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인간의 사생활

<풍선 인간>, 찬호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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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 미스터리 작가로 알려진 찬호께이의 작가 경력 초기 단편 연작이다.


가볍게 읽히는 읽을거리를 요구하는 여러 잡지에 게재한 연작으로 특별한 초능력을 각성시킨 '풍선인간'이란 킬러를 주인공으로 가벼운 추리적 요소가 들어있는 단편이다.


대상과 신체접촉을 하는 짧은 순간 대상의 신체를 마치 공기로 부푼 풍선처럼 움직일 수 있다는 거의 판타지적인 설정을 가져와서 흥미롭지만 막상 이 악인 캐릭터인 풍선인간은 의뢰인에게 충성할 뿐, 아주 조용한 곳에서 아무런 간섭을 받지 않은 사생활이 무엇보다 우선인 그런 캐릭터로 그려진다.


자신의 슈퍼휴먼적인 능력을 과시하는 쪽이라기보다는 그것을 통해 얻은 돈과 시간으로 안온한 삶을 사는 데 더 관심을 두는 그런 부류, 그래서 혼자 추리하며 혼자 플롯을 구성해 적절한 타이밍에 대상을 죽음에 도달하게 만드는데 더 관심이 있는,


이를테면 작가 찬호께이의 성향이 적극 반영된 그런 책이다.


실제로 독서에 들어가면 재미는 있는데 엄청난 아드레날린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이를테면 풍선인간과 대척점에 있는 인상 깊은 조연이나 빌런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어서, 이 이상야릇한 설정의 연작들이 뭔가 드라마틱한 결말을 안겨주지는 않는다는 뜻.


그럼에도 이러한 서브 캐릭터들로 작가적 수련을 쌓은 그는 이후로 치밀한 구성의 대작들을 내놓기에 이르렀다고.


4편의 단편이 각각 동떨어진 스토리라 개별적으로 읽을 수 있고, 결말은 다소 싱겁지만, 우리는 찬호께이의 성향이 눈에 생생한 스펙터클을 통한 파격적인 장면 구성이나 묘사가 아니라, 주인공의 심리와 사건의 해결과 봉합에 필요한 인간적인 요소들을 잘 버무려 멋진 추리소설을 완성하려는, 디테일에 더 진심인 쪽의 작가라는 걸 알 수 있다.


평점은 2.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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