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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한그루 Aug 13. 2024

주거와 쇼핑이 편리한 피블스와 갈라쉴즈

시골 사는 도시공학자의 영국 시골 탐방기(4)

갈라쉴즈 시내 전경@구글

  영국 남서지역에 위치한 토트네스역을 출발해 버밍엄역을 거쳐 7시간 30분 만에 영국 북부에 위치한 스코트랜드의 수도 에든버러역에 도착했다. 스코트랜드는 남부지역에 비해 산악과 산림이 많은 지역이다. 에든버러는 런던에서 기차로 4시간 30분, 자가용으로 8시간이 소요되는 위치에 있다. 필자는 에든버러를 기점으로 버스로 1~2시간 거리, 인구 1~2만 규모의 시골을 탐방하고 싶었다. 6월 17일 월요일 오전 10시 에든버러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첫 번째 목적지인 피블스로 향했다. 버스는 에든버러 시내의 모든 버스정류장에 정차를 했다. 에든버러 시내를 벗어난 버스는 양과 소가 듬성 듬성 보이는 초지와 크고 작은 시골마을 여러 곳을 지나갔다. 에든버러를 출발한 버스는 48개의 정류장을 지나 1시간 20분 만에 피블스에 도착했다.     

피블스 상점거리

피블스(Peebels)는 시장마을에서 주거마을로 변화 중이다


  피블스는 18세기부터 시장마을(마켓타운)이었다. 상점거리는 T자 형태로 형성되어 있고, 메인도로 끝에는 화려하면서 웅장한 고딕 양식의 교회가 보였다. 거리 양 옆으로 고딕 양식의 3층 규모의 석조건축물들이 이색적인 경관을 연출하고 있었다. 상가 건물 사이에는 만국기가 곳곳에 펄럭이고 있어 한산한 거리 풍경에 활력을 더하고 있었다. 거리 곳곳에 갤러리가 있었다. 그 외 공예용품, 인테리어용품와 의류, 생활잡화, 중고거래 매장 등이 있었다. 중간 중간에 식당, 카페, 제과점, 편의점들이 있었다.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프랜차이즈 상점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피블스는 2005년 영국의 신경제재단이 선정한 독립상점과 지역의 고유성을 가장 잘 유지하고 있는 10대 지역으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최근 피블스는 시장마을이라는 정체성이 변하고 있다. 피블스 행정은 에든버러에 직장을 가진 출퇴근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한 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피블스의 인구는 2011년 8,376명에서 2022년 9,000명으로 증가하였다. 피블스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가는 트위드강을 사이에 두고 양쪽으로 형성이 되어 있었다. 강 북쪽에 오래된 상점과 슈퍼마켓과 주택가, 종교시설이 있었고, 강 남쪽에  신규로 조성된 주택단지와 교육시설들이 있었다. 피블스는 상점거리를 중심으로 1~2km 거리 안에 주택들이 밀집해 있어 주민들은 걸어서 15~25분 안에 슈퍼마켓, 상점, 공공시설, 종교시설, 병원 등을 이용할 수 있어 보였다.

  오전11시 30분 피블스 상점거리에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보였다. 인도에는 보조보행기를 끄는 80대 노인과 유모차를 끄는 여성이 지나가고 있었다. 가까운 슈퍼마켓으로 들어가니 점심시간과 가까워서인지 슈퍼마켓 안에는 방문객들이 많았다. 월요일 오전시간이라 그런지 젊은 층보다 노인층이 많았다. 주로 즉석식품을 구입하고 있었다. 방문객들은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걸어서 방문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피블스의 주민들은 집에서 걸어서 10분, 20분 거리에 슈퍼마켓이 있어 신선식품과 고기를 매일 산책하며 구입할 수 있는 편리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어 보였다.      


갈라쉴즈(Galashiels)는 10개 지역의 쇼핑 중심지


  갈라쉴즈는 브리티쉬보더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자치행정구이며, 스코티시보더스주의 상업중심지이자 대중교통 중심지이다. 갈라쉬즈의 인구는 2011년 14,994명에서 2022년 15,490명로 증가했다. 필자는 다시 갈라쉴즈로 가는 버스에 탔다. 버스가 피블스 시내를 벗어나 편도1차선의 도로를 달려 강과 산림지대와 크고 작은 마을 5개를 지나 50분 만에 갈라쉬즈 시내에 도착했다. 

  갈라쉴즈는 갤라워터강을 따라 길쭉한 선상형태로 주거지가 조성되어 있다. 갈라쉬즈의 주택가은 다른 지역과 동일하게 2층 구조의 주택은 다른 지역에 비해 개별 대지면적이 넓었다. 인구 1만5천명이 살고 있는 갈라쉴즈의 주거지는 상업지역을 중심으로 1~2km  거리 안에 주택들이 빽빽하게 단지를 이루며 조성되어 있었다. 또, 동네 코너마다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었고, 거리 곳곳에 벤치가 설치되어 있었다.

