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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Feb 28. 2019

행동은 말보다 정확한 증거다

말은 믿을만하지 않지만 행동은 믿을만하다. 행동한다는건 그 행동을 하기 위한 일련의 준비과정이 동반됐다는걸 뜻한다. 예를들어 A라는 친구가 매일 아침에 청소를 한다면, 청소를 하기 위한 선택과 결정, 그리고 그 청소를 하기 위한 시간 투자, 청소 용품 준비, 청소할 시간에 다른걸 못하는 기회비용의 측면에서의 나름대로의 분석 등이 모두 끝났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말은 어떤가? 별도의 준비가 필요없다. 말 할 준비만 되면된다. 행동보다 말이 훨씬 쉽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행동보다 말을 많이한다. 평소 말이 많은 사람일수록 행동이 부족할 가능성이 높다. 즉, 전체를 100이라고 할 때, 말이 50이면 행동도 50이 되는 것이다. 말을 많이해서 그 비중이 80이라면? 행동은 20으로 줄어든다. - 여기에서 '말을 하는 행동'은 행동에서 제외한다. -


습관적으로 말을 많이하고 과묵하지 못한 사람들은 내 경험칙에 따르면 대체로 침착하지 못한 성격을 갖고 있다. 그들은 뜨거운 냄비같아서 빨리 달아올랐다가 빨리 식어버린다. 옆사람이 느끼기에 말이라는게 뇌를 거치지 않고 바로 튀어나오는 듯한 느낌이다. 그러면 당연히 말이 정제되지 않았을테고 그러면 그 말은 별로 쓸모가 없는 말이다. 또한, 말을 많이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말 실수의 가능성에 자주 노출된다는 뜻이며 실제로 그들은 말 실수를 자주해서 곤란을 겪는다. 


말을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인간의 언어 소통 체계는 매우 복잡해서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말을 하는것은 아니다. 말을 하는 순간에는 다양한 감정과 목적이 뒤섞여있다. 


사람들은 말을 능숙하게 잘하면 유능하고 스마트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말을 많이하는것과 말을 잘하는건 다르다. 오히려 말이 많을수록 말을 능숙하게 못할 확률이 높다. 말이 많다는건 바꾸어 이야기하면, 이성적으로 침착하면서도 깊게 어떤 문제를 고민하지 못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이 많은 사람 VS 말이 없는 사람. 나는 차라리 말이 없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믿을만하고 행동하는 축이다. 그러나 말이 많은 축은 신뢰성이 부족하고 행동이 결여돼 있을 가능성이 높아서 같이 웃고 떠들 땐 좋을지 모르지만, 함께 뭔가를 도모할 때에는 오히려 위험요소가 된다. 여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으면 <콰이어트>라는 책을 권한다.


우리가 겪는 인간관계 문제들 중 상당수가 말로부터 출발한다. "나는 매일 청소를 하고있어!" 라는 말을 듣는것 VS 그 친구가 청소하는 모습을 보는것. 이건 우리가 느끼기에 매우 큰 차이다. 행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증거이며 말을 능가하는 증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진국을 좋아하지 물탄 듯 밍밍한 국을 좋아하진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말을 많이하게되면 그만큼 생각할 시간이 줄어들고 그러면 어떤 생각이라고하는게 저장되고 축적되는게 아니라 소모되어버린다. 


당신이 만약 면접관이라고 해보자. 앞에는 지원자 두 명이 있다. A는 2년동안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한다. B는 이력서에 관련 자격증 목록과 수상경력 등이 나열돼 있다. 이 두 사람 중 단 한 사람만 채용해야한다면 당신의 선택은? 


말보다는 행동이 정확한 증거이므로 모든 경우에 행동으로 보여주는게 훨씬 상대방을 설득하기 쉬운 것이다. 심리적인 측면에서는 청각보다 시각이 앞선다. 시각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고 눈에 보이는 것이므로 믿을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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