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비>, 키에스 레이먼
<헤비> 또는 어느 미국인의 회상록이라는 책은 뉴욕 타임스 선정 21세기 100권에 이름을 올린 목록이다.
출판사 교유서가에서 키에스 레이먼의 <헤비>와 에세이집 <미국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서서히 죽이는 방법>이 동시에 출간된 것 같다.
미시시피 출신의 흑인 남성으로 그것도 뚱뚱한 유년 시절, 똑똑하지만 강압적인 엄마와의 관계, 아버지의 부재와, 사춘기 시절 같은 또래와 동네 형들과 어울리며 목도한 또래끼리의 성행위 장면, 흐릿한 성욕과 권력의 경계, 그리고 대학에 들어가면서 계속적인 권력과 인종주의에 대한 반항, 반짝이는 연애이야기, 그리고 같은 흑인으로서 흑인에게 대하는 어떤 이야기들 등
소설의 문체는 어머니에게 쓰는 편지 형식을 갖추고 있지만(그래서 타네하시 코츠의 <세상과 나 사이>의 형식을 떠올리게 한다), 그 내용들에서는 유년의 자신의 경험과 사춘기-대학시절로 이어지며, 자신의 몸을 늘 의식하면서, 이를테면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잘 알아야 하고 유일하게 내 것으로 인식되는 나의 신체에 대해 꼭 짚고 넘어가면서,
자신을 찌우게 하는 음식에 대한 묘사 역시 넘어가는 일이 없다. 때문에 이 책에서 의외인 것은, 뚱뚱함에 대한 개인의 시선을 사회적 시선으로 감싸거나 비판하려 하지 않으려는 어떤 의지이다.
몸에 대한 담론, 즉 육체적인 피지컬 레벨에서 시작해 보려는 유구한 폭력의 역사에 대한 개인의 의지, 이런 것들이 이 소설의 주제일 수 있을 것 같다.
그러한 정치적인 의미, 담론을 형상한다는 의미에서는 일견 좋은 시도로 보이는 소설이지만,
뭐랄까 그 외 부분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솔직하고, 또 지나치게 흑인 동아리적인 시선으로 보이는 부분이 많아서 읽어 내려가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자신의 글쓰기 스타일의 장단점을 알고 있을 것이며, 자신에게 맞는, 자신의 몸이 원하는 스타일을 따라, 단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아니라, 장점을 최대한 방향으로 보이게 하는 전략을 택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것이 주류적인 관점에서 부정성이 깃든 ‘몸’, ‘둔중한’, ‘뚱뚱함’에 대한 관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