든건 찾기 힘들다. 나는 여기에서 선진국과 우리나라의 생산성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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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은 일하는 시간 대비 결과물의 품질 또는 양으로 평가할 수 있다. 즉, 똑같이 1시간을 일했을 때 A는 10을 만들고 B는 5를 만든다면 생산성은 두 배 차이난다. 그러나 일하는 시간으로 급여가 책정되는 시스템이라면, A와 B는 같은 월급을 받게된다. 이론적으로 클라이언트 또는 회사가 원하는 것은 B가 열심히 노력해서 생산성을 1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A가 이미 그렇게 하고 있으므로). 그러나 현실에선 A가 오히려 생산성을 5로 낮춰버리고, 그 남는 시간에 자기 할 일을 하거나 다른 일을 찾게된다. 왜냐하면, A 입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열심히 일해도 B와 월급이 똑같아서 전심전력으로 일 할 유인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에 C라는 사람의 생산성이 3이라고 한다면, A와 B모두의 생산성이 3으로 내려가면서 결국에는 평균 생산성이 3이되고만다.


뭔가를 열심히하고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은 언제나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의미를 가질 수 없다. 목표로했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일하는 시간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오히려 짧은 시간에 정확하고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생산성이 높으므로 박수를 받아야한다. 그러나 실제로 생산성이 높은 사람에게 되돌아가는 혜택은 많지 않다.


나처럼 프리랜서나 글쓰는 작가, 그리고 문화콘텐츠 업계처럼 정답같은게 없고 창의력을 강요받는 업무에서는 생산성이 더욱 중요하다. 예를들어 글을 한 편 써야한다고 할 때, 도대체 글을 몇 시간 써야하는가? 얼마나 써야할까? 업무 중에는 원고 작성처럼 영원히 끝이 없는 일도 있기 마련이다. 글이란건 정답도 없고 끝도 없다. 단순히 엑셀에서 숫자를 5천칸 채우는 일이라면 힘들고 지루해도 언젠가는 끝난다. 그러나 기사 한 편을 쓰는 것은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어느 순간에는 마무리를 지어야한다. 원고 한 편을 쓰는데 몇 시간이 걸렸는지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결과물만이 그것을 증거한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밤 늦게까지 열심히 일한다면 부지런한 사람으로 여겨지겠지만, 이것은 단순 육체노동일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생산성 측면에서는 오래 일하는건 그 일을 잘 못한다는 뜻이고 일을 잘 못하면 생산성은 그만큼 낮아질 따름이다. 지금보다 똑똑하고 지혜롭게 일하는 방법은 항상 존재한다.


시대가 지날수록 생산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피터 드러커가 예전에 이야기한 '지식노동자'에게 생산성은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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