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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슮 Jul 28. 2023

나무이야기 _ 남해 보호수 도마마을 녹나무

사람을 위로하는  따뜻한 토토로의 집 


남해 동도마마을 녹나무



동도마마을 보호수는 희귀목 녹나무(장뇌나무)로 채규수씨라는 마을 사람이 면사무소(현재 자리) 앞에 심었고, 그 나무가 이렇게 자랐다고 전해진다. 녹나무는 국내에서도 제주도나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만 자라는 희귀목이며, 예로 부터 사람의 마음을 진정시키는 효과(아로마 향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고급가구를 만드는데 이용되었다고 한다. 녹나무는 목재의 무늬와 색깔이 아름답고 정유 성분때문에 오래 지나도 잘 썩지 않는다. 악기나 고급가구를 만드는 데 많이 이용되고, 특히 이순신 장군이 만든 거북선과 판옥선도 녹나무로 만들었다고 한다. 녹나무와 소나무를 이용하여 만든 거북선과 판옥선은 대포의 반동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튼튼했기 때문에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 일본군이 사용한 배(히노키 나무)를 능가했다고 한다. 특히 철판을 덮었다는 거북선 상부는 사실상 녹나무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출처 : 남해 보호수(당산나무) 등 주변이야기 발굴 활용방안 남해미래신문-








남해 여행을 하며 가장 첫번째로 만난 나무가 바로 녹나무였다. 동도마마을에 있는데 도마마을 이름의 유래는 마을 형상이 말 모양으로 생겨서 도마마을이 된거라고 한다. 우리가 찾아간 녹나무는 동도마마을에 있는데, 생각보다 찾기 어려운 곳에 있었다. 마을을 가로질러 끝까지 가야만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녹나무를 찾아가며 마주친 마을사람들이 다들 한마디씩 말을 걸어주셨다. 어디서 왔는지, 부모님을 뵈러 온건지, 외부인임에도 이렇게 반갑게 물어봐주시는 마을 사람들을 보니 이 마을의 분위기가 얼마나 따뜻한 곳인지 알수 있었다. 


그리고 만난 녹나무는 이 마을의 분위기를 닮아서 그런지 따뜻한 빛을 띄고 있었다. 


녹나무는 새로 돋아나는 나무껍질도 녹색이고, 꽃도 녹색이라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따뜻한 곳을 좋아해서 육지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목이라고 한다. 이웃집 토토로에서 어린이 눈에만 보이는 토토로의 나무 집이 나오는데 그 나무가 바로 이 녹나무이다. 일본에 있는 녹나무들은 크고 웅장하다는데, 그래서 녹나무를 모티브로 한 것 같다. 수형도 특이해서 그런지 정말 요정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신비한 분위기의 나무이다. 확실히 일반적인 나무 형태는 아닌 것 같다. 특히 잎이 다 자랐을 때 복실복실한 털뭉치같기도 하다. 


초록빛을 띄는 녹나무는 잎도, 꽃도 초록색으로 나서 녹나무이기도 하지만, 잎이나 줄기를 비비면 청량한 향이 나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같기도 하다. 마음을 진정시키는 아로마향을 가지고 있는 녹나무. 향만으로도 이 나무가 어떤 존재인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갔을 때 마을의 할머니가 녹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 쉬고 계셨다. 그 모습이 정말 그림에 그린 듯한 모습이었다. 여기에 사진찍으러 왔냐고 물어보시며 이 녹나무는 자신에게 정말 좋은 친구라고도 하셨다. 


할머니가 떠난 뒤 그 의자에 앉아보니 마을의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보였다. 탁 트인 풍경과 바람결에 흩날리는 녹나무 잎의 소리, 편안한 향, 그 모든 상황이 나를 안아주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람을 위로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녹나무. 녹나무의 이런 성격이 이 마을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종 : 녹나무

지정번호 : 12-22-6-3-1

지정일자 : 1982.11.10

수령 : 190년 (2022년 기준)

수고 : 16m 기름높이둘레 : 510cm

소재지 : 남해군 고현면 도마리 242-1




방문일시 2023.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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