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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Apr 15. 2019

사람들은 스토리에 반한다

우리가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유

사람들은 드라마를 좋아한다.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메시지 전달 방법이며 우리 DNA에는 이야기를 좋아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세포가 있는 게 분명하다. 역사, 이야기, 소문, 친구의 일상, SNS에 올라오는 다양한 현재들. 우리 모두는 그것을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며 재미있어한다.


인간은 감성적으로 살아간다. 마케팅에선 기본적으로 고객을 이성적인 존재라기보다는 감성적인 존재로 가정한다. 약간의 이야기를 조미료처럼 첨가하면 이성은 온데간데없고 감성적인 판단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이것은 콘텐츠 마케팅 이론의 기초가 된다. 스토리텔링이란 단어는 유행처럼 번져있지만 사실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스토리를 가지는 방법


깜짝 놀랄만한 흥미로운 이야기는 대중을 집중하게 만든다. 우리들이 소비하는 수많은 문화 콘텐츠들, 이를테면 영화나 드라마, 예능과 오디션 프로그램, 음악, 자극적인 뉴스 보도들까지 전부 이야기를 갖고 있다. 우리는 이야기를 듣고 판단 내리길 원한다. 판단은 본인의 몫이다. 하지만 적절한 방법을 사용한다면, 그 판단을 암묵적으로 어느 정도 강제할 수도 있다. 홈쇼핑에서 '째깍째깍'거리는 오디오가 나오는 건 실수가 아니다.


제품이나 음식뿐만 아니라 한 명의 개인도 스토리를 가져야 한다. 아무런 이야기도 없는 사람에게 매력은 존재하지 않는다. 언변이 화려한 것과는 별개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면 그는 인기를 끌게 된다. 1년 동안 유럽을 도보로 여행했던 사람 VS 1년 동안 집에서 게임만 한 사람 중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 이를 골라보시라.


스토리를 가진 이는 삶을 모험적, 그리고 도전적으로 산다. 포기하는 법을 알아야 새로운 스토리를 가질 수 있다. (1년 동안 유럽을 일주하려면 1년간의 자유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다니는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무작정 떠나라는 건 아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작고 간편하게, 소극적으로나마 도전적으로 살면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예를 들면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관심분야의 책을 읽고, 근처에서 열리는 공개 강연을 들을 수도 있다. 음식과 책, 강연 역시 모두 이야기다. 취미생활에 좀 더 집중해볼 수도 있고 프라모델을 만들거나 드론으로 사진을 찍고, 여러 명의 사람들과 동호회 활동을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활동이 아니라 이야기를 가질 수 있느냐다. 조기축구회에서 공만 차면 이야기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공을 차기 전과 후, 그리고 그걸 위해 연습하는 전체 과정이야말로 이야기다. 이야기에서 중요한 건 결과보다는 과정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고 실제로 결과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결과보다 과정이 핵심인 몇 가지의 작업은 여전히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글쓰기가 그렇다. 글이야말로 스토리 그 자체이며 과정의 중요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콘텐츠다. 글을 꾸준히 쓰는 사람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가지게 된다. 애초에 하고 싶은 말이 있어야 글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토리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란 건 사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스토리가 매력이다


제품이든 서비스든 다른 이들의 지갑을 열고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사람들은 그 무엇보다도 스토리를 좋아한다. 당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갑자기 이혼을 한다면, 만사를 제쳐두고 그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을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이혼한다는 결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혼을 결정하게 된 과정, 즉 스토리다. (스토리를 위해 이혼하라는 건 아니다)


이야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이야기를 만드는 축보다는 이야기를 듣는 쪽을 선호한다. 가만히 앉아서 팔짱 끼고 듣는 건 매우 쉬운 까닭이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고 분위기를 리드하며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팬덤을 가지면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사람들은 모두 이야기를 하는 쪽에 속해있다. 가령, 내가 스티브 잡스와 독대로 식사를 했던 적이 있다면 어떨까? 이거 자체만으로 이야기 소재는 충분하다. 관심분야라면, 당신은 내 이야기를 듣기 위해 거금을 지불할 각오도 돼 있을 것이다.


스토리를 가진 사람으로 거듭나자. 스토리를 말할 수 있으려면 다양한 경험을 쌓아야 한다. 국내외를 막론한 여행과 역사, 문화, 자신의 전문분야를 비롯해 음식과 일상, 재미있는 유머와 음악적 감각 등 이 모든 게 두뇌에 터질 듯이 가득 찼을 때, 자연스러운 스토리를 가지게 된다. 공통적으로 매력 있는 사람은 비전과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스토리에 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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