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바운드 하트>, 클라이브 바커, 강동혁 역,
<헬레이저>를 처음 봤을 때가 생각난다. 이 소설은 영화 시나리오로서 집필된 소설 원작의 특징을 그대로 따른다. 빠른 설정을 심어놓고, 주인공의 성격이나 충동에 대한 간결하고 손쉬운 묘사, 경제적인 주변인들의 등장, 그리고 이야기의 핵심인 '프랭크'의 부활 과정을 통해 서스펜스와 스릴, 호러를 결합시키는 한편, 여성 주인공을 등장시켜 악인 '프랭크'에게 권선징악의 클라이맥스를 선사하는 후반부 내리 질주하는 장면까지,
물론 후반부 좀 의아하고 어설픈 장면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기묘한 퍼즐 박스를 통해 소환된 이 세상을 넘어선 존재에 대한 흥미로운 설정과 그 묘사와 깔끔한 이야기의 완성도가 매력적인 책이다. 심지어 교훈도 존재한다. 탐욕과 관능, 끝없는 쾌락을 추구하는 거의 쌍둥이 같은 형제의 음울한 운명의 이야기로도 볼 수 있고, 매력적이지 않은 여성에게 사건의 열쇠를 쥐어주어 도덕적인 관점에서도 비난받지 않으려 하는 그런 해결의 묘미도 있고, 자승자박이라는 이 수수께끼의 해결도 그렇고, 그렇기 때문에 원작 영화에서 강조되었던 것이 피나, 공포, 알 수 없는 존재의 거대한 그림자, 이런 것보다는 애욕과 쾌락을 피와 함께 보여주는 뭐랄까 원초적인 쾌락에 대한 묘사, 이런 게 어렸을 때 더 끌렸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헬레이저>는 정통 성인 공포 영화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중산층의 성에 대한 어두운 갈망의 실상을 보여주는 비판적인 시선이 없었다면, 핀헤드나 엔지니어 같은 악마적 캐릭터의 위상 역시 의미를 잃을 것이다.
<헬레이저>는 기술적으로 손색없는 영화 시나리오이자, 성인 세계의 무분별한 쾌락 추구가 어떤 비극적인 결말로 이어지는 알려주었던 교훈 소설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빈티지 클라이브 바커! 의 출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