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돈을 벌었다는 말은 바꿔서 이야기하면 누군가가 나에게 돈을 줬다는 뜻이다. 주는 사람이 없는데 돈을 벌 방법은 없다. 그럼 그 사람은 나에게 왜 돈을 줬을까? 내가 생산하는 부가가치 또는 유무형의 자산이 그에게 더 큰 돈을 벌어주거나 그가 해결 할 수 없는 문제를 내가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돈이라 이름붙은 종이로 거래가 가능한 이유는 모든 사람이 돈을 원하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 때문은 아니다. 우리가 만약, 택시를 타고 내릴 때 계산을 하지 않고 100미터 달리기하듯 미친듯이 도망친다면 1만원 정도는 아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런 노력을 할바에 차라리 택시비를 내고 다른 일로 1만원을 버는게 더 괜찮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로 돈을 벌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이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내 경험에 따르면, 콘텐츠를 '잘 만드는'것과 콘텐츠로 '돈을 버는'건 약간 다르다. 비즈니스적으로 효과적인 콘텐츠가 있는 반면에 예술적으로 뛰어난 콘텐츠가 있다. 예술 작품에 가까운 콘텐츠, 그러니까 잘 만든 콘텐츠는 사치품처럼 여겨진다. 사람들은 거기에서 뭔가를 구매하거나 행동하는게 아니라 단순히 그 콘텐츠를 소비한다. 시청하고, 읽고, 웃고, 울면, 그만이다. 기억에 남을수는 있어도 행동으로 이어지는 유인은 많지 않다.
비즈니스적인 마케팅 콘텐츠는 독자 또는 시청자에게 행동을 요구한다. 이건 사치품이라기보다는 생필품 성격의 콘텐츠다. 상품을 구매하도록 만들거나 어딘가에 가입하거나 새로운 리뷰를 더 찾아보도록 유도한다. 클릭하게 만들고 더 많은 상품군을 찾아보도록 이끌어야한다.
잘 만든 콘텐츠가 반드시 돈이 되는건 아니라고 할지라도 돈이 되는 콘텐츠 중에는 잘 만든 콘텐츠도 있다. 여기에서 '잘 만들었다'라고하는건 감각적인 분야라서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으로 느끼는 공통된 감정도 있는데 이건 그 시대의 문화와 관련이 있다. 30년전에 청자켓과 청바지 패션으로 사진을 찍었다면 그냥 유행의 일부였을 것이다. 오늘날 똑같은 패션으로 사진을 찍는다면 뉴트로라는 타이틀을 사용할 수 있다.
'비교우위'개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거래는 전문성을 강화한다. 콘텐츠 제작자가 되고싶다면, 콘텐츠를 예쁘게 잘 만들거나 마케팅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만드는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콘텐츠 제작이라는 범주라면, 두 방향 모두를 섭렵할 수 있다. 콘텐츠 제작 분야 내에서도 기획, 제작, 편집, 디자인 등 세부적인 분야로 또 나뉘기 때문에 혼자서 모든걸 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과 협업을 하는쪽으로 구성을 잡으면, 더 멋진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협업이 시작되면 전문성은 더욱 강화된다. 기획하는 사람은 기획만하고 디자인하는 사람은 디자인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콘텐츠 업계에선 여러 사람들과 협업하는 형태의 프로젝트가 아주 많다. 이때의 프로젝트 관리자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콘텐츠 제작자들을 적절하게 리드해야한다.
보통 콘텐츠 제작자들은 약간 제정신이 아니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언더독이거나 평범하지 않은 인간이라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실제로 말하는것에서부터 패션에 이르기까지 무난함과는 동떨어지는 사람들이 콘텐츠 업계에는 많다. 이들을 컨트롤하는건 꽤 까다로운 일이다. 그럼에도 모두가 그런것은 아니고 오히려 대단히 정상적이고 똑똑한 사람도 많다.
콘텐츠를 반드시 잘 만들어야만 돈으로 연결된다는건 낡은 사고방식이다. 돈이 되는 콘텐츠 중에는 낮은 퀄리티도 많다. 비평가들은 그런 콘텐츠를 보고 "사람들은 왜 저 콘텐츠를 소비하지?"라며 소비자들의 수준이 낮다는식으로 말도 안되는 비판을 퍼붓는다. 그건 콘텐츠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퀄리티가 낮은 콘텐츠가 돈으로 연결되고 있다면, 오히려 대단히 효과적인 콘텐츠라고 불러야한다.
보통 마케팅 콘텐츠에서 구매전환율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은 콘텐츠의 품질이나 반응률에 목숨을 거는 경향이 있다. 댓글이 수천개라도 안팔리는 제품이 있는 반면에 댓글이 하나도 없어도 꾸준히 팔리는 콘텐츠가 있다. 이건 포지션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콘텐츠로 돈을 벌고 싶다면, 예술적인 콘텐츠 방향보다는 마케팅적인 콘텐츠, 그러니까 다른 사람에게 돈을 벌어다주는 콘텐츠쪽으로 스탠스를 가져가야한다.
마케팅에서는 뭔가 단점을 이야기하거나 잘못된걸 이야기하면 거의 대부분 진실로 받아들여진다. '어떻게 광고에서 단점을 이야기 할 수 있단 말인가?'가 일반적인 소비자들의 심리다. 광고주들은 이걸 잘 모르기 때문에 무작정 좋은 이야기만 써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곤 단 한명만 만족하는 콘텐츠를 만들게된다. 그 한명은 광고주 자신이다.
돈이 되는 콘텐츠는 광고주보다 독자를 만족시켜야한다. 그 콘텐츠를 통해 구매전환이 효과를 보면 볼수록, 광고주 또한 만족하게 될 것이다. 이건 몇 달 정도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성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