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두려움 속에서 선택한 길
한국은행 통화정책 경시대회는 내가 했던 공모전 중에 가장 힘든 프로젝트였다. 5개월 동안 팀원들과 토론과 토의하며 경제를 분석하고 전망하는 통화정책 보고서를 만들었다. 하지만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고 5개월 여정은 막을 내렸다. 공모전을 통해 나는 경제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지만 가장 값졌던 건 사람이다.
프로젝트를 끝내고 팀원들과 여행을 가서 그들에 대해 더 잘 알게 됐다. 뒤늦게 들어온 팀원이지만 리더 역할을 했던 형과 더 가까워졌다. 그 형은 이전에 만났던 첫 번째 귀인과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형에게 창업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 형 역시 사업에 뜻이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직장생활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여전히 확고했고 남과 다른 길을 걸어가기에 두려움이 컸다.
공모전을 끝내고 3학년 2학기가 된 나는 진로를 결정해야 했다. 과거 성취 경험을 되돌아봤고 고민 끝에 선배 누나의 비전과 같이 세상을 좋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나의 전공과 내가 좋아하는 투자로 비전에 가까워지고 싶었고 VC, 벤처캐피털 업종이 세상을 바꾸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VC 업계로 가는 법에 다양한 길이 있었다. 그중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 건 CPA, 회계사가 돼서 VC 업계를 가는 게 멋있어 보였다. 전문직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싶었고 회계사만 되면 수많은 이직 제안과 노후 걱정이 없을 거 생각했다. 대학에서 회계, 재무, 경제 수업에 좋은 학점으로 자신도 있어 회계사 수험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 CPA 공부한 지 6개월 만에 슬럼프에 빠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