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귀인

5장. 페미니스트였던 선배

5장. 페미니스트였던 선배

주식에 열정을 태웠고 다음 타깃은 창업이었다. 창업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학년 2학기를 맞이했다. 필수 교양 과목을 들었고 나는 맨 앞자리에 앉았다. 그 당시 나는 수업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학사경고를 받았던 1학년과 달랐다.

전역 후 복학생의 신분으로서 교내 인싸로 살지 못하는 걸 인정했고 나만의 길을 찾기 위한 독립적으로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주식과 창업에 도움 주는 과목을 들으니 성적 역시 많이 나아졌다. 성적이 개선되니 자신감도 생겼고 듣기 싫은 과목도 맨 앞자리에 앉으면서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곤 했다.

필수 교양 과목 첫날 수업 15분 전에 맨 앞자리에 앉아 있었다. 구두 소리가 들리자 자연스럽게 뒤를 돌아봤고 스타일 좋은 여자 학우를 보게 됐다. 그 학우는 맨 앞 좌석에 앉았고 이후 교수님이 들어와 수업을 시작했다. 교수님은 조별로 진행해야 한다면서 자율적으로 조를 짜라고 학생들에게 공지했다. 나는 망설임 없이 방금 봤던 여자 학우에 다가가 같은 조를 하자고 했고 같은 조가 됐다.

그 학우는 나보다 한 살 많은 3학년 선배였고 페미니스트였다.

교양 수업의 조별 그룹을 진행하면서 선배가 보여준 리더십은 대단했다. 조장이었던 선배의 역할로 굉장히 좋은 성과를 냈으며 수업은 A+학점을 받게 됐다. 나는 선배와 창업한다면 뭐든지 해낼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선배와 가까워진 다음 선배에게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나에게 알려 달려고 했다.

몇 주가 지난 뒤 선배는 페미니스트에 관한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 페미니스트를 들었을 때 민감한 주제라서 두려웠다. 이걸 해야 하나 망설였고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부정적인 의견만 내놓아서 더 막막했다. 하지만 선배를 믿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했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페미니스트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프로젝트도 할 수 있을 거라 선배의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여 수락했다.

겨울방학 동안 작은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교내 공모전을 수상하게 되어 나의 결정을 틀리지 않았다고 뿌듯해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선배라는 사람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는데 그중 선배의 비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돈과 명예가 아닌 사람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멋진 비전을 가지면서 실력도 있던 사람이었다. 프로젝트를 끝내고 휴식을 취하면서 새 학기를 기다렸다. 그러던 어느 날 선배는 나에게 고민 한 가지를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