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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Mar 28. 2019

크리에이터는 어디에서 활동해야할까?

크리에이터가 활동 매체를 고르는 전략

요즘같은 모바일 시대에는 누구나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공개할 수 있다. 그래서 콘텐츠의 매력을 뽐내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구독자 또는 충성고객, 팬이라고 불리는 숫자가 새로운 자산이 된다. 현금처럼 실물로 존재하진 않지만(화면 건너편에는 실물로 존재한다), 마케터들에게 팔로워는 현금보다 더 가치있는 자산으로 취급된다.


인기있는 매체,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매체는 유행처럼 주기적으로 바뀐다.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트위터로, 페이스북으로, 인스타그램으로, 유튜브로 대세가 옮겨간다.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좋아지는 기술적 발전과 콘텐츠의 질이 좋아지는 매체적 발전은 궤를 같이한다.


콘텐츠는 만드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이 있어야 가치를 지닌다. 콘텐츠 제작자는 잠재고객층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즉, 시장의 크기가 커서 효용 가능성이 높아야한다. 10명이 있는 그룹과 1000명이 있는 그룹 중 어디에 들어가서 내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똑같은 얘기를 해도 당연히 1000명쪽이 좋다.


매체의 인기를 견인하는건 보통 10~40대 연령층이다. 이 연령층이 주력으로 사용하는 매체가 보통 대세 매체가 되며 그들은 그 매체에서 매우 활발하게 활동한다.


80대 어르신이 인스타그램 사용방법을 모른다고해서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콘텐츠를 소비할 수 없는건 아니다. 그 어르신의 아들, 딸, 손자, 손녀가 인스타그램의 사진을 캡쳐해서 어르신께 카카오톡으로 보내거나 어르신을 모시고 함께 그 장소로 가는게 요즘 콘텐츠 소비 패턴이다. 하지만 그 반대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예를들어 80대 어르신이 카카오톡 채널에서 매우 좋은 해외여행지를 봤다고해도 어르신이 아들을 데리고 가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콘텐츠가 아니라 일반적인 소문의 경우, 어르신 to 아들쪽이 좋은 효과가 나기도 한다. "사람들이 이거 저거 좋다는데... 사달라는건 아니고...")


요즘은 누구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으므로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당신이 콘텐츠를 제작하는 입장이라면, 어떤 매체에서 시작하는게 좋을지 고민이 될 것이다. 가장 쉬운 결정은 가장 많은 잠재고객이 활동하는 곳을 고르는 방법이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 바로 활동 무대가 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매체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활발하게 활동하는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이 부분은 단순한 통계나 일부분의 자료만으로는 판단하기가 어렵다. 굉장히 많은 통계와 자료를 크로스체킹할 수 있다면 모르겠지만, 평범한 콘텐츠 제작자가 그 많은 자료를 일반적인 루트에서 구한다는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불어 본인이 활동하려는 매체와 본인이 제작하려는 콘텐츠 타입이 맞아야한다. 사진 촬영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할 순 없다. 유튜브가 대세인 2019년에도 여전히 블로그는 인기있는 매체이며 상당히 많은 잠재 고객을 갖고 있다.


따라서 제일 좋은 방법은 '본인이 해봤을 때 가장 재미있는 매체'를 고르는 것이다. 콘텐츠 제작자는 보통 '좋아요'나 '댓글' 등 구독자의 반응을 먹고 산다. 콘텐츠 제작자가 느끼는 재미는, 제작 과정이 아니라 결과에서 결정된다. 과정이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반응이 항상 좋다면 그걸 참을 수 있지만, 과정이 매우 간단하다고 하더라도 반응이 시원찮으면 그 콘텐츠 제작은 오래할 수 없다.


당신이 글이라는 콘텐츠에 매력을 느껴서 글로 소통하고 싶지만, 사진이나 동영상은 진절머리가 난다면 블로그나 페이스북은 재미있게 느낄 것이고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은 쳐다 보기도 싫을 것이다. 왜냐하면 인스타그램은 사진이나 영상 없이는 글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동영상보다는 편안하고 느긋하게 읽을 수 있는 기사 형식의 글이 좋다면, 블로그쪽이 훨씬 낫다.


반대로 글보다는 사진이나 영상쪽에 재미를 느낀다면 아무래도 블로그보다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쪽에 더 흥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특히 영상같은 경우, 음악이나 목소리 등 소리를 함께 전달할 수 있다는 측면이 있으므로 설득력과 신뢰도에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인식을 구독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 이건 엄연한 장점이지만, 크리에이터중에는 본인을 노출하지 않고 익명으로 활동하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다.


어떤 매체가 대세라고해서 마치 유목민처럼 매체를 옮겨가면서 어디에도 자리를 못잡는 콘텐츠 제작자는 셀 수도 없다. 글이든 사진이든 영상이든 아니면 그 모든것이든 본인이 잘 만드는 콘텐츠가 있어야한다. 만약 잘 만드는 콘텐츠가 있다면 어떤 매체에서도 원하는걸 얻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매체에 관계없이 항상 인기를 얻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 업계에서는 보통 인기있는 사람은 계속 인기가 있고, 인기없는 사람은 계속 인기가 없는 현상이 나타나게된다. 하나의 매체에서 충분한 경험을 갖췄다면, 다른 매체에 옮기는것도 자연스럽게 가능해진다.


그래서 결론은, 잠재 고객이나 예비 구독자를 판단하기 이전에 본인 스스로를 먼저 분석해야한다. 나는 과연 무엇을 잘 만들고 어떤 것에 능숙한가? 이 콘텐츠를 만들면서 내가 재미를 느끼는가? 친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콘텐츠 자체로 칭찬 받아본적은? 활동할 매체를 결정하는건 본인 분석이 끝난 다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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