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써. 나처럼. 미친 듯이"

나는 과연 미친듯이 글을 쓰는가?

by 남시언

나는 TV를 보지 않기 않기 때문에 요즘 어떤 드라마나 예능이 유행인지 잘 모른다. 내가 TV를 보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그건 식당에서 밥을 먹을때다. 며칠전 동네 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고 있는데 TV에 드라마가 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드라마라서 밥 먹으며 보고 있었는데 뭐 소설을 쓰니 어쩌니하고, 작가가 어쩌고, 책이 저쩌고 하는 대사가 들려서 흥미롭게 지켜봤다. 드라마는 <시카고 타자기>라는 드라마였고, 주인공이 유아인이었다.


밥먹으면서 보다보니까 재미가 좀 있어서 밥을 다 먹고도 한참 드라마를 봤다. 식당에는 조금 민폐였을지 모르겠지만 식사 시간이 훌쩍넘은 오후였고 식당 안은 한적했다. 드라마 중에 이런 대사가 나왔다.

"아까운 시간 갉아먹지 말고 글 써. 나처럼. 미친 듯이"


이 말이 마치 나에게 하는 것 같아 흠칫했다. 소름이 돋고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걸 느꼈다. 주인공이 TV를 뚫고 나와 내 귀에다가 속삭이듯 잔소리하는 것처럼 들렸다. '나는 과연 미친듯이 글을 쓰는가?' '나는 과연 미친듯이 살고 있는가?'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펀치라인 대사였다.


그러고보니까 한동안 바쁘다는 이유, 아니 핑계로 글쓰기를 게을리했던 것 같다. 마음을 다잡고 꾸준히 글을 써도 모자랄 판국에 뭐 잘났다고 쓸데없는 일로 시간을 보내면서 글쓰기를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따지고보면 아무리 바빠도 글 한 편 정도는 쓸 시간은 충분했다. 내가 하지 않은 것 뿐이다. 책을 읽고 기사를 읽고 공부하는 시간들을 보냈다고 자위햇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이었다. 읽었으면 써야하고 공부를 했으면 또 써야했다. 자신을 까다롭게 채찍질하지 않으면 금세 만사태평해지는게 바로 나 자신 아니던가!


그 날 식당을 빠져나와 사무실로 되돌아가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세상이 부끄러워 고개가 자꾸만 땅으로 떨어지는게 마치 과음한 사람처럼 갈지자로 걸으면서 땅만 봤다.


'그래, 나도 아까운 시간 갉아먹지 말고 글을 쓰자. 다른 사람처럼 글을 쓰자. 미친 듯이.'

그 날 했던 다짐이다. 얼마나 갈지는 솔직히 모르겠지만 이렇게라도 주기적으로 자극을 주지 않으면 글이란건 영원히 못쓰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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