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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시언 Apr 18. 2019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

안되는 일을 되는 일로 만들기

내가 하는 일들 중 대부분은 여러가지 문제들을 가지고 있고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다. 내가 할 일은 안되는걸 되게 하는 것이지 되는걸 그냥 하는게 아니다. 되는걸 되게 하는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별다른 전문지식이나 경험, 노하우가 필요하지 않다. 안되는걸 되게 만들려면 엄청난 고생을 감수해야한다.


안되는걸 되도록 만들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은 남다르다. 지금까지 살면서 본인의 기획력과 능력으로 뭔가를 성취해본적이 없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사실에 나는 종종 크게 놀란다. 그렇지만 그게 꼭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단지 성향이 다를뿐이다. 



안되는걸 되도록 만드는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안되는 이유들이 정말로 많은 까닭이다.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더 도전정신이 생기고 모험을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일수록 합당한 투자를 해야한다. 




나는 몇개월 전,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주변 친구들에게 구독을 부탁했다. 구독은 어려운게 아니었으며 돈이 드는것도 아니었다. 단지 그 사람의 유튜브 피드가 살짝 지저분해지는 정도였을 것이다. 당시 내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10명, 30명, 50명 등 두 자리 숫자였고 친구들은 고맙게도 응원을 많이 해주었지만, 채널을 키우는데에는 응원보다는 동영상 시청과 좋아요, 구독, 댓글이 더 낫다. 


냉혈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나는 응원의 칭찬과 위로의 말에 신경쓰지 않는다. 세치 혀는 너무나도 가볍고 쉬운데다가 거짓말까지 할 수 있어서 진심어린 말이 아니라면, 한 귀로 듣고 흘린다고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처음 내 채널은 올챙이같았고 구독자가 절실했으므로 내 주제에 별다른 관심도 없는 친구들에게 구독을 부탁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건 쉬운 일은 아니었다. 누군가는 기분좋게 받아들이겠지만, 어떤이는 기분 나쁘게 받아들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독을 취소하는 친구가 있다고해도 나는 그 사람의 행동을 존중한다. 부탁을 하는것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최선이었다. 


부탁받고 구독해준 친구들은 아마도 내가 그냥 취미로나 소소하게, 아니면 조금 하다가 때려치울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재미없고 교육적인 측면이 강한 주제로는 구독자를 모을 수 없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지금 내 채널은 하루에 20명 이상의 새로운 구독자가 생기고 있다. 처음 세운 2019년 목표는 유튜브 구독자 3천명 돌파였지만, 4월 중순에 2천명을 돌파했고 현재 기준으로 예상 수치는 6천명이다. 


구독자 숫자가 몇명인지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안될 것 같은 일을 어떻게든 되도록 만드는 과정이라는점이 나에겐 중요하다. 나는 언제든 실패할 수 있다. 내가 하기 싫어진다면 중단할 수도 있다. 반면에 안될것같다는 평가를 받은 어떤것이 되어가는 과정을 직접 만들고 지켜보는건 연금술처럼 재미있다.




진심은 말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행동에서 나온다. 그 사람이 나를 정말로 응원해준다면, 반드시 그에 합당한 행동이 뒤따라온다. 


지금까지 쉽게 일을 해본적은 거의 없다. 아주 사소한 일 하나를 하더라도 정말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그 문제들 중 일부는 거의 해결이 불가능할 것 같은 것도 있다. 내부요인도 있고 외부요인도 있으며 단지 '행운'에 맡겨야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경우든 일은 쉽지가 않다. 세상에 쉬운게 어디에 있나? 제일 쉬운건 아무것도 하지않고 가만히 앉아서 인생을 낭비하는 것 뿐이다.


모든 일을 어렵다고 가정한다. 아주 단순한 부탁도 쉽게 받을 수 없는 이유다. 그 일에 대한 합리적인 댓가가 따르지 않는다면 심각하게 고민을 해보고 결정해야한다. 단순히 NO!라는 말을, 너무 착한 사람이라서 다른이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하기 싫을 일을 억지로 하는 사람들을 나는 많이 봤다. 나는 나에게 부탁하는 사람에겐 나쁜 사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 자신에게는 착한 사람이다.

(물론, 다른 사람이 나에게 유튜브 채널 구독을 부탁한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구독해준다. 그리고 관심있게 시청해본다. 주변인들에게도 배울점이 많다.)




나는 어떤 일을 할 때 항상 긍정적이라기보다는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습성이 있다. 안되는걸 되도록 만들어왔기 때문에 안되는 이유들을 많이 알고있어야만 된다. 문제를 정확하게 알아야 답도 알 수 있다. 


모든 일들이 당연히 어렵고 힘들다고 가정한다. 인생은 원래 고단하고 피곤한 것이다. 세상은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세상은 나에게 뭔가를 주려고 안달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원하는게 있다면 나 스스로 쟁취해야한다. 이것이 능동적인 삶이고 주인의식이다. 


쉬운 일을 하고싶은 마음은 별로없다. 욕심이 많고 성취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항상 몸과 마음이 고생이지만, 그런대로 지낼만하다. 인생은 한 번 뿐이므로 치열한 삶이 좀 더 화끈하고 인생을 알차게 보내는 방법으로 좋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살지마!'류의 책이 베스트셀러인 이유를 여전히 모르겠다. 아마 영원히 모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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