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너가 올리는건 다 맛집이냐?"
블로거나 SNS 크리에이터가 음식과 맛집을 리뷰하고 평가하다보면 이런 오해를 받기 마련이다. 맛이라고 하는건 주관적 기준이기 때문에 보편적인 평가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맛집 리뷰를 보고 찾은 손님들은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실패할 것이다. 그들은 아무런 노력없이 콘텐츠를 무료로 소비하면서도 거기에 '공정성'이나 '보편적 기준'따위를 요구한다. 그러다보니 "먹어보니까 맛 없던데? 이 사기꾼 새끼야"같은 피드백이 이어진다.
누군가 올리는 맛집 평가 글이 전부 '맛집'인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맛집만 올리고 맛 없는 곳은 아예 안 올리기 때문이다. 정식 업체로 등록하지 않은 '개인 콘텐츠 생산자'에겐 규제가 너무나도 많지만, 정작 '맛 없다고 말 할 자유'는 없다. 맛집은 무제한으로 올릴 수 있지만, '맛없는 집'은 올리지 못하거나 몹시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한다.
맛 없다고 말 할 자유가 침해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은 '침묵'이다. 아무런 반대급부없는 '맛 없는 집'에 대해 투철한 저널리즘으로 문제를 지적하고 고발할 의무는 없다. 맛 없는 곳을 '맛 없다'고 하기보다는 '침묵'하는게 훨씬 편하다.
맛 없다고 말 할 자유를 뺏긴건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첫번째는 법적인 문제다. 맛 없는 식당을 비판하게되면 '명예훼손'과 '영업방해' 같은 애매한 법에 걸리기 딱 좋다. 대체로 온라인 콘텐츠에서 기반하므로, 사이버 수사대를 통해 신고가 들어가고 법원에서 마무리된다. 신고가 접수되는 순간부터 해당 게시물은 블라인드 처리된다. 판결 여부는 한참뒤에 결정되며 그 게시물의 신빙성은 차차 검증해야할 문제지만 게시물 자체는 일단 블라인드다.
법적 공방은 까다로운 경험이다. 실컷 만들어놓은 게시물이 아무도 못보게 블라인드되며 법적 문제에 휘말려서 시간과 돈을 쓰는 상황에 직면하느니 차라리 글 자체를 안쓰는게 낫다. 이 문제로 인해, 공정거래위원회나 소비자원 등 관계부처에 여러번 질의하고 답변을 받았다. 답변에서는 '고의적 또는 반대급부가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괜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법이라고 하는게 원래 해석하기에 따라 결과가 천차만별이므로 신뢰할 순 없다. 결국 복합적인 법적 문제로 인해 언제나 안쓰는게 최선으로 귀결된다. 굳이 쓰고싶다면 상호를 공개하지 않고, '맛 없다'가 아니라 '그냥 평범했다' 또는 '다소 아쉬웠다'정도로 순화해서 써야한다. '쓰레기다'라고 쓰면 다음날 아침 잘 만들어진 고소장을 읽게 될 것이다.
두번째는 식당측이나 식당 주인의 지인에게 현피를 당할 수 있다. 이건 '깽 값'이전에 신체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까닭에 특별히 조심해야한다. '요즘 세상에 설마 그런일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현재진행형이다.
'베일 각오없이 벨 생각 마'라고 하지만 정보전달과 공유가 목적이지 맛 없는 식당을 망하게 만들 생각은 없다. 사람들이 가보고 맛이 없다면 자연스럽게 망할 것이다. 이게 시장의 원리니까.
맛 없다고 말 할 자유가 없는 세상에서, 콘텐츠 생산자에겐 모든 식당이 맛집이 되고, 콘텐츠 소비자는 맛집을 구분할 수 없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