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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Mar 23. 2019

배우는 습관이 곧 이기는 습관

스스로 배우는 일에 대하여

내가 당신에게 뭔가를 가르쳐 줄 수 있겠지만, 뭔가를 배우게 할 수는 없다. 배우는건 스스로 하는 일이다. 가르쳐주는 것과 배우는건 다른 문제다. 누군가로부터 가르침을 받는 행위는 수동적이면서 책임감이 따르지 않으므로 부담이 없는 행동이다. 대충 이해하는척하다가 가르침의 시간이 끝나면 그만이다. 


"내가 못배운건 시간이 좀 더 필요하거나 가르쳐주는 선생 잘못이거든!"

하지만 배우는건 다르다. 반드시 배워야만하는 목적과 목표가 있기 때문에 배우는 것이므로 배운다는것은 능동적이면서 책임감이 따른다. 누군가의 가르침을 통해 배우는것도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경우 효율성의 차이만 빼면, 보통은 가르침이 없어도 그 사람은 충분히 배울 것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행동 동기는 이익보다는 손해쪽에서 발동된다. 예를들어 당신이 길에서 5,000원을 줍는 것과 당신이 5,000원을 잃어버릴 때의 감정은 더하기 5, 빼기 5가 아니다. 이익은 작게 느껴지고 손해는 크게 느껴진다. 


아무런 조건없이 내가 당신에게 5,000원을 그냥 준다면 당신은 이득을 본 것이다. 만일, 내가 당신에게 10,000원을 준 다음 5,000원을 빼았아버린다면 어떨까? 금액적으론 5,000원 이득을 봤지만 실제론 손해를 봤다는 감정이 발동된다. 그래서 당신은 나를  5,000원을 준 은인이라기보다는 5,000원을 빼앗아간 도둑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배움의 단계에서도 손해에 집중하면 좀 더 능률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해도 좋고 인생이 짧다고 인식해도 된다. 이유야 어쨌건 우리의 시간은 제한적이고 무한하지 않다. 더군다나 내가 지금 배우지 않는다면 경쟁자에게 따라 잡히게된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열심히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는 종종 도움이 되지만 때로는 자기합리화에 명분을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당신보다 잘 난 사람이 언제나 있는것처럼 당신보다 못난 사람도 어디에나 있다. 누구와 비교할지는 본인 몫이다. 33살 먹고 아직도 백수인 내 친구는 34살 먹은 백수를 어떻게든 찾아내서 '그래도 저사람보단 내가 낫지'라고 자위한다. 비교대상이 됐던 그 34살 먹은 아저씨는 또 35살 먹은 아저씨를 수단과 방법 안가리고 찾아내서 '그래도 내가 저 사람보단 낫지'라고 생각한다. 그렇게라도 하지않으면, 현실을 버티기 어렵다. 


내가 해석하는 배움이라는 계단은 절반만 통과할 수 있는 서바이벌과 같다. 지난번 브런치 글 <사람들은 쉽게 포기한다>에서도 이야기한것처럼 사람들은 생각 이상으로 쉽게 포기한다. 포기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많은 이들이 포기한다는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1단계에서 절반이 포기하고, 그 남은 절반 중 2단계에서 또 절반이 포기한다. 3단계에서도... 4단계에서도... 이런식으로 배움의 계단을 올라가다보면 꼭대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벌써 남아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우리집 창고에는 근 10년간 단 한번도 연주되지 않은 기타가 있다. 아마 여러분의 집에도 연주되지 않는 기타 하나 정도는 있을 것이다.


스스로 배우는건 어렵고 골치아픈 일이다. 모르는걸 물어볼 사람이 없다. 정말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 때로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혼란이 오기도 한다. 스스로 배우는걸 독학이라고 가정한다면, 독학은 속도마저 느리다. 대신 확실하게 배울 수 있다. 


사람들이 배움을 싫어한다는 뜻은 바꿔 이야기하면, 당신이 배울 경우 큰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콘텐츠 저작권에 대해 알지 못한다. 그들은 어떻게하면 방문자를 늘릴지에 대한 관심으로 꽉 차 있다. 블로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검색하는 문장 1순위는 '파워블로거 되는 법'이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문장은 '유튜브로 돈 버는법'일 것이다. 

이걸 다른말로 바꾸면 이렇게 된다. '로또복권 1등 당첨되는법', '일하지 않고 돈버는법'. 쉽게 얘기해서 순서가 잘못됐다. 


뭔가 하나를 한다고해도 배워야할건 수십가지가 튀어나온다. 당신이 사진을 배우고 싶다면, 카메라 조작법부터 보정까지 전체 사이클을 다 배워야한다. 당신이 책을 내고 싶다면, 글을 쓰는 방법부터 맞춤법과 출판 프로세스 등 전체를 다 알아야만 한다. 사업을 해서 돈을 벌고싶다면, 견적서와 품의, 완료보고서와 세금계산서에 대해 알고 있어야하고, 동영상을 제작하고 싶다면, 영상 촬영 기법부터 영상 편집과 음악에 대해 공부해야한다. 이 모든걸 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이 모든게 배워나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람들은 보통 초반 단계에서 머물고 그러다가 포기한다. 비율을 생각해보면 피라미드처럼 형성된다. 입문자와 초보자들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보통은 가장 아래 단계에 계속 머물게된다. 이 피라미드의 계단을 조금씩이라도 올라가는 사람은 매우 소수이며 그들은 어떤 일을해도 피라미드를 오를 수 있다. 왜? 배우는 법을 알고있기 때문이다. 이기는 습관은 곧 배우는 습관이다.


왜 남에게 기대는가? 그 누구도 당신을 위해 뭔가를 해주진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한다. 당신에게 도움이 됐다고 하더라도 당신만을 위한건 아니다. 


뭔가를 한다는건 항상 배워가는 과정이다. 똑같은 시간에 누구는 열심히 배우고 누구는 배우지 않는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지만, 어렵고 힘든 배움의 계단을 오르는 사람과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좁히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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