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근대를 대표하는 모험소설?

<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by 사장님의 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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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봇짱'이라는 제목으로도 알려져 있는 <도련님>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의 소설로, 연재소설 같은 단조로운 리듬감이 있는 짧은 책이다.


에도(도쿄) 출신의 불의를 마주하면 타협을 모르는 곤조가 있는, 우리의 주인공이 고아가 된 후, 아버지의 유산의 일부로 도쿄 물리대학을 입학, 졸업 후, 깡 시골 어느 중학교에 수학교사로 부임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소설은 떠남과 돌아옴의 구조, 그리고 피카레스크 소설처럼 악당 주인공은 아닌 비교적 정의감에 타오르는 24살 청년 봇짱이 시골 중학교라는 시스템에 뿌리 깊이 자리 잡은 '빨간 셔츠'같은 여러 빌런들을 만나고, 동료가 생기며 그와 함께 나름 추잡한 구세력들에게 한 방을 보여주는 그런 이야기이다.


일반적 피카레스크에서는 악당인 주인공이 자신보다 더 악당인 인물들과 엮이는 사건들이 이어지며 사회 비판을 간접적으로 하는 구조라면, 여기서는 봇짱 VS 중학교 학생과 교사 몽땅이라는 다소 도식적인 구도로 진행하면서, 도시와 시골이라는 이분법을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 봇짱과 구세계 질서에 사로잡힌 세계의 대결 구도로 이해하면 좋다. 봇짱에게 이 세계는 언제든 떠날 수 있다는 별다른 미련이 없는 세계이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잘못한 사람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철저히 따질 수 있는 강단 있는 모습이다. 이는 소설가 소세키의 경험이 투영된 면이 있을 것 같은데, 소세키가 실제 삶에서 감히 하지 못했던 그런 부분들을 봇짱을 통해 대리만족한 것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1906년에 출간된 책이라고 하니 120년의 시간을 감안하더라도, 사실적인 묘사와 빠른 전개, 다채로운 나름 개성을 갖춘 인물들이 등장해서 흥미롭게 읽힌다.


나는 이 책 말고 거의 20년 전에 반쯤 읽었지만 전혀 기억이 없는 <마음> 밖에는 소세키와 인연이 없다.


소세키는 뭐랄까, 사람 세키가 아니라서 정이안간다고 할까,


소세키에 대한 뭐랄까, 편견 같은 게 있는 것 같은데, 말하자면 이렇게 오랜 시간 이어진 무관심을 정당화하기 위한 일종의 방어 기제가 아닐까란 생각도 든다.


막상 읽어보면 굉장한 투명한 문장에 좀 당황하게 되는 부분들이 있다.


일본의 근대성이나, 근대적 자아에 대해 참고할 점이 많은 작가라는 점은 분명하다.


이번 소세키 독서는 순전히 도서관 신간에 꽂힌 새 책으로 소세키를 읽는다는 즐거움이 톡톡히 그 역할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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