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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비 Jun 07. 2020

과연 스타트업에 브랜딩은 필요한가?

일개 그로스 마케터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안녕하세요, 스타트업에서 밥값 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은 남타비입니다.


요즘 한 모임에 나가고 있습니다.


2주에 한 번 각기 다른 회사의 마케터들이 모여 경험담과 생각을 나누는 그런 모임입니다.


지난 모임에서는 브랜딩 관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멤버들의 브랜딩 관련 이야기는 '과연 스타트업은 브랜딩이 필요한가?'로 귀결됐습니다.


"브랜딩이랑 무엇일까?", "프로모션을 많이 하면 브랜딩에 부정적일까?" 등 몇 가지 이야기를 통해 브랜딩이라는 것이 범위도 넓고 관리하기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했고, 실무에서 마케팅 일을 하며 브랜딩을 접하고 고민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브랜드 매니저나 브랜드 마케터로 근무하지 않았기에 얕을 수도 있는, 스타트업 잡케터가 생각하고 느끼는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타트업에 브랜딩이 필요한가?'라는 주제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남깁니다.


출처: unsplash



브랜드란 무엇인가?

*브랜드(Brand)의 어원은 '불에 달구어 지진다'라는 뜻으로 노르웨이 고어 'brandr'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문맹률이 높았던 그리스 로마 시대에 상점 주인들이 상점 이름 대신 팔고 있던 물건을 나타낼 수 있는 그림이나 표시를 상점 앞에 걸어 놓았던 것이 브랜드의 유래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전통적으로 브랜드란 '제조업자 또는 판매업자가 제품 또는 서비스에 정체성을 부여하고 경쟁업자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차별화하여 고객들에 의해 구별되게 하려는 목적으로 사용하는 이름, 용어, 숫자, 심벌, 캐릭터, 슬로건, 디자인, 패키지 또는 이들의 결합체'를 말한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브랜드의 범위가 국가나 도시, 유명인까지 확장되었다고 합니다.


(*KBMA 한국브랜드경영협회 참고)


결국, 브랜드란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 여러 단서들(이름, 슬로건, 디자인 등)에 경쟁자와 구별되는 정체성을 부여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브랜딩이란 무엇일까요?

'Branding'이란 'Brand'와 '-ing'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경쟁자와 구별되도록 정체성을 부여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겠죠.


쉽게 지속적으로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브랜딩이 잘 된 제품과 서비스를 보면 어떠신가요?


로고와 패키지 등 부분적인 단서만 봐도 어떤 브랜드인지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광고 소재나 이메일 또는 고객 문의에 대한 답변만 봐도 구별되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이렇듯 브랜딩은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모든 터치 포인트에서 이루어집니다.


광고를 봤을 때, 홈페이지에 들어왔을 때, 구매하는 과정에서도 느끼며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느낍니다. 그리고 제품을 받아서 패키지를 열 때나 제품을 사용할 때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브랜딩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알리고 판매하는 모든 과정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unsplash



어디까지가 브랜딩의 범위일까요?

우리 제품과 서비스를 접하는 모든 터치포인트들이 브랜딩의 범위라고 생각합니다.


터치포인트란 광고 소재, 홈페이지 디자인, 제품 사진, 패키지부터 알림 메시지, 이메일, 뉴스 기사까지 고객이 우리 브랜드를 만나는 모든 순간입니다.


저는 이러한 모든 터치포인트들이 브랜딩의 범위라고 생각합니다.


고객과 상담하는 과정은 물론 제품의 패키지를 열고 사용하는 순간까지 고객은 브랜드를 경험하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타트업에 브랜딩은 필요할까?


개인적으로 브랜딩의 정의에서 핵심은 '구별되도록'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와 경쟁자를 구별하는 주체는 바로 '고객'입니다. 고객이 우리를 구별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브랜딩의 목표는 고객의 인지와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타깃에게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전달하여 그 타깃이 우리와 경쟁자를 구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결국 브랜딩의 최종적인 목표도 퍼포먼스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디자인, 운영 등과 동일하게 고객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에 브랜딩은 필요할까요?"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브랜드는 판단의 근거가 된다.

사람들은 특정한 단서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한 번에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여 결론을 내립니다. 추가로 정보가 필요하면 인터넷 또는 주변에서 정보를 수집합니다.


다양한 터치포인트에서 우리와 경쟁자들의 차이점을 접한 고객은 빠르게 우리 브랜드를 판단하게 됩니다. 브랜딩은 사람들로 하여금 '이 브랜드가 나와 맞을까?'에 대해 빠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우리 브랜드는 당신과 같은 사람을 위한 제품을 제공합니다.'


두 번째, 브랜딩은 직원들에게 방향성을 제공합니다.

어떤 책에서 읽은 인상 깊은 문장이 기억납니다.(책 제목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브랜딩은 직원들이 일하는 방향을 정해주는 역할을 한다.'라는 내용의 문장이었습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와 메시지를 전달하여 경쟁자와 구별될 것인가?'를 고민하고 정의한다는 것은 직원들의 업무에 강력한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생각합니다. 콘텐츠를 만들고, 광고 소재를 만들고, 서비스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브랜딩이 이정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unsplash



"브랜딩은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이다."

'브랜딩을 시작해야지!'라고 마음먹은 시점부터 브랜딩이 진행되는 것이 아닙니다.


브랜드가 소비자들과 상호작용하는 순간부터 이미 브랜딩은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든 상호작용 과정에서 우리의 가치와 메시지가 일관되게 잘 전달되는 지를 '관리하기 시작한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브랜드 매니저는 '브랜드를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것이죠.


최근에 저희도 브랜드를 관리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를 관리하기 용이한 조직구조로 개편하고 있고, 추가적인 채용을 통해 리소스를 확보하여 브랜드를 관리해 나가려고 합니다.


브랜드는 자산이라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브랜드 자산을 측정할 수 있는 모델도 있죠.

(대학에서는 D.A.Aaker의 '브랜드 자산 측정 모델'을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브랜딩은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적금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축에서도 복리의 개념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빨리 시작할수록 좋은 것이죠.


브랜딩은 광범위하며 정답이 없는 영역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브랜딩을 잘하고 있는 브랜드들을 스터디하며 우리 브랜드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는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바로 '당근마켓'입니다.


당근마켓은 '당신 근처 마켓'으로 동네 중고거래 앱입니다.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거래를 하다 보면 종종 사용자들이 터치포인트라고 느끼게 됩니다. 당근마켓의 친근한 브랜딩 덕분인지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친절해서 기분 좋은 거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당근마켓 홈페이지


지금도 저희 팀원들은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없어졌을 때 아쉬워할 고객들이 많은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라 더 브랜딩이 중요하고, 브랜딩은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


이상 일개 그로스 마케터가 생각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마케터로서 스타트업에서 벌어지는 성장과정과 다양한 실험들을 글로 남깁니다.

오늘도 밥값 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마케터 남타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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