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준 Oct 01. 2019

나이 들수록 친구가 중요한 이유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친구는 삶이다


내 성인기 삶의 상당 부분은 수십 년간 가깝게 지냈던 여성 친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우리는 함께 산책을 하고, 오래도록 전화 통화를 하고, 매일같이 서로의 안부를 확인했다. 그런 일상 없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었을지, 나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많은 여성이 초등학생 시절부터 가까운 친구를 만난다. 우리에겐 중·고등학교와 대학 동창들이 있고, 여가 시간을 함께 즐기는 친구들이 있다. 어떤 이들은 내성적인 성격 탓에, 혹은 자주 이사를 다니는 환경 탓에 친한 친구가 한두 명 밖에 없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친구의 숫자에 관계없이, 우리가 그들을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은 60~70대에 들어섰을 때다. 이 나이가 되면 아이들은 다 자라고, 직업적인 경력은 시들해진다. 하지만 운이 좋다면, 우리는 여전히 가까이 사는 좋은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친구는 우리가 세상을 균형 있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고,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어준다. 그들은 우리에게 필요한 우정과 이해, 위안을 넘치도록 제공한다.




우리는 언제나 가족을 돌보고 떠받치는 역할을 하지만, 친구는 오히려 우리를 돌봐준다. 이러한 관계가 주는 기쁨과 풍요로움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 나이가 되면 가까운 친구와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성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라고 할 수 있다.


나이에 관계없이, 우리는 함께 있을 때 즐겁고 서로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여성을 친구로 선택할 수 있다. 우리가 존경하는 가치를 지닌 여성들과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나는 언제나 ‘마음을 나누는 친구’와 ‘삶의 길목에서 마주친 친구(살면서 겪는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우연히 연결된 관계)’를 구분하려고 노력해왔다. 삶의 길목에서 마주친 친구에는 직장 동료, 자녀의 친구 엄마들 모임에서 만난 여성, 봉사활동 모임의 구성원 등이 포함된다. 물론 때로는 삶의 길목에서 만난 친구가 마음을 나누는 친구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소울메이트라면 단 하루의 인연만으로도 깊은 우정을 나눌 수 있다. 나는 묵언 수행에서 친구가 된 두 여성을 알고 있다. 그들은 수련이 끝난 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에게 다가가 연락처를 교환하고 밖에서 만날 약속을 잡았다. 지금은 세상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로 지내고 있다.



우정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모든 인간관계에는 관심과 시간, 에너지가 필요하다. 양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어떤 관계든 가치를 잃고 만다.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언제나 ‘우정 나눔’을 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서로의 말을 듣고, 경험을 공유하고, 웃고, 서로를 편안하게 해주고, 현재의 순간을 즐긴다. 상대방에 대한 애정과 고마움을 전하기도 한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친구가 조직검사를 받거나 수술을 받을 때마다 갓 구운 페이스트리를 들고 문병을 가는 루이즈나 모든 이메일 끝자락에 ‘날 사랑해줘서 고마워’라는 인사말을 덧붙이는 그레첸을 떠올렸다.


여성은 심각한 대화를 잘 이끌어나가는 능력을 갖고 있다. 우리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할 줄 안다. 서로의 정신건강에 위기가 닥쳤을 때는 누구보다 먼저 손을 내민다. 친구 앞에서는 우리의 고통과 결점, 미숙한 행동을 감출 필요가 없다. 우리는 인생이 꼬일지도 모른다는 걱정 없이 마음 편히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여성 친구들은 우리가 스스로를 정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그들과 음악, 책, 취미, 음식에 대한 취향을 공유한다. 서로에게 다양한 기술을 가르치며, 각자 큰 꿈을 갖도록 동기를 부여하기도 한다. 우리는 작은 선물과 칭찬, 유머를 통해 용기를 갖고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를 격려한다.


친구의 존재는 산책이나 커피 한 잔의 여유가 없는 인생보다 더 끔찍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시켜준다.



친구는 우리 안의 세계를,
그들 없이는 아마도 존재하지 않았을 세계를 보여준다.
오직 친구와의 만남만이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티라미수 더북)


*이 글은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에서 발췌했습니다.


도서 보러 가기

https://bit.ly/2lG3E6J

매거진의 이전글 선택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창조하거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