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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Jan 17. 2019

강자한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

친구가 되던가 짓밟아버리던가

나는 어릴 때 사회적 인식과 사회문화, 그리고 교육의 영향으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을 나쁘다고 여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교육에서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한 사람이 되어라'는 말을 암묵적으로 느껴온 것 같다. 이렇듯 교육은 인격을 형성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사회생활을 나름 어느정도 하면서 자수성가까지는 아니더라도 과거보다 몇 단계 정도는 업그레이드된 삶을 산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내가 깨달은건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성향은 절대로 나쁜게 아니라는거다.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을 양아치로 치부하는 경향은 대체로 약자의 입장이다. 강자의 입장에선 그 사람을 양아치라고 이야기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강자에게는 약하니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사실 중 한가지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고 항상 존재한다는 것이다. 내가 그 사람을 양아치라고 여기든 좋은 친구라고 여기든 내 의향과는 아무 상관없이 그런 사람들은 어떤 조직, 어떤 그룹에서도 항상 있다. 


잠시 생각을 바꿔보면,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그들 역시 자신만의 전략과 전술로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치는 불쌍한 존재로 볼 수도 있다. 그들도 인간이다. 그들이 왜 그렇게하는지에 대한 분석은 하지 않는편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 같다. 사람은 아무런 이유없이 어떤걸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가난하고 서민일수록 착하고 인성이 좋다는 인식은 대표적인 언더도그마다. 범죄는 보통 빈민가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일어난다. 통계적으로 가난할수록 더 많이 범죄에 노출되고 범죄 유혹에 더 쉽게 이끌린다. 약자라고해서 착한건 아니라는 말이다. 


멀리갈 것도 없이 현업에서 실제로 일을 해보면, 가난한 이들과 일하는건 매우 어렵다! 그들은 프로젝트의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찾기보다는 못하는 이유부터 변명하기 바쁘다. 가난해서 일을 못하는게 아니라 일을 못하니까 가난한 것이다.


약자들은 말초신경적이라서 흥분을 잘하고 쉽게 포기하는 경향이 있다. 조금만 어려운 미션이 떨어져도 시간을 질질 끌다가 결국에는 포기해버린다. 약자들은 매사에 침착하지 못하고 여유가 없으면서도 열등감과 욕심이 있어서 사기를 당하거나 쉽게 선동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이들에게 좋은 먹잇감이 되는 것이다. (100% 그런건 아니다.  여기에서 말하는건 많은 경우에 그렇다는 뜻이지 무조건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인간관계의 파워게임은 잘못된게 아니다. 원래 그렇게 만들어졌고 과거에도 있었으며 앞으로도 존재하는 분명한 계급이다. 


강자들끼리는 분쟁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서로 강자이기 때문에 분쟁이 일어났을 경우, 상대방이 피해를 입는만큼 나도 그만한 피해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전투력이 100인 사람 두 명이 싸울 경우, 양쪽 모두 생명(또는 사회적 위치나 돈, 일 등)을 장담할 수 없다. 약자들은 어떤가? 전투력 10인 사람 두 명이 싸운다면, 목숨을 걸고 싸운다. 패배한다고해도 잃을게 없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다면, J.D 밴스의 책 <힐빌리의 노래>를 한 번 읽어보면 좋다.


다른 사람이 나를 욕하는건 내가 관계를 잘 만들어서 최소화할 수는 있어도 아예 막을 수는 없는 행위다. 우리가 어떻게 살든간에 누군가는 나를 싫어하게 될 것이고 나는 50% 확률로 욕을 먹는다고 봐야한다. 심지어 신을 욕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예를들어, 누가 당신을 뒤에서 욕했고 그걸 당신이 알게됐다고 해보자. 이때 당신은 그 사람에게 지금 당장 달려가서 어퍼컷을 날리던지, 아니면 정신나간 사람이라고 여기고 깡그리 무시하던지 선택할 수 있다. 당신의 선택은?


전자는 약자의 입장이고 후자는 강자의 입장이다. 약자들은 '저 사람이 왜 나를 싫어할까?'라는 고민으로 밤 잠 못이루는 반면 강자들은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마음가짐으로 그냥 자기 할 일 계속 한다. 이런 마인드는 정말 큰 차이다!


내가 만약 강자라면, 나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야말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일 것이다. 약자들이 대체로 컨트롤하기가 어렵다고 볼 때, 이런 사람은 약자를 아주 잘 컨트롤해주기 때문이다. 물론 그 컨트롤의 강도에 대해서는 강자인 내가 관리하면 된다. 


내가 강자일 때,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인물을 친구로 만들거나 약자로서 컨트롤할 수 있다면 상당한 파워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의 이야기처럼, 약자의 입장에서도 그 인물을 친구로 삼던지 아니면 짓밟아버려야한다.


우리가 과연 다른 사람을 완벽하게 바꿀 수 있는가? 다시 말해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을 내가 어떤 방법으로든 바꿀 수가 있을까?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그런 부류의 사람들로부터 안전해지려면 어떻게해야할까? 


정답은 내가 강자가 되면 된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거외에는 답이 없다. 결론은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을 양아치라고 욕할 시간이 있으면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해서 자신이 어떻게하면 강자로 발돋움할지 연구하는게 훨씬 이득이다. 그리고 강자로 바뀌는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당신이 지금 누군가에게 약자라고해도, 다른 사람에겐 강자일 수 있다. 원하는걸 얻고 우리가 말하는 '양아치'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강자가 되어야한다. 잘못 건드리면 아주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인식을 주지 않으면, 먹잇감이 되고만다. 가능한 빨리 실력과 인망을 갖춰야한다. 시간을 낭비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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