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삶, 더 많은 빛

코닥 엑타크롬 E100, 2000초 유효기간

by 사장님의 세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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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3월 즈음 메이플소프 전시회에 다녀왔다.

전시 명은 <More Life>

탐미적 관능미를 극단으로 끌고 가면서도

전통적 미학적 구도나 아이콘에 관한 본능적 직관을 가지고 있던 메이플소프의 여러 작품들을 보고 왔다.


정물 사진, 동성애 혐오를 자극할만한 적나라한 누드, 유명인들의 포트레이트와 메이플소프 자신의 자화상 등등


애들 소꿉장난 같은 소재를 나이 들어서도 계속 추구하면 어떤 사진들이 만들어지고,

그걸 금기시하는 사회가 이를 용인하게 되도록 만드는 특유의 쇼맨십과 그 여정, 특히 그의 섹슈얼리티에 관한 추구가 작품 전면에 어려있다.


성격과 멘털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메이플소프의 사진들은 완벽히 나르시시즘적 시선과 완벽주의,

완고하고 편협한 구도에 갇혀서 인공미가 감돈다.


20세기 가장 과대평가된 사진가이지만, 여러 가지 의미로 여전히 현대적인 관점도 가지고 있다.


이는 사진의 즉물성에 관해서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솔직하고 편견 없는 태도를 바탕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편견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아기처럼 즐겁게 받아들여 자신의 유희를 찍어 남기고 전시하고자 하는 욕망의 전경화는,

메이플소프 처연한 내면에서보단 주변의 관계와 당대 예술계의 역학을 이용해, 뜨고자 하는 욕망, 차별화하고 싶은 욕망이 더 크게 작동한 결과이다.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는 과정은 여전히 더디게 흘러간다.


유명세가 낳은 여러 포트레이트는 별 감흥이 없다.

패티 스미스의 포트레이트도 별 감흥이 없다.


여전히 눈길이 머무는 것은 메이플소프 자신의 자화상과

장난기 넘치며 즉흥적으로 시도했다 겨우 한 점 주워 올린 정물적, 연극적 구도의 사진들이다.


전시회 제목 "더 많은 삶"처럼,

침묵과 관능의 정물-인물들이 가득했던 기억.


유효기간 지난 코닥 슬라이드 필름으로 촬영해 놓은 사진들의 누르스름한 기운들은 흡사 오랜 시간 햇볕에 노출된 서가의 책을 펼쳐본 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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