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팝니다>, 미시마 유키오
<목숨을 팝니다>는 1966년에 발간된 <주간 플레이보이>라는 잡지에 1966년 5월부터 10월까지 총 21회 걸쳐 연재된 소설을 묶은 책이다. 잡지 제목에서 느껴지듯 유키오가 순문학류의 소설을 굳이 연재하진 않았을 것이다.
대충의 내용은 어느 날 신문 활자가 바퀴벌레로 보이기 시작한 주인공 하니오가 자살에 실패하여 “목숨을 팝니다”라는 신문광고를 하게 되고, 그의 목숨을 사고 싶은 다양한 구매자들을 만나며 벌어지는 일이다.
굳이 장르를 따지자면 허황된 추리-애로 소설 정도?
악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정상일수도 없는 그는 만나는 여성들마다 돈독한(?) 육체관계를 갖고, 말도 안 되는 극적(?) 긴장감속에 죽을 위기에서 벗어나(?), 그의 목숨 판매라는 유일무이 1인 자영업 비즈니스는 제대로 된 “품절”을 겪지 못하게 되는데...
쏜살같이 읽히며 별 5개에 2.5개 정도 재미를 줄 수 있는 빈약한 책이긴 하고, 연재소설답게 역시나 결말은 거지 같은 (쓰기 싫었던 티기 팍팍 나는) 그런 소설이긴 한데, 소설 중간중간에 묘사하는 몇몇 대목이나 몇 문장들에선 내공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무리 높게 줘도 피식거리는 설정과 묘한 인물들 덕분에 당대 세태 혹은 풍속의 반영 정도만 점수를 줄 그런 책이다.
나는 평소 미시마 유키오에 대해선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의 할복자살 죽음이라는 생의 결말이 항상 그의 작품들을 압도하는 듯해서...
<금각사>를 대학교 때 읽었으니 아주 한참 전이긴 한데, 아무래도 최근 저작권 제한이 풀린 것인지 그의 장편들이 대거 출간되는 느낌이다.
한편 이 책의 해설을 읽으면 이 소설이 자리한 사회적 정치적 맥락을 다소 이해할 수 있어서 그 정도로 충분한 책인 것 같고,
이와는 별개지만, 이 소설의 배경인 60년대 도쿄의 평온(?)하지만 다들 문제투성이인 인물들의 허전한 내면이랄까, 죽음을 맘속에 품고 거리를 헤매는 하니오의 어떤 장면들은 뭐랄까? 아주 짧은 순간의 슬로 모션 같은 빛남도 있다.
허전함과 허무함 그 어딘가에 머무는 작가의 후기 소설로, 지금으로 치자면 웹소설 느낌의 소품인데, 그렇기 때문에 이 빠른 전개와 다양한 인물 군상이 주는 일말의 매력은 있다.
이 책을 끝으로 나는 3주간 한 권씩 읽어가는 독서일기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다. 그동안 21편 정도 글을 매일 적었다!
뭔가 여건이 좋아진다면 이런 식의 독서일기를 조금은 더 해볼 생각이다. 매일 읽고 쓰기에 적합한 형식을 한 번 시도해 본 것인데, 그 후기는 시간이 나면 따로 적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