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용두사미, 절대 리셀 불가 소설

<리셀러 살인사건>, 마츠다와 쿠레하

by 사장님의 세계문학

간혹 제목장사나 어그로에 끌려 책을 들게 되는 경우가 있다. 100페이지 넘어서면서 아! 이야기가 허둥지둥 거리는 구간이 나올 때 바로 책을 접어야 하지만! 그걸 참지(?) 못하고 결말을 알기 위한 독서를 할 때가 있다. 오 마이갓! 이 소설은 소재는 현실을 반영하는 따끈한 면모가 있지만, 이후의 전개와 허황된 결론은, 무슨 저질 B급 막장 스릴러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하다.


"리셀러는 구입의 프로다. 한정품과 레어템을 사들이는 데에 능하다. 그와 동시에 매각의 프로이기도하다. 시류를 파악하고 시류를 따르면서도 조금 더 고가에 파는 기술을 갖고 있다."


라는 리셀러에 대한 정의만 그럴듯하다.


중학생 무렵까지 장사가 잘 되었던, 어떤 고전 미니시리즈와 관련된 피겨나 한정 물품을 전시한 식당을 운영한 피겨 수집가인 아버지의 가게에서 희귀한 피겨를 경매사이트에 판매한 게, 리셀링의 시작이 된 한 남자의 목소리로 진행되는 이 소설은,


최초 숨 막히는(?) 리셀러의 의무인, 줄 서기 장면부터 시작한다. 그러다 물건을 다 사가지고 나오는 와중에 의문의 습격을 당하고 이후 스마트폰을 통해 리셀러를 대상으로 한 연쇄 살인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하필이면 처음 죽게 된 리셀러가 나름 인플루언서이자 유튜버였고, 그가 리셀을 통해 일확천금을 벌 수 있다고 떠벌리는 트롤 같은 캐릭터라 일본 사회에서 그의 죽음을 둘러싼 흥미위주의 얕은 논의가 계속되며, 리셀이라는 행위에 대한 범국민적 증오와 혐오가 범람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 소설의 형편없는 이후의 전개는 살인마와 리셀러 주인공간의 추적이나 두뇌싸움 같은 게 아니라, 주인공이 일방적으로 사회에 매도당하며 계속되는 불운에도 불구하고 집에 칩거하다가 결국 거대한 행사장 입장 티켓을 얻어 다시 구매하러 가는 과정까지 가면서 어이없는 반전을 보여주는 데 그친다. 그에게 남은 것은 아버지의 수집품이 수익과는 무관한 평범한 컬렉션이었다는 씁쓸한 교훈(?) 같은 것이고, 결국 불운하고 구제 불능의 세대 간의 갈등으로 귀결된다.


리셀이라는 소재는 그저 그런 뻔한 결말로 내달리기 위한 휘발성 소재임이 분명해진다.


아무런 신박한 인물도 없고, 다만 복잡하게 돌아가며 음모론과 카더라 통신과 근거 없는 사실 날조와 비난, 분노와 혐오가 점철된 쓰레기 같은 정보들이 이 소설의 잡음을 대신하고 있다. 반면, 이러한 과장된 사회적 분위기와 혐오의 스펙터클은 일본 사회의 근엄한 속성에 비추어 비현실적이란 생각도 든다.


문득, 리셀이라는 게 당연해지던 시절이 되어버린 작금의 현실에 대한 피상적인 스케치에 불과할 뿐, 그 행위를 조장하거나 한편으로 사회문제로 치달아 더 큰 사회적 비용으로 까지 논의를 넓히지 않는다.


세상의 관심에 굶주린 사람들과 한정판 물건을 사고 싶은 사람들의 빗나간 초자본주의적 욕망에, 모드 것의 가격을 매겨 매매행위에만 가치를 두는 가치관만 횡횡할 뿐이다.


리셀을 둘러싼 사회 현상과 그 세태를 보여주는 것에만 노력한 소설이기 때문에 딱히 그 이상의 문제를 보여주고 있지 않다.


누군가 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리셀 시장은 존재하고 계속 이어질 것이다.

대중의 기호는 상품 유통사의 고도의 전략에 따라 바뀌고, 한편 브랜드는 침몰과 부상을 반복한다. 영원한 것은 없고, 영원히 그 자리를 지키는 가치도 없다. 그 짧은 순간을 활용해 마치 주식 단타처럼 틈새의 이윤을 추구하는 행위는 도덕적으로 지탄받을 대상은 당연히 아닐 것이다.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물물교환의 행위만큼 빈번하고 앞으로도 계속될 행위는 없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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