  갈라쉴즈 시내에는 상점골목존, 대형슈퍼마켓존, 대형전문매장존 세 개의 존이 모여 있다. 상점골목존에는 각종 식당, 생활잡화점들이 영업 중이고, 대형슈퍼마켓존에는 영국의 대표적인 슈퍼마켓 체인인 테스코 엑스트라 슈퍼마켓과 아다스 슈퍼스토어, 식품전문 슈퍼마켓, 미용용품점, 영화관 등이 있는 위치해 있다. 또, 대형전문매장존에는 의류매장, 전자제품매장, 건축자재매장, 주택자재매장, 백화점이 밀집해 있었다. 갈라쉬즈는 반경 5km 이내에 위치한 인구 500~2,500명 규모의 크로벤포스, 워커번, 트위벡, 다르딕, 멜로스 등 10개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는 생활권이었다.

  오후 1시 30분 쯤 상점골목은 한산 했으며, 식당에는 늦은 점심식사를 하는 주민들이 있었다. 필자는 대형 슈퍼마켓인 테스코 엑스트라 슈퍼마켓으로 들어갔다. 테스코 슈퍼마켓은 지상1층은 주차장으로 지상2층은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다. 건물에 속한 1층 주차장 이외에도 지상 주차장이 매장 면적만큼 조성되어 있었다. 매장 규모는 홈플러스 보다 컸다. 매장에는 식품, 의류, 생활용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매장 면적의 절반은 식품코너로 운영하고 있었으며, 야채와 과일 코너가 상당히 넓은 면적을 차지를 하고 있었다. 또, 매장에는 꽤 넓은 공간에 의류코너가 있었는데, 최신 유행하는 스타일의 의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또, 약국, 카페, 핸드폰 매장 등이 샵인샵 형태로 운영되고 있었다. 슈퍼마켓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6시부터 밤12시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매장 안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방문객들이 있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방문객이 늘어났다.  

갈라쉴즈 테스코 슈퍼마켓 매장
슈퍼마켓에서 간식 게산을 위해 줄을 서는 청소년들

   

갈라쉴즈 청소년들의 방과후 사생활


  슈퍼마켓 매장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매장 입구에 있는 편의점 코너로 청소년들이 우르르 몰려 왔다. 학교 수업을 마친 학생 70~80명이 샌드위치, 과자, 음료수 등을 구입하고 있었다. 간식을 구입한 학생들은 간식을 들고 슈퍼마켓을 나가기 시작했다. 필자는 궁금한 마음에 그들의 뒤를 따라갔다. 학생들은 슈퍼마켓 주변 로터리에 있는 작은 공원과 상점골목 입구에 있는 조각공원의 벤치에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간식을 먹으며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또, 햄버거 가게, 간식 가게, 아이스크림 가게 안과 주변 골목길에도 간식을 사 먹는 많은 학생들로 부쩍였다. 필자는 일단 학생 수가 상당히 많다는 것과 학생들이 간식을 사 먹을 수 있는 가게가 다양하다는 것에 놀랐다. 또, 청소년들이 방과 후 간식을 먹으며 친구들과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원과 벤치가 곳곳에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한산하던 거리가 방과 후 청소년들로 인해 시끌벅적해졌다. 오후 2시를 넘으니 통행하는 주민과 슈퍼마켓을 방문하는 차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학교 수업 후 청소년들로 북적이는 갈라쉬즈 거리 
벤치에서 간식을 먹는 갈라쉬즈 청소년들


세심한 배려가 모여 만들어진 시골 버스환승장


  갈라쉴즈에서 에든버러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환승장으로 갔다. 갈라쉬즈 버스환승장은 그리 넓지 않았다. 입구에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먹을 수 있는 카페가 있고, 안쪽으로 일렬로 배치된 7개의 승차장이 있었다. 승차장 출입문 마다 8명이 안아 기다릴 수 있는 벤치가 있었다. 출입문이 투명 유리문으로 설치되어 있어 환승장 내부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들이 버스 도착 여부를 바로 볼 수 있었다. 또, 승차장 마다 해당 버스 번호와 운행시간표가 부착되어 있고, 실시간 버스 도착시간 알림판이 있어 처음 방문한 방문자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승하차장 높이와 버스 높이가 거의 차이가 없어 고령 노인, 보행보조기, 휠체어, 유모차를 끄는 부모들이 편리하게 승하차할 수 있었다. 필자는 승차장의 투명 유리문, 벤치, 버스운행시간표, 실시간 버스 도착 시간 안내판, 승하차장의 높이 등 갈라쉬즈 버스환승장 곳곳을 살펴보며 세심한 배려들이 모여 누구에게나 친철하고 편리한 버스환승장이 만들어졌구나하며 감탄을 했다. 

갈라쉴즈 버스 환승장

- 필자는 50대 초반 여성이며, 부산, 서울, 경기지역에 살다 진안으로 이사 와 12년째 살고 있다. 도시공학 박사이며, 농촌마을계획, 생태관광 및 농촌관광, 공동체 역량강화, 환경 관련 정책을 연구하며, 주민참여 마을만들기를 지원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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