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MZ 소설가의 뉴타입 사소설!?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 오가와 사토시

by 사장님의 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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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가와 사토시의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서>라는 소설집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이 소설집은 대부분 작가 '오가와' 자신으로 등장하는 소설가의 일인칭으로 서술되어 사소설적 성격이 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픽션적인 재미가 충만하고, 사소설보다 더 깊숙이 파고들어 가, '소설 쓰기'라는 직업에 대한 다양한 성찰을 쏟아낸다.


뭔가 새롭고 그렇게 독특하지는 않지만, 평이한 문장, 해박한 해석력, 끈기로 우연의 마법을 풀어내는 문장, 등장인물 자신의 사유를 다각도로 분석하면서 그것을 구조화된 문장으로 발화하는 능력, 캐릭터를 들여다 보고 그 약점을 전시하는 능력 등이 아주 탁월하다고 할까,


매편 그만의 독특한 사유실험이 등장하는 것 같아서 기대가 되는 단편들이 연속체로 나열되어 있어서, 그의 사생활을 많이 들여다보았지만, 그만큼 투명하기 때문에 개성적이란 생각이 든다.


각 단편은 독립적이지만, 소설을 쓰는 소설가가 주인공인 까닭에 몇몇 소재들이 반복되면서 기발한 일관성을 가지고 있다.


큰 주제라고 하자면, '소설가'가 할 수 있는 일의 최대치는 무엇일까? 이렇게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몇몇 편에서는 소설의 원동력을 분석하면서, 이런 일들이 소설가의 책무일 수도 있지만, 그렇다면 소설가가 소설가가 아닌 인물 이를테면 폰지 사기꾼이나, 남의 말을 거의 받아쓰기하는 만화가, 그럴듯한 말로 듣고 싶어 하는 말만 들려주는 데 뛰어난 테크닉을 가지고 있는 점쟁이' 들과 '소설가'인 자신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탐색 같기도 하다.


특히 <소설가의 본보기>와 <네가 손에 쥐어야 했던 황금에 대해새>, 그리고 이어지는 <가짜>까지 '메타 소설가학'이라고 칭할 수 있는 3부작의 탐구는


과연 '허구'를 전달하는 일을 대신하는 다른 직업군들을 살피며, '소설가'란 그렇다면 이들과 어떻게 달라질 수 있고, 어떤 자질을 가져야 하는지, 거의 '인생수업'같은 느낌의 교훈적이면서도 풍자적이며, 따라서 자연스레 인본 사회를 분석하고 해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굉장히 해체적인 직업으로서 소설가론을 읽은 느낌이다.


한편 <3월 10일>의 기억에 관한 실험적이면서도 개성적인 단편, 그리고 <프롤로그>에서 인간관계와 '소설'쓰기의 엮임에 관한 일기와도 같은 메타성이랄까, 사적인데 사적인 것을 넘어 보편으로 진입해 가는 글쓰기는 참 명쾌하면서도 부러움을 살 만한 솜씨 같은 걸 뽐내고 있다. '기억의 윤리' 그리고 보편 타당하면서 개인적인 '자기 기만'을 이정도로 자세히 분석한 글을 최근에 읽은 적은 없다.


앞으로 작품이 기대가 되는 그런 소설가랄까,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그런 작가!


그의 독특한 사소설-에세이식 픽션들은 미스터리 소설을 읽는 것만큼 쫀득하다!


다음 책들도 서둘러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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