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01
중첩된 채색 빛의 고함이 번지는 도중
소나무 숲은 환청으로 갈급하다.
일관된 내숭과 시치미가 스며들어
소나무 담벼락으로 산골짜기
마음의 수습을 아끼는 물소리는
짙은 안개 숲의 넋을 매긴다.
목관의 음률로 일어나는 여명의 광채
숲을 이룬 신령스러운 낌새를 위해
현악의 선율로 상냥하게 두들긴다.
기지개를 켜고 솔잎 쏘곤댄다
대기를 가르며 지나가는 것들
보배롭게 승락하여 떨어뜨리지 않는다.
굵은 몸짓으로 소나무 너울너울
가라앉듯 잠들려 할 때쯤
넘겨다보는 죽비소리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어수선한 반김
금관으로 이어질 때까지 곰삭는다.
어둑해진 숲의 여백으로 노래는
새 몇 마리 쪼르르 달려 나와 뛰는 생동,
부엉이 소리 닮은 콘트라베이스